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폭격을 맞은 테헤란 건물. 연합뉴스이스라엘군이 14일(현지시간) 이란 각지에 이틀째 공습을 이어간 가운데, 다음 날 오만 무스카트에서 열리기로 예정돼 있던 미국과 이란의 6차 핵협상이 취소됐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은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이란 남부 걸프해역에 있는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14광구 정제시설에 이스라엘의 무인기(드론) 공습에 따른 것으로 추정되는 큰불이 나 소방대가 진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관영 타스님 통신도 "국내 최대 규모 가스 정제공장 중 하나인 파르스 시설에 적의 소형 항공기가 충돌해 두 차례 폭발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또 화재로 천연가스 생산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방공부대 하탐알안비야가 "지난 한 시간 동안 여러 지역에서 이스라엘 적 항공기 10대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 에피 데프린 대변인은 저녁 기자회견에서 "지금도 공군 조종사들이 이란 곳곳에서 공습을 계속하며 상당한 타격을 가하고 있다"며 "40시간에 걸쳐 150곳 넘는 목표물을 공격했다"고 밝혔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오늘 오전 공군 전투기들이 이란 서부의 지대지미사일 및 순항미사일 저장고와 발사대가 있는 지하 시설을 공습했다"며, "군이 이란 서부에서 테헤란까지 제공권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핵 협상을 중재하는 오만의 바드르 알부사이디 외무장관은 14일 엑스(옛 트위터)에 "15일로 잡혔던 이란과 미국의 대화는 열리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외교와 대화는 여전히 평화를 지속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적었다.
이란은 이번 이스라엘의 선제 공습에 미국이 동조했다고 보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의 한 고위 관리도 핵협상 회담 취소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에 따르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카야 칼라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와 전화로 통화하면서 "시온주의자 정권(이스라엘)의 정권이 야만성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란과 미국이 협상을 계속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아락치 장관은 "이란은 주권과 국민, 안보를 지키기 위해 시온주의자 정권의 침략에 단호하게 대응했으며 합법적 권리를 행사하는 대응에 나설 것을 결의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