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때와 다른 일본 반응…日 "이재명은 '반일 몬스터'"[오목조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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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순간 뜨거운 소식을, 오목교 기자들이 오목조목 짚어 봅니다.

12·3 불법 계엄을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며 치러진 6·3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역대 최다 득표로 당선된 가운데, 일본에서는 벌써 한일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 일부 매체들은 이재명 대통령을 '반일 몬스터'라 지칭하기도 했습니다.

일본 극우 성향 주간지 '주간현대'(2025년 6월 9일자) 캡처일본 극우 성향 주간지 '주간현대'(2025년 6월 9일자) 캡처
12·3 불법 계엄을 일으킨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며 치러진 6·3 조기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역대 최다 득표로 당선된 가운데, 일본에서는 벌써부터 한일 관계 악화를 우려하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한일 관계에 대해 '실용적인 관점'을 강조했지만, 일본에서는 의구심을 거두지 않는 분위기다.

 

"'반일 몬스터' 새 대통령 이재명"

 
일본 극우 성향 주간지 주간현대(2025년 6월 9일자)는 "'반일 몬스터' 새 대통령 이재명의 이력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대통령에 관해 소개했다.
 
주간현대는 "일본은 지난 1월 태평양 건너 트럼프 대통령의 재당선으로부터 반년도 지나지 않아 이번엔 일본해 건너 '한국의 트럼프'의 출현을 보게 됐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전후 미국에서 특이한 대통령인 것처럼 '한국의 트럼프'도 상당히 이색적인 인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반일 몬스터'라는 표현은 다른 매체에서도 한 차례 등장한 바 있다. 일본 경제주간지인 재팬비즈니스프레스(JBpress)는 지난 4월 22일 '동아시아 심층 취재 노트' 코너를 통해 "이대로라면 차기 한국 대통령은 '반일 몬스터' 이재명"이라며 "의회의 과반수를 장악하는 만큼 트럼프 (미국 대통령)처럼 하고 싶은 마음대로"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경제주간지인 재팬비즈니스프레스(JBpress)는 지난 4월 22일 '동아시아 심층 취재 노트' 코너 화면 캡처일본 경제주간지인 재팬비즈니스프레스(JBpress)는 지난 4월 22일 '동아시아 심층 취재 노트' 코너 화면 캡처
일본에서는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섰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으로 파면된 후 차기 정권에 따라 한일 관계 변화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일본 공영 NHK방송은 지난 5월 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결과를 전하며 "윤 대통령은 전후 최악이었던 한일 관계 개선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며 "가장 큰 현안 중 하나인 일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해결책을 제시했다"라고 보도했다.
 
또 '요미우리신문'은 "일제 강제징용 배상 문제를 정리해 한일 관계를 극적으로 개선한 윤 대통령이 퇴진하면서 관계에 영향이 미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 역시 "윤 대통령이 한일 관계를 극적으로 개선한 만큼 일본 정계에서는 여야를 넘어 그의 임기가 계속되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많았다"며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독주하고 있다. 만약 정권이 교체된다면 문재인 정권 시절처럼 반일 노선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이 당선되자 지난 4일 일본 교도통신은 "이재명 후보는 일본과 협력에 적극적이지만 그의 지지 기반 세력은 일본에 비판적"이라며 "향후 한일 관계의 미래는 불투명하다"라고 보도했다.
 
현지 누리꾼들은 해당 교도통신 기사에 댓글로 "또 '노 재팬'(No Japan)인가?", "일본과 한국은 다시 사이가 좋지 않을 거다", "이재명의 당선으로 반일의 신호탄이 올랐다", "솔직히 실망스러운 결과다. 당선된 이재명은 일본에 대해 강경한 발언도 많았고, 위안부(피해자)나 징용공 등 역사 인식을 들고나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한다", "윤 전 대통령 때 쌓은 한일 관계를 다시 마이너스가 될지도 모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 연합뉴스윤석열 전 대통령과 일본 기시다 후미오 총리. 연합뉴스 

윤석열 당선 때는 "한일 관계 개선" 기대


이같은 일본의 반응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당선 당시와는 사뭇 다르다. 윤 전 대통령이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되자 일본 주요 언론들은 한일 관계 개선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문재인 정권에서 냉랭해진 일본과의 관계를 정상궤도로 되돌려 아시아 지역을 안정으로 이끄는 (윤 당선인의) 지도력을 기대한다"며 "(윤 당선인이) '과거보다는 미래에 어떻게 하는 것이 양국과 양국 국민에게 이익이 되는지 그걸 잘 찾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을 실천으로 옮겨달라"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이 대법원의 강제노역 피해배상 판결로 압류된 일본 기업 자산을 팔아 현금화하는 사태를 우선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도통신은 '한일현안 일괄타결 윤석열,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도'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한일 관계 개선 가능성이 커졌다고 기대하는 견해가 있다"고 전했다.
 
현지 누리꾼들도 당시 윤 전 대통령의 당선 소식을 접한 후 SNS 등을 통해 "일본에게는 조금 낫지",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어 한일 관계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고맙습니다. 중국쪽으로 되돌아가면 곤란합니다. 한일 관계 개선을 바랍니다", "한일 단교를 못할 거 같은 게 유감", "문재인을 몰아낸 남자. 축하한다" 등의 글을 남겼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 기념 오찬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재명 대통령 "한일관계도 실용적 관점 필요"


일본에서는 정권 교체로 인해 한일관계가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란 우려를 거듭 전하고 있지만, 이 대통령은 한일 관계에 대해 "한일관계도 실용적 관점 필요하다"며 '실용적인 관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향후 한일 외교 정책에 대한 질문에 "실용적인 관점에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건 하고 서로에게 피해가 되는 것은 피하고, 이해관계를 조정해 가며 적정한 선에서 서로 타협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협력할 건 협력하고 정리할 건 정리하고, 가능한 현안을 뒤섞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실용적인 관점에서 서로 도움이 되는 건 하고, 피해가 되는 건 피하고, 한쪽은 도움이 되고 한쪽은 덜 도움이 되는 관계면 이해관계를 조정해 가며 적정한 선에서 서로 타협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998년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을 거론하기도 했다. 해당 선언은 1998년 10월8일 일본 도쿄에서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가 발표한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이다. 5개 분야 협력 원칙을 포함한 11개 항으로 이뤄져 있으며, 2항엔 오부치 총리의 '식민 통치에 대한 통절한 반성과 사죄'가 명기됐다.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를 지향해 나가겠다는 의미를 담은 해당 선언을 윤 전 대통령 역시 언급한 바 있지만 제대로 계승하진 못했다. 이 대통령은 이 선언을 다시금 언급하며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수상 간 한일관계에 관한 아주 바람직한 합의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가급적 그런 국가 간 합의도 지켜지면 좋겠다"며 "국가 간 관계도 개인적 관계와 다를 바 없이 진지하게 본심으로 인정할 건 인정하고, 사과할 건 사과하고, 협력할 건 협력하고, 경쟁할 건 경쟁하는 합리적 관계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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