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후보가 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제70주년 현충일인 6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았다. 6·3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에도 공개 행보를 이어가면서, 김 전 후보가 은연중 '차기 당권'을 의식하고 움직이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전 후보는 이날 오전 김 비대위원장, 대선 캠프 참모들과 국립현충원 현충탑을 참배한 뒤 방명록에 "호국영령이시여 대한민국을 지키소서. 2025 현충일 김 문 수"라고 적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의 위대한 오늘을 위해 희생하신 모든 호국 영령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이분들의 희생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이 더 위대하게 발전하고, 우리 국민의 평화와 안전이 지켜지고 더욱 행복한 우리 국민들이 되도록 호국 영령들께서 굽어 살펴 주시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 전 후보 측은 이날 현충원 참배 일정을 언론에 알렸다. 당 내 경선 때부터 김 전 후보의 일정과 공식 입장을 전달해 온 캠프 측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공보방은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대선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황진환 기자이처럼 김 전 후보가 대선이 끝나고 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과 캠프 해단식 등에 참석한 데 이어 공개 행보를 지속하자, 당 내 일각에서는 김 전 후보가 차기 전당대회를 노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제기된다.
김 비대위원장이 임기를 채운다고 가정하면 '김용태 비대위' 체제는 이달 30일을 마지막으로 끝난다. 당에서는 이미 김 위원장 외 비대위원 전원이 사의를 표한 만큼 아예 새로운 비대위를 꾸리거나 조기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김 전 후보는
전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저는 당 대표에 아무 욕심이 없다. 대통령이 되면 차도 나오고, 경호원도 나오지만 당 대표는 월급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고생만 하는 자리"라며 "'누구든 할 사람이 제대로 해라'(란 생각)"라고 언급했다.
또 친윤(친윤석열)계와 친한(친한동훈)계 등 차기 당권을 둔 계파갈등이 본격화하려는 조짐을 보이는 상황에 대해서도 "지금은 자리 다툼을 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자꾸 당 대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우리도 똑같은 쓰레기더미에 들어가(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로서는 당권 도전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이다.
김 전 후보 캠프 비서실장이었던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해단식 당시 김 전 후보를 향해 전당대회 출마를 요구하는 지지자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나, 김 전 후보와 이와 관련 직접적으로 대화해 본 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김 전 후보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기류도 읽힌다. 김 전 후보가 앞선 전당대회 승리 후, 거듭 공언했던 '한덕수 단일화'를 번복한 선례를 꼬집은 것이다.
친한계인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저는 김 (전) 후보의 인격을 믿는다"면서도 "단일화 과정에 대해 본인이 한 말을 사실상 뒤집은 거잖나. 20번 넘게 말씀하신 것을 뒤집은 거기 때문에 지금 안 나오시겠다고 하는 말씀도 완전히 닫힌 결말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