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문 활짝 열어준 트럼프…한국 '철강 한파' 더 매서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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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일본제철 US스틸 인수 사실상 허용…"'황금주'로 통제"
50%관세 더해 엎친 데 덮친 격…韓철강, 당분간 고전 불가피

연합뉴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 제품에 최대 50%의 관세 부과를 결정한데 이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까지 사실상 허용하면서 국내 철강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에 제철소를 건설하는 등 현지 생산 능력 확보에 나섰지만, 가동까지는 시간이 걸릴 예정이어서 당분간은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일본제철, 110억 달러 투자…트럼프, US스틸 인수 사실상 승인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일본제철의 US스틸 투자를 허용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일본제철이 미국 정부에 국가 안보 이익이 침해된다고 판단될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율인 '황금주'(golden share)를 부여하는 내용 등을 준수한다는 조건에서 허용됐다.

일본제철. 연합뉴스일본제철. 연합뉴스
앞서 일본제철은 2023년 12월 US스틸을 15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으나 철강 노조 등이 반발하면서 전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서 불허 명령을 내렸다.

이후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앞선 불허 결정을 재검토하라고 명령했고, 미국 정부가 제시한 '국가 안보 합의' 내용을 준수하는 조건으로 일본제철이 US스틸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내부선 트럼프 정부와 협상 과정에서 일본제철이 약속한 투자 금액이 급증한 것이 향후 일본제철의 재무에 부담이 될 수 있고, 미국 정부가 가질 황금주가 이후 US스틸 경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일본제철은 인구가 줄고 있는 자국 시장을 중심으론 살아남을 수 없다는 판단하에 US스틸 인수를 강행했다는 분석이 나오는데, 일본제철은 이후 미국 고부가가치 시장 선점에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韓철강, 美투자 확대하고 있지만 당분간 기울어진 운동장

'50% 관세'에 이어 일본제철의 경쟁력 강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한 한국 철강 업계엔 비상이 걸렸다.

미국은 철강 수입(2622만t)은 수출(802만t)의 3배가 넘는 철강 순수입 국가로, 업계에서 세계 최대 철강 시장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S&P글로벌에 따르면 2030년까지 철강 수요가 1억3000만t(톤)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 속 일본제철이 미국 현지 생산 거점을 확보하면서 미국 시장 내 가격경쟁력을 강화하게 되면서, 미국 내 고급 철강재 시장에서 일본이 국내 철강 업계보다 우위를 점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제철 포항공장. 연합뉴스현대제철 포항공장. 연합뉴스
미국은 한국 철강의 최대 수출국으로,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전체 철강 수출의 13.06%가 미국으로 향했는데, 고율 관세 조치에 더한 경쟁사인 일본제철의 경쟁력까지 강화되면서 국내 철강업계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다.

국내 철강업계는 미국 생산 시설 구축에 나섰지만, 당장 현지 생산을 확대하기엔 한계가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공동으로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총 8조5000억원을 투자해 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지만, 상업 생산 목표는 2029년이다. 현지 생산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남은 것이다.

업계에선 새 정부의 적극적인 한미 협상을 통한 관세율 경감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앞서 영국 정부가 미국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영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해선 25% 관세만 적용하기로 한 사례가 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3일 이재명 대통령과 5대 그룹 총수 및 경제 6단체장과 간담회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최근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은 대기업 뿐만 아니라 중소기업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세 정부가 협상을 잘 해달라는 목소리가 가장 많았다"며 "이 대통령이 업계의 이야기를 청취하고 '준비를 잘 해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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