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김문수 후보 유세 현장에 깜짝 등장했다. 김 후보와 손을 잡았지만, '친윤 타도'를 외치면서는 야유 세례도 받았다.

김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시 도봉구 유세에서 한 전 대표의 손을 잡아끌며 무대로 이끌었다. 한 전 대표의 등장에 지지자들이 "김문수 대통령"을 연호하자 김 후보는 "(한 전 대표가) 저보다 인기가 좋다"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김 후보의 소개로 한 전 대표가 등장하자 연단 아래 지지자들은 "듣기 싫다, 미쳤다"를 외치며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지지자들의 표정도 순식간에 굳어졌다.

한 전 대표는 싸늘해진 분위기에도 아랑곳 않고 "이재명을 막아보자. 그 마음으로 나왔다"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사악해서 위험한 게 아니라 무능해서 위험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재명의 경제정책이 무엇인가. 노쇼 주도성장, 노주성이다. 호텔 간다고 사기 치면 경제가 돌아간다는 것이 어떻게 경제 정책일 수가 있느냐"며 "커피 원가가 120원이라며 카페 사장을 폭리 취하는 무뢰배로 모함하는데, 이재명 말대로라면 이재용 회장도 커피집을 차린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민주당의 방탄 입법도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이재명은 김어준 대법관 만들겠다는 법을 얘기했다 오늘 철회했다"며 "여러분께서 제대로 비판·감시하니까 무서워서 도망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이 후보를 맹비판하는 동안에도 지지자들은 연신 "배신자"를 외치거나 "그만 해라, 너나 잘해라"고 하는 등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한 전 대표가 친윤(석열)계를 비판하자 지지자들은 "내려오라"고 고함을 치며 야유의 수위를 높였다.
 
그럼에도 한 전 대표는 "이번 선거는 중도층이 결국 승패를 좌우할 것이다. 그 분들이 바로 여기 이 김 후보를 찍게 만들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 우리가 계엄 옹호론, 부정선거 음모론과 확실하게 선 긋고 친윤 구태 정치를 확실하게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이 합동 유세에 나선 것은 지난 12일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처음이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0일 부산을 시작으로 김 후보와는 따로 지원 유세를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