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여준·박찬대 상임 총괄선대위원장을 비롯한 공동선대위원장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 발표가 나오자 기뻐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이재명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인 경기 성남시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를 크게 따돌리며 21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비록 보수 강세지역인 분당구에서는 김 후보에게 패배했지만, 지난 20대 대선과 비교하면 격차는 줄어들어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성남시에서 31만9769표를 받아 김 후보(25만6824표)를 크게 앞질렀다.
세부 지역별로 보면 수정구에서는 이 대통령 8만9700표(54.38%)·김 후보 5만9467표(36.05%), 중원구 이 후보 8만3821표(57.53%)·김 후보 4만9360표(33.88%)를 기록하며 20%p 안팎의 차이로 대승을 거뒀다.
반면 분당구에서는 김 후보가 14만7997표(44.83%)를 얻어, 이 대통령14만6248표(44.30%)을 앞질렀다. 차이는 불과 0.53%p였다.
분당구는 전통적인 보수 강세 지역으로 지난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이 대통령을 12.66%p 차이로 따돌리며, '전직 시장 프리미엄'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윤 전 대통령의 지지율이 낮았던 지난해 4월 22대 총선에서도 안철수(분당갑), 김은혜(분당을) 의원은 과반 이상 득표해 당선증을 따냈다.
하지만 올해부터 보수 진영의 철옹성과 같았던 분당구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지난 4월 치러진 성남6(분당구 서현1동, 서현2동, 판교동, 백현동, 운중동) 경기도의원 보궐선거에서 김진명 민주당 후보가 이승진 국민의힘 후보에 완승을 거둔 것.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이 대통령이 보수 진영과의 격차를 두 자릿수에서 소수점까지 좁히며 지각 변동을 일으켰다.
분당 주민들의 여론이 바뀐 이유는 12·3 계엄 사태로 인한 보수 진영 불신과 심판론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1기신도시 재건축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은 진보 진영 약진에 일조했다.
분당지역 한 정치계 인사는 "작은 강남으로 불리던 분당구가 바뀔 정도로 12·3 계엄은 주민들에게 큰 충격이었다"라며 "1기신도시 재건축 사업에 대한 두 후보의 공약을 사실 큰 차이는 없었지만, 전임 시장인 이 대통령이 분당신도시에 애착을 두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