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구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박종민 기자윤석열씨의 배우자 김건희씨를 겨냥한 특검팀이 구성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김씨가 지병으로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사실이 드러나자, 빠른 입원 수속을 거친 것이 김씨에 대한 특혜가 아니냐 등 이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다.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서 18일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난 이모(41)씨는 "3차 병원에서 우울증으로 입원이 된다는 것을 이번에 처음 알게 됐다"며 "VIP병동에 갔다고 가정하더라도 그런 건 되게 큰 수술을 위해 비워놓는 자리가 아닌가"라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어 "일반 환자들은 2차 병원에서 진료 의뢰서를 받는다고 하더라도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지금은 전공의들이 파업해서 두세달이 넘게 걸린다"며 "응급실도 (아산병원의 경우) 완전한 중증이 아니면 다시 나가라고 하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김씨의 빠른 입원 수속이 못마땅한 눈치였다.
희귀 질환을 겪고 있는 박모(32)씨는 "진료를 받으려면 오래 기다려야 하고 예약 날짜가 각각 달라서 6월에만 경기도에서 3번을 왕복하며 진료를 받고 있다"며 "(김씨의 입원은) 진짜 위험한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기회를 빼앗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씨가 지난 16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한 사실은 CBS노컷뉴스 보도로 드러난 바 있다. 김씨가 평소 앓던 지병이 심각해지면서 입원을 결정했다고 하는데, 공교롭게도 김씨의 입원 당일 서울중앙지검 명태균의혹 전담수사팀에서 김 여사에게 3차 출석요구서를 발송했다. 출석 요구를 받은 직후 입원 수속을 밟은 모양새다. 김씨가 검찰 수사와 특검의 수사를 회피할 목적으로 입원을 선택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는 대목이다.
X 캡처김씨의 입원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과 의심의 시선은 온라인상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김씨의 신속한 입원을 두고 특혜 의혹을 제기한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전날부터 "아산병원. 입원대기, 수술대기 오래 하고 계신 분들은 02-XXXX-XXXX로 전화하셔서 따지자", "고액기부자나 특정인들을 위한 입원실 배정, 응급치료 확보 편의 등은 의료법 위반"이라고 주장하는 글들이 올라왔다.
이외에도 "아산 포함 서울시내 3차 병원은 어디도 안받아줬다는데", "우리 아버지는 췌장암 진단 받고 입원· 수술·치료 시작까지 반년이라고 했는데", "아산병원은 기본 대기가 3개월이던데", "지금도 아산병원에 입원 못하고 대기하고 있는 사람들이 한 트럭" 등 부정적인 글들이 올라왔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외래 진료를 받고 정상적인 입원절차를 거쳤다"며 "입원 대기 기간은 진료과와 병실 상황에 따라 다르며 진료 과정에 특별한 혜택은 없었다"고 밝혔다. 실제 병원에 접수된 항의 전화는 아직 없었다고 한다.
한편 김씨의 각종 의혹을 수사할 이른바 '김건희 특검'에 특검보 4명이 지명되는 등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보로 지명된 4명은 부장판사 출신인 문홍주 변호사(사법연수원 31기)와 검찰 출신인 김형근(29기)·박상진(29기)·오정희(30기) 변호사다. 특검보 4인은 "정치적 고려나 외부 압력에 흔들림 없이, 법률가로서의 소명과 직무의 독립을 지켜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