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삼성전자 협업 스마트 안경 시연. 연합뉴스
구글이 삼성, 국내 아이웨어 브랜드 젠틀몬스터와 손 잡고 10년 만에 스마트안경에 재도전한다. 제미나이도 대폭 개편해 음성과 영상으로 질문에 대한 답을 받고, 식당 예약과 결제까지 가능한 'AI 모드'도 선보였다.

'구글 글라스' 이후 10년 만에 스마트안경 재참전

구글은 2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본사에서 자사 연례 행사 개발자콘퍼런스(I/O)를 열고 삼성전자, 젠틀몬스터와 협업해 스마트안경을 개발하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스마트안경 하드웨어를 제조하고 젠틀몬스터는 안경의 다지인을 담당한다. 이 스마트안경에는 구글이 지난해 공개한 확장현실 전용 운영체제인 '안드로이드 XR'이 탑재될 예정이다.

구글은 지난 2013년 '구글 글라스'라는 스마트 안경을 발표했지만, 2년 만에 판매 부진으로 단종된 바 있다.

샤람 이자디 구글 안드로이드 XR 부사장은 무대에 올라 "AI를 위한 자연스러운 형태인 '제미나이 라이브'(Gemini Live)의 힘을 당신이 있는 곳으로 가져온다"며 "안경을 쓰면 초능력을 얻을 수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제미나이 라이브는 안경을 쓴 이용자가 보고 듣는 것을 인공지능(AI)이 카메라로 인식한다. 주변 맥락을 이해하고 이용자의 질문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실시간 번역 기능도 포함돼 언어가 다른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게 된다.

행사에서 친구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약속 잡기, 단계별 길 안내 요청 등 스마트안경 시연을 선보였다. 친구가 스페인어로 "카페를 찾아보자"고 말하자 스마트안경 이용자 화면에 영어로 번역됐다. "근처 라멘집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에는 구글 지도 기반 장소를 탐색해 화면 하단에 구글 지도 기반 내비게이션이 작동하기도 했다.

구글은 하드웨어 플랫폼 개발 중에 있으며, 하반기부터는 개발자들이 스마트 안경용 앱 개발에 착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AI 에이전트'…제미나이 기능은 대폭 향상

구글 스마트 안경. 연합뉴스
구글은 이날 검색 결과와 함께 AI 기반 답변을 제공하는 대화형 툴 'AI 모드'도 선보였다. 텍스트 요약과 이미지 분석, 영상 이해 등 멀티모달이 결합돼 다양한 응답을 제공한다.

AI 모드에 도입된 '딥 서치' 기능을 활용하면 더욱 깊이 있는 답변을 제공받을 수 있다. 구글은 "수백 건의 질의를 동시에 수행하고 정보를 분석해 단 몇 분 만에 참고 문헌이 포함된 전문가 수준 보고서를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구글의 AI 에이전트 '프로젝트 마리너'도 AI 모드에 통합했다. 이용자가 실시간으로 상품의 가격을 비교할 수 있도록 결과를 제공하고, 지메일(Gmail)을 연동하면 저장된 항공편과 호텔 예약 정보를 기반으로 숙소 근처에 열리는 행사도 알려준다.  

구글의 AI 앱인 '제미나이'도 대폭 업데이트 됐다. 구글은 제미나이의 이미지·동영상 생성 모델을 개선하고, 제미나이 라이브를 통한 카메라·화면 공유 기반 대화 기능도 무료화했다.

구글은 그동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만 제미나이 앱을 제공해 왔지만, 앞으로는 애플 운영체제에서도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넷 브라우저 '크롬'에도 제미나이가 탑재된다. 이용자가 접속해 있는 웹페이지를 요약하거나, 웹사이트를 탐색할 수 있는 기능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단, '구글 AI 프로'(월 19.99달러·한화 약 2만8000원)의 멤버십을 구독해야 크롬에서 제미나이를 이용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음향 효과, 배경 소음과 사람 대화도 구현 가능한 세계 최초 AI인 비오3와 AI 영하 제작 툴 '플로우'도 함께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