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배우자 설난영 여사가 22일 경기 부천시 부천역마루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의 배우자인
설난영 여사가 24일,
김 후보를 가리켜 "청렴결백을 넘어서 돈을 무서워하는 사람"이라며 "서민적인 사람이 아니라, 서민 그 자체인 사람"이라고 말했다.
설 여사는 이날 SBS를 통해 방영된 김 후보 찬조 연설에서 남편이 "국회의원 세 번, 경기도지사 두 번에, 장관까지 지냈지만 우리 부부의 살림살이는 하나도 달라진 것이 없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널리 알려져 있다시피 저희는
법인카드와 관용차 사용 등 엄격하게 규정을 지켰다"며 "조금이라도 오해를 살 일은 절대로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와 같은 경기지사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씨가 '법인카드 유용 의혹'으로 기소된 점을 겨눈 것이다. 김 후보가 평소 전철 등 대중교통을 즐겨 이용한다는 점도 언급했다.
설 여사는 "많은 사람들이 인기 발언 좀 하라고, 포퓰리즘도 좀 하라고 권한다"며 "김문수 후보는 진실이 아닌 거짓을 말할 수는 없다고 한다. 우리 세대가 잠시 편하자고 후대의 미래를 망칠 수는 없다고 한다"고 했다.
김 후보와 45년을 함께해 온 설 여사는 "평생 평범한 주부로 살아와 정치에 대해 잘 몰라 찬조연설을 많이 망설였다"면서도, 남편의 '인간적 면모'를 적극 부각시켰다.
그는 "김문수는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라며 "겉으로 보이는 이미지와 달리 유머러스하고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따뜻하고 소탈한 사람이다. 국민께 이런 김문수의 진짜 모습을 제대로 알려드리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경기도지사 재임 당시에는 김 후보가 '울보'로 변했다며 몇 가지 일화도 소개했다. 가난을 비관해 극단적 생각을 했던 일가족 3명에게 경기도청이 행상 트럭을 제공하던 날, 김 후보가 그 가족들을 끌어안고 펑펑 울었다거나, 한센촌 환자들의 '꼬막손'을 붙잡고 눈물을 흘렸다는 등의 내용이다.
설 여사는 이어 "한글을 깨친 한센인들이 김 후보에게 '육영수 여사 이래 우리에게 이렇게 따뜻하게 해준 사람이 없었다'는 편지를 써서 보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또 김 후보가 "자신이 피해를 보고 비난을 받더라도 늘 정정당당한 길을 걸어왔다"며 "단 한 번도 잔꾀를 부리거나 옆길로 샌 적이 없는 사람이다. 반칙이나 특권, 부정부패는 더더욱 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아내로서는 "늘 자랑스럽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운 마음"이라면서도, 국가가 '절체절명의 위기'인 상황에서 김 후보야말로 유권자의 선택을 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 여사는 "이제는 정당이나 이익이 아니라 오직 국민만을 바라보는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며 "대한민국의 품격, 국격을 위해서 도덕적으로 떳떳한 지도자,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사람, 어려운 사람들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았던 울보 김문수가 대한민국과 국민들을 웃게 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여사가 22일 경기 부천시 부천역마루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한편, 설 여사는 이날 연설에서 남편인 김 후보와의
'노동조합 활동이력'을 내세웠는데, 최근 노조 관련 부적절한 발언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설화 논란'에 휩싸였다(관련기사: 김문수 배우자 설난영 "노조는 아주 과격하고 못생겨").
설 여사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이 진행되던 지난달 30일, 포항북 당원협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제가 노조하게 생겼나. 일반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노조는 아주 그냥 과격하고, 세고, 못생기고"라며 "저는 반대되는 사람이다. 예쁘고, 문학적이고, 부드럽고 그런 사람"이라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1978년 구로공단 세진전자 노조위원장을 지낸 바 있다.
CBS노컷뉴스의 보도로 이같은 사실이 드러나자,
민주당 선대위는 이날 서면브리핑을 통해 김문수·설난영 부부의 '통렬한 사죄'와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신현영 대변인은 "설씨는 노조에 대한 노골적 혐오와 편견을 부추겼다. 이쯤 되면
반(反)노동이 아니라 '혐(嫌)노동'"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을 노골적으로 폄하한 김 후보의 배우자답다"고 비판했다.
또 김 후보 부부를 향해 "노동에 대한 왜곡된 인식과 차별적 시선을 유포하려거든 그 입을 닫으라"며 "노동자를 모욕하고 노동권을 짓밟은 김 후보가 꿈꾸는 미래, 대한민국의 일터가 얼마나 끔찍하고 암울할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고 맹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