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국회 취임 행사 생방송 화면 캡처경찰이 5일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근접 경호 활동을 종료한 가운데, 해당 업무를 인계받은 대통령경호처(경호처)를 향한 불신이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대선 기간부터 운영됐던 이 대통령 경찰 전담 경호대가 4일 밤 철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선거 운동 기간 대선 후보의 경호를 맡지만, 통상 대선 이후에는 경호팀을 해체하고 경호처로 경호 업무를 인계한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경호처의 인사검증이 완료될 때까지 경찰 경호대에 경호를 유지해달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대통령의 근접 경호를 맡은 것은 처음이었다.
이는 기존 경호처 수뇌부에 대한 이 대통령의 불신이 깔린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전현직 경호처 관계자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오른 만큼, 이들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경호처에 대한 불신을 직접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지난 2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지금 경호처에서 경호 요원을 공채하고 있다. 거기에 들어가서 (이재명 대통령을) 독살하자 그런 계획을 어디다 공지했더라"며 "공채한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공채하면 가까이서 죽일 수 있다. 왜들 이러냐고요. 대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통령이 이 같은 살해 위협을 받은 건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해 1월 더불어민주당 대표 재직 당시에는 부산 가덕도 신공항 현장을 방문했다가 흉기 습격으로 목 부위 정맥이 손상되는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이에 최근까지 안전을 위해 방검복을 입고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선서를 하기 위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앞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은 지난 1월 3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려 했으나, 경호처는 군 병력과 함께 이를 저지했다. 이에 경호처는 정치적 중립성·법치주의 등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이후 공수처는 1월 15일 2차 체포영장 집행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경호처 일부 직원들이 지시에 불응한 덕에 윤 전 대통령 체포에 성공했다. 하지만 경호처는 이때 지시에 불응한 간부를 해임하는 등 내부 징계를 단행해 '보복성 인사' 논란에 휘말렸다.
특히 경호처는 당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함께 막아달라"는 협조요청을 거절한 경찰 소속 22경호대를 이후 경호작전에서 배제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그리고 이 대통령 취임식 경호에서도 22경호대를 배제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역대 대통령 취임식 경호에서 22경호대가 배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경호 2선으로 물러났던 경호처는 지난 4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열린 이 대통령 취임 선서 행사에서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당시 경호처 소속 경호원이 행사장으로 진입하려고 하자 경찰 경호원이 몸으로 막아서면서 언쟁을 벌인 장면이 포착됐다.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경호처는 22경호대를 다음날 다시 대통령 경호 업무에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이날 경찰 전담 경호대가 철수하고 경호처가 경호 1선으로 복귀해 향후 이 대통령에 대한 최근접 경호 등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