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 2차 협상 종료. 연합뉴스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일(현지시간) 2차 평화회담을 열었지만, 포로 교환을 제외한 주요 쟁점에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핵심 사안인 휴전 논의는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사실상 결렬됐다.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튀르키예 이스탄불 츠라안궁전에서 열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2차 평화 회담은 약 1시간 만에 끝났다. 양측은 회담 종료 후 기자회견을 통해, 중상자와 중증질환 전쟁포로 전원의 맞교환과 25세 미만 병사 교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측 대표인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크렘린궁 보좌관은 포로 교환 규모가 총 1천명 또는 그 이상일 수 있다며 1차 협상에서 성사된 포로 1천명 맞교환보다 더 큰 규모라고 전했다. 스템 엔베로비치 우메로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시신 6천구씩을 각각 교환하기로 한 합의 내용도 발표했다.
이날 협상에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에 의해 납치된 우크라이나 어린이 339명의 명단을 러시아 측에 전달하고 송환을 요청했다. 그러나 러시아는 이 중 10명만 돌려보내는 데 동의했다.
메딘스키 보좌관은 "부모와 연락이 끊긴 미성년자 사례가 있다면 개별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하면서도 아동 납치 의혹은 부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측이 제시하는 실종 아동 수는 계속 바뀌고 있다"며 "이들은 러시아가 아닌 유럽, 노르웨이 등 다른 곳에 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 휴전 관련 논의는 진전을 보지 못했다. 러시아는 자국의 휴전 조건을 담은 각서를 협상 직전에야 우크라이나 측에 전달했다. 우메로프 장관은 "러시아의 종전 조건이 담긴 문서를 검토하고 입장을 정리하는 데 일주일이 걸릴 것"이라며 이달 20일부터 30일 사이에 후속 회담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은 이날 러시아가 제시한 조건의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러시아는 각서에서 2014년 병합한 크림반도와 현재 점령 중인 루한스크,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우크라이나 동남부 4개 지역에 대한 국제적 소유권 인정을 요구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군대 철수와 외국의 군사·정보 지원 중단도 종전 조건에 포함됐다.
이밖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계엄령 해제 및 선거 실시 △중립국 지위 선언 △나토 가입 포기 및 군대 규모 제한 △러시아어의 공식 언어 지위 인정 등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가 사실상 우크라이나의 영토 포기와 안보 포기를 전제로 한 가혹한 조건을 제시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