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찾았나 안 찾았나…'김건희 녹취' 스모킹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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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킹건으로 떠오른 김건희-미래에셋 직원 통화 녹취
초기 수사팀, 4년 전 증권사 압수수색했지만 확보 못해
HTS 거래 때 이뤄진 통화…수사 관련성 없을 거라 판단
金, 통화서 "수익 40% 분배" 언급…특검도 들여다볼 듯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재수사 과정에서 발견된 김건희씨 통화녹취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4년여간 검찰 수사에선 김씨 혐의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확보되지 않은 것이다. 재수사팀은 이 녹취에서 김씨가 주가조작 일당과 교감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을 발견했는데, 불기소 결론을 뒤집을 만한 '스모킹건'이 될지 주목된다.
 

선별·집중적 압수수색 결과? 수상한 누락?

1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2021년 김씨가 거래한 증권사 6곳(신한·DB·대신·미래에셋·DS·한화투자)을 압수수색했다. 당시 압수수색 영장에는 주가조작 일당이 범행을 벌인 2009년~2012년 사이 이뤄진 거래 내역이 확보 대상으로 적시됐다.
 
영장에는 김씨와 증권사 직원 간 통화녹취도 확보 대상으로 포함됐다. 김씨는 주식을 사고팔 때 증권사 직원에게 전화로 주문을 넣곤 했는데, 검찰은 당시 통화녹취를 들어보면 김씨의 주가조작 관여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검찰은 증권사 서버에 저장된 통화녹취 중 이상 거래가 있었던 시기에 생성된 파일을 선별해 확보했다. 전화 주문이 이뤄진 DS증권, 신한금융투자, 대신증권, DB증권의 통화녹취가 압수 대상이 됐다.
   
김씨의 미래에셋 계좌에서도 2010년 11월 3일부터 12월 13일까지 35회에 걸친 통정매매가 있었다. 그러나 미래에셋증권의 통화녹취는 영장 집행 과정에서 제외됐다. 이들 거래가 모두 전화 주문이 아닌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이뤄져 초기 검찰 수사팀은 수사에 필요한 통화녹취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4월 재수사에 나선 서울고검은 미래에셋증권을 다시 압수수색 해 앞선 수사에서 누락됐던 증권사 직원과 김씨의 3년치 통화녹취를 들여다봤다. 녹취에는 김씨가 주가조작 일당이 작성한 자료를 언급하고, 이들과의 수익 배분을 언급한 대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기존 수사팀이 의도적으로 통화녹취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며 "주가조작 수사에 필요한 부분만 선별해 집중적으로 압수수색한 것이고 이것이 통상적인 수사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김 여사가 대개 전화 주문을 이용했고, 미래에셋증권에도 평소 거래해온 직원이 있었던 만큼 검찰이 해당 통화녹취도 확인했어야 자연스럽다는 지적도 있다.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이상 거래는 계속됐기 때문에 HTS 거래 시기 통화녹취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기존 녹취론 혐의 입증 못해…새 증거, 스모킹건 될까

연합뉴스연합뉴스
관건은 새롭게 확보된 통화녹취가 김씨의 주가조작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가 될 수 있을지 여부다. 앞서 검찰은 김씨가 전화주문으로 이용한 증권사들에서 확보한 통화녹취를 분석하며 김씨가 주가조작에 관여했는지, 직접 가담하진 않았더라도 범행을 간접적으로 인식했는지 등을 조사했지만 의혹을 뒷받침할 정황은 찾지 못했다. 이에 지난해 10월 김씨를 불기소 처분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에서 확보한 통화녹취에는 김씨가 '계좌 관리 쪽에서 수익의 40%를 달라고 한다'는 취지로 말한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고검은 통상적인 투자 일임보다 과도한 수익 배분이라는 점에서 김씨가 주가조작을 인식하고 있던 정황은 아닌지 의심 중이다.
 
수익 배분 이상의 구체적인 정황이 나와야 불기소 결론을 뒤집을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김씨가 주가조작 일당에게 계좌를 맡기는 대신 손실보전을 약속받은 정황이 담긴 녹취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주가조작은 손실 위험이 커 이른바 '전주'로 가담하는 이들은 대부분 손실보전을 약속받는다.
 
서울고검은 특검 출범 전 의혹 규명을 위해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김씨가 계속해서 출석 요청에 불응할 경우 특검이 바통을 넘겨받아 의혹을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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