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40%대 '뜻밖 선방'에…복잡해진 '당권 방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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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대선 패배 후폭풍

쇄신론 분출…친한계 "지도부 사퇴 및 친윤계 후퇴" 촉구
친윤계 "패배 책임 모두에게", "분열이 가장 큰 원인" 반박
거센 신경전 속 김문수 '졌잘싸' 기류…당권 도전 가능성↑

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에서 대선 패배로 인한 '쇄신론'이 분출하고 있는 가운데, 차기 당권을 두고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문수 전 후보가 탄핵 국면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40% 이상' 득표하는 등 의외의 선방을 보여주면서 직접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쇄신론 분출…친한계 "비대위 즉시 해체" "권성동 떠날 때"

대선 이튿날인 4일 국민의힘에서는 패배에 반성하고 이를 계기로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특히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지도부 사퇴 및 친윤(친윤석열)계 일선 후퇴'를 공개적으로 촉구하는 메시지가 잇따라 나왔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께서 '불법 계엄'과 '불법 계엄 세력을 옹호한 구태정치'에 대해 단호한 퇴장 명령을 내리신 것"이라며 "구태 정치를 완전히 허물고 국민이 먼저인 정치를 바로 세울 마지막 기회"라고 밝혔다.

이후 박정훈 의원은 "'국민이 놀랄 변화'를 약속하고도 지키지 못한 김용태 비대위는 즉시 해체하고 대선판을 협잡으로 만들었던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며 "하루빨리 새 원내지도부를 꾸려 우리 당의 진로를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성국 의원은 "권성동 의원님, 고민하지 않으셔도 된다. 정답은 명확하다. 이제 정말 떠날 때다. 오늘을 넘기지 말라"고 사퇴를 종용했다. 김소희 의원도 "선거를 이유로 사퇴를 미뤄온 권성동 원내대표는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즉각 용단을 내려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친윤계, 반박…수습·쇄신 방안 두고도 신경전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반면 친윤계는 패배 책임에서 한 전 대표도 벗어날 수 없다며 반격했다.

김기현 의원은 페이스북에 "무거운 민심의 회초리를 겸허히 받겠다. 저희 당이 뼛속까지 바뀌어야 한다는 준엄한 명령일 것"이라며 "패배의 책임에서 저를 비롯한 누구 하나 자유로울 수 없다"고 적었다. 한 전 대표에게도 패배의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장예찬 전 최고위원도 한 전 대표를 겨냥해 "총선 이전부터 시작된 당정 갈등은 결국 식물정부를 만들었고, 대선에서도 일부 경선 후보들의 해당 행위와 자기 정치가 이어지며 지지층을 실망시켰다"며 "다양한 목소리가 부족해서 선거에서 지는 것이 아니다. 나만 옳다고 고집부리며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고집이, 자만이, 분열의 DNA가 총선과 대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선 패배로 낙담한 지지자들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며 고생했다는 위로 한마디 없이 당권 욕심부터 드러내는 정치인들, 그들에게 묻고 싶다"며 "진짜 김문수 후보를 찍기는 했는가"라고 꼬집었다.

당 수습 및 쇄신이 곧 차기 당권 경쟁과 연결되는 만큼, 벌써부터 계파간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김문수 41.15% '선방'…당권 도전 가능성에 셈법 복잡해진 국힘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후보가 41.15%의 득표를 받는 등 '의외의 선방'을 하면서 셈법이 더 복잡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후보가 직접 당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친윤, 친한에 이은 '친김'(친김문수)계가 전면에 등장할 수 있는 셈이다.

통상 지도부와 후보는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일선 후퇴를 해왔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40% 이상이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는 점 등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과거 자유한국당 홍준표 당시 후보도 대선 패배 직후 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 당권을 가져간 바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도 이날 '김문수가 당대표가 돼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이 나오면서 설왕설래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처음 출구조사대로 30%대 득표를 받고 이재명 후보와 12%p 차이가 났다면 김문수 후보에 대한 비토론이 높았을 텐데, 최종 결과에서 마치 반등한 것처럼 보여지면서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 기류가 형성된 것 같다"며 "내년 지방선거도 있어서 주변에서도 김문수 후보가 차기 당권에 도전하게끔 부추기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은 5일 오전부터 의원총회를 열고 수습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용태 위원장은 "저희 당 자체가 다양한 스펙트럼과 의견이 있다"며 "한 분 한 분 말씀하는 걸 빼놓지 않고 보고 듣고 있다. 무엇이 당과 국민을 위한 판단인지 지혜를 모아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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