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대구시장 SNS 캡처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설득하기 위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보낸 '하와이 특사단'이 도착한 날, 홍 전 시장의 SNS 프로필 사진이 두 차례 바뀐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홍 전 시장은 19일 낮 12시쯤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란색 넥타이를 맨 사진으로 SNS 프로필을 교체했다. 공교롭게도 홍 전 시장을 만나기 위해 나선 특사단이 하와이 빅아일랜드에 도착한 날과 맞물리면서, 이같은 의도를 두고 궁금증이 증폭했다.
홍 전 시장이 평소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빨간색 계열 넥타이를 고수해왔던 터라, 일부 지지자들은 "민주당 지지 선언이냐", "민주당에서 통합정부, 국민 통합에 방점을 찍은 것이냐" 등 반응을 보였다. 다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홍준표, 청준표 됐다"며 이 소식을 공유했다.
특히 민주당이 대선을 앞두고 연일 보수 인사를 영입하며 외연 확장에 나선 만큼, 홍 전 시장도 민주당 지지를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단순히 넥타이 색깔로 홍 전 시장의 향후 행보를 예측하긴 어렵다. 홍 전 시장은 지난 2021년 제20대 대선 경선 과정에서도 여러 차례 파란색 넥타이를 맨 바 있다.
이를 두고 다른 지지자들은 "파란색은 예전 한나라당 색깔이었다",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겠다는 메시지이지, 민주당 지지 메시지가 아니다" 등 주장을 냈다.
이런 여론을 의식한 듯, 홍 전 시장은 약 4시간 뒤 빨간색 넥타이를 맨 사진으로 SNS 프로필을 변경했다. 이에 대한 별도의 메시지는 없었다.
지지자들은 "영향력은 여전히 대단하다", "넥타이 색깔 하나로 주목받을 수 있다", "넥타이도 마음대로 못 고르나" 등 반응을 보였다.
제21대 대통령후보자 국민의힘 3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하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홍준표 후보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2025.04.29. 윤창원 기자앞서 홍 전 시장은 대선 경선 탈락 후 정계 은퇴와 탈당을 선언하고 현재 미국 하와이에 체류 중이다. 당내 경선에 대해 '사기 경선'이라며 불만을 표출한 그는 연일 SNS를 통해 국민의힘을 비판하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들이 국민의 짐이 된 줄도 모르고 노년층들만 상대로 국민의힘이라고 떠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그간 사이비 보수들이 모여서 온갖 미사여구로 정통 보수주의를 참칭하고 국민들의 눈을 가린 그런 세월이었다"면서 "지금은 당의 정강·정책마저도 좌파정책으로 둔갑시켜 놓았다"며 당의 이념적 방향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홍 전 시장의 선거대책위원회 합류를 설득하기 위해 지난 18일 유상범 단일화추진본부장, 김대식 대외협력본부장, 조광한 대외협력부본부장, 이성배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 등으로 구성된 특사단을 파견했다.
국민의힘의 특사 파견에 대해 홍 전 시장은 "오지 말라고 했다. (김)문수 형은 안타깝지만, 그 당은 이미 탈당했다"며 거듭 선대위 합류를 거부했다.
한편 19일 홍 전 시장은 특사단을 만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김대식 본부장은 오는 20일 홍 전 시장과의 회담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