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강조하고 박근혜 만난 김문수…'보수결집' 총력전[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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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 표심 다지기 토대로 '골든크로스' 노려

박근혜, 金 향해 "하나로 뭉쳐 꼭 이겨달라"
'朴예방' 통해 텃밭 지지율 빠르게 회복 포석
金 "한국이 잘 살게 된 것 모두 박정희 공로"
'단일화 파동'으로 분열됐던 보수 결집 효과도
같은 날 '친한계' 조경태 영입해 세확장도 꾀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4일 경북 안동시 웅부공원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4일 경북 안동시 웅부공원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대선을 불과 열흘 앞둔 24일,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났다. 앞서 '텃밭'인 경북에서 도포 차림에 갓까지 쓰고 집중유세를 펼친 데 이어 박 전 대통령까지 예방하면서 보수 지지세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김 후보를 만난 자리에서 "당이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지만 지난 일에 연연하지 말고 하나로 뭉쳐서 선거에 반드시 이겨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그동안의 일들은 후보가 다 안고, 하나가 되게 하는 것이 중요한 일"이라며 "개인적으로 섭섭한 일이 있더라도 다 내려놓고 정말 나라를 위해서 꼭 승리해주길 바란다"고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국민의힘은 이 같은 박 전 대통령의 메시지가 '집토끼'를 끌어 모으는 데 주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의 지지율 상승세가 '골든크로스'까지 이어지려면 우선 '안방'이자 당의 기반격인 TK(대구·경북)을 비롯한 영남지역에서의 전폭적 지지가 필수인 탓이다.
 
최근 김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 뒤처져 있지만, 격차는 점차 좁혀지고 있는 추세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9~21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3.1%p) 결과에 따르면, 김 후보는 이 후보(46%)보다 낮은 32%의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격차는 1주 전에 비해 8%p나 줄어들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김 후보 쪽으로 다시 돌아서고 있는 영남의 민심 동향이다. 직전 NBS 조사 당시 PK(부산·울산·경남)에서 이 후보에 1위를 내줬던 김 후보는, 이번 조사에선 PK에서 43%의 지지를 얻으면서 오차범위 밖으로 이 후보(36%)를 따돌렸다.
 
지난 22~23일 성인 유권자 1009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리얼미터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도 비슷한 양상이다. 1주 새 김 후보와 이 후보 사이 지지율 격차가 9.5%p에서 9%p로 감소한 가운데, 김 후보는 TK에서 49.1%로 지지도 1위를 지켰다.
 
이에 대해 당 안팎에서는 전당대회 직후 당 지도부가 주도한 '한덕수 단일화'로 인해 분열됐던 보수 진영이 단일대오 모드로 빠르게 전환 중인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4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4일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에서 박 전 대통령을 만나고 있다. 국민의힘 제공
선거 후반전에 돌입한 김 후보가 이날 경북 구미 소재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한 뒤 연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만난 데엔, 이 변화에 가속도를 붙임으로써 텃밭 지지율을 빠르게 회복하고 압도적인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가 이날 '박정희 정신'을 거듭 소환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의 연장선이다. 그는 구미 유세에서 "대한민국이 오늘날 이렇게 잘 살게 된 모든 것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로"라고 하거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명예는 반드시 회복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며 지지자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영주와 안동, 상주, 김천 등 경북에서만 7개 지역을 순회한 김 후보는 매 유세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슬로건인 '하면 된다'와 이승만 전 대통령의 '뭉치자, 이기자'를 선창하며 연설을 맺기도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명록에는 "박정희 대통령, 세계 최고의 산업혁명가"라고 적었다. 보수의 상징적인 전직 대통령들을 계속해서 소환하며 향수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국민의힘은 이같은 TK·PK의 표밭 갈이가 수도권 등 '캐스팅보터'로 불리는 타 지역에서의 김 후보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영남에서의 지지율을 확고하게 끌어올린다면, 김 후보의 승리 가능성에 의구심을 던졌던 타 지역 보수지지층이 다시 눈길을 김 후보로 돌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박 전 대통령 예방은 '후보 강제교체' 국면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홍준표 전 대구시장 등 경선 주자들이 당을 향해 "친윤 쿠데타", "국민의짐" 등의 쓴소리를 던지며 사분오열했던 당심(黨心)을 다시 '원팀'으로 꾸리겠다는 포석의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이 "지난 일에 연연하지 말고 하나로 뭉치라", "개인적으로 섭섭한 일이 있더라도 다 내려놓으라"고 당부한 대상은 김 후보 뿐 아니라 다른 당내 주요 인사들에게도 해당되기 때문이다.
 
김 후보 캠프인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박 전 대통령 회동일인 이날, 친한(親한동훈)계인 6선의 조경태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경선 당시 한 전 대표 캠프의 총괄선대위원장이었던 조 의원은 대표적 찬탄(탄핵 찬성)파로, 계엄 등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피력해 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제명'까지 주장했던 인물인 만큼 그의 합류는 원팀화의 과정으로 읽힌다 .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주문해 온 친한계의 지원사격은, 박 전 대통령 예방과 더불어 보수 결집과 중도보수 성향 지지층을 겨냥한 극우 이미지 탈피를 동시에 꾀하는 '쌍끌이' 효과를 낳을 것으로 김 후보 측은 기대하고 있다.

조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처음 제안이 왔을 땐 고사했지만, 민주당의 '삼권 장악' 시도를 보며 (선대위 참여를) 결심했다. 당 쇄신을 위해 계속 목소리를 내야 하지만 지금은 한마음으로 대선 승리를 이루는 게 지상과제"라고 밝혔다. 또 자신의 합류를 계기로 "중도와 합리적 온건 보수의 확장성이 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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