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경 등 수습 당국이 30일 '제주항공 참사' 현장에서 현장 수색을 벌이고 있다. 유대용 기자
정부가 '제주항공 참사' 기체의 블랙박스를 확보했지만 일부 기록장치가 훼손돼 원인 규명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날 제주항공 7C2216편은 오전 8시54분 관제탑의 착륙허가를 받았다.

관제탑은 8시 57분 '조류 주의' 조언을 했고 2분 뒤인 8시 59분 사고 기체 기장이 '메이데이'(조난신호)를 선언했다.
 
당시 사고 기체는 활주로에 01방향으로 진입하다 정상 착륙을 못하고 다시 떠올라 짧게 선회한 뒤 반대방향인 19방향으로 활주로에 진입했다.

9시 2분 사고 기체가 활주로 3분의 1 지점쯤 착지해 동체착륙을 진행했고 9시 3분에 사고가 발생했다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직접적인 사고 원인은 랜딩기어(바퀴) 미작동으로 의견이 좁혀지고 있지만 랜딩기어가 작동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버드 스트라이크(조류 충돌) 등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메이데이 선언으로부터 착지까지 3분 가량이 중요 단서로 꼽히는 이유다.

하지만 명확한 사고 원인 분석에는 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비행기록장치(FDR)와 조종석 음성기록장치(CVR)를 수거해 이날 오전 김포공항 시험분석센터로 보냈다.
 
조사에는 정부 당국 뿐 아니라, 미국 교통안전위원회(NTSB), 기체 제작사인 보잉사 등도 참여한다.

다만, FDR 일부가 파손돼 훼손 정도에 따라 해독작업에만 6개월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비행경로와 각 장치의 작동상태가 담긴 중요 단서인 만큼 해독작업이 늦어지면 전체 조사 과정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는 사고 원인에 대한 엄정한 조사와 함께 일련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