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 투표가 종료된 3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다목적배드민턴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선거사무원들이 개표작업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3년 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윤석열 후보를 지지했던 충청이 이번 대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선 이재명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던졌다.
직전 대선과 완전히 다른 표심으로 지지 진영과 후보를 아예 바꿔버리며 '충청이 선택하면 대통령이 된다'는 공식을 그대로 증명했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전 2시 20분 기준 전국적으로 93%의 개표율을 보이는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대전, 세종, 충남에서 모두 승리하며 당선이 확실해졌다.
96%의 개표율을 보이는 대전을 살펴보면 이재명 대통령이 48% 이상의 득표율로 41%를 기록한 김문수 후보를 앞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전 5개 자치구에서 모두 김문수 후보를 압도했다. 보수 성향이 강한 중구와 동구는 물론 진보 성향이 짙은 유성구와 서구에서도 모두 이겼다.
직전 대선 당시 충청에서 유일하게 당시 윤석열 후보를 꺾었던 세종에서도 김문수 후보를 거뜬히 제쳤다.
세종에서만 20%p 가까이 차이를 벌렸다. 개표가 모두 끝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은 14만 620표를, 김문수 후보는 8만 3965표를 얻었다.
제21대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김혜경 여사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국민 개표방송 행사에서 꽃다발을 받은 뒤 인사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충남에서도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세가 두드러졌다.
보수 성향이 강한 홍성과 예산 등 15개 시군 가운데 절반 이상에서 김문수 후보에게 밀렸지만, 인구가 많은 천안과 아산에서 승리하며 결과적으로 더 많은 표를 얻어냈다.
2022년 지난 대선에서 당시 충청 표심은 국민의힘과 윤석열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윤석열 후보가 세종을 제외하고 대전과 충남, 충북에서 승리하며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제치고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불과 3년 사이 충청의 표심은 이재명 대통령으로 향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저지른 계엄과 이에 따른 탄핵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과 당시 윤석열 후보를 찍었던 지지층 일부가 마음을 바꿨다는 뜻이다.
다른 지역과 달리 색깔을 아예 바꿔버린 충청의 경우 변심한 유권자가 더 많았다는 분석이 가능해진다. 김문수 후보와 한덕수 전 총리와의 단일화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겪은 내홍도 한몫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약속한 충청권 주요 공약이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도 일정 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결국 수도권·영남·호남 등과 달리 진영 색채가 옅고 정권 교체기마다 지지세가 유동적으로 움직이며 선거 결과를 가를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충청만의 특성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당선증 교부로 오전 6시 21분 이후부터 기사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이재명 '대통령'으로 호칭을 변경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