이재명 대통령 내외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임 선서를 마치고 나와 잔디광장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큰 표 차로 당선된 가운데 중국 전문가들과 매체들은 이 대통령 집권으로 한중관계가 이전 정권에 비해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잔더빈 상하이 대외경제무역대학 한반도연구센터 주임은 4일 중국 매체 제일재경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의 대외 정책은 현재의 극단 일변도 상태에서 물러나 상대적으로 균형 잡힌 위치로 돌아올 것"이라며 "이는 중한 관계에 비교적 이로운 계기"라고 평가했다.

왕성 지린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도 중국신문망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과 경제 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고, 더불어민주당의 대북 정책을 이어 조선반도의 국면 완화와 비핵·평화를 추구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왕샤오링 중국사회과학원 아태·글로벌전략연구원 부연구원은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윤석열 정부가 고수한 가치외교와 다른 것은 이재명 대통령 등 진보파가 많은 일을 처리할 때 한국 국익에서 출발했다는 점"이라며 짚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은 한국이 중미 양극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미래 세계 질서인 다극화 추세를 준비하고, 다른 중등 강국(중견국)과 글로벌 역량의 한 극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다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 연구원은도 환구시보 기고문을 통해 "한국 새 정부 입장에서 복잡한 지정학 속에 한국에 유리한 지위를 만들고 경제 성장을 추동하기 위해선 중한 관계를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반드시 직시해야 할 긴박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국 관계의 안정·발전, 양국의 지역 협력 속 소통·협조는 양국의 역내 지위 제고와 일방주의 공동 대응에 특별한 의의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관영 매체들도 이 대통령 집권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관영통신 신화사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뉴탄친은 이날 "윤석열 정부 시기에 중한 관계는 최저점에 빠졌고, 이재명 대통령의 집권을 다소 낙관적으로 보자면 (한중 관계가) 나빠진다 해도 이전보다 더 나빠질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그(이 대통령)는 실용 외교 정책을 추진해 중국이든 일본·러시아·미국이든 모두 우호적 관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며 "중국은 한국에 중요 무역 파트너이자 조선반도(한반도) 안보에 영향을 주는 국가로,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중국 매체들은 가난한 소년공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이 대통령의 '자수성가 스토리'도 집중 조명했다. 뉴탄친은 이 대통령이 생애를 소개하며 "이재명은 작은 전설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관영방송 중국중앙(CC)TV는 이날 오전 뉴스에서 이 대통령의 인생 역정을 상세한 영상으로 전했고, 홍콩 봉황망도 "한국이 가난한 집안 출신 대통령을 맞이했다"며 장문 인물 소개 기사를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