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9월 비오는 날에 친구들과 함께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이재명 대통령. 이 대통령의 대학 동창 정훈씨 제공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0.78%포인트 차이로 낙선한 뒤 약 3년 3개월 만이다.
4일 CBS노컷뉴스는 이 대통령의 대학 동기인 중앙대학교 법대 82학번 졸업생들과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중∙고등학교를 검정고시로 졸업한 이 대통령의 유일한 학창시절 친구인 이들에게 대학 시절 이 대통령의 성격과 대통령이 된 친구에게 바라는 점 등을 물었다.
동기들이 회상하는 대학 시절 이 대통령은 밝고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였다. 농담과 장난을 좋아하고 학내 행사와 친구들끼리 갖는 술자리 참석율도 높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른바 '운동권'은 아니었다.
졸업을 앞둔 3∙4학년 때는 교수와 학생 모두가 인정할 만큼 성적 상위권에 자리 잡았다. 친구들과 어울리다가 공부할 때는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고,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이 대통령에게는 사법고시를 빨리 합격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해 보였다고 전했다.
전직 서울시 공무원인 박정추(63)씨는 이 대통령을 "집념이 굳은 야생마"로 회상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대학 시절 성격을 묻는 질문에 "목표한 바에 대해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않고 앞으로 힘차게 뛰어가는 길들이지 않은 말 같았다"며 이같이 답했다.
전직 언론인인 추왕훈(62)씨는 "이재명 학우는 타고난 실용주의자"라며 "이재명 학우의 청년 시절을 지켜봐 온 입장에서 그가 좌파적 이념을 맹신하는 것처럼 매도하는 반대 진영과 일부 언론의 행태를 보고 의아해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번의 도전 끝에 대통령이 된 친구를 향한 격려도 전했다. 이들을 비롯해 중앙대 법대 82학번 동기 10여 명은 3일 오후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 모여 대선 개표 방송을 함께 지켜봤는데, 당사자만큼 이 대통령의 당선을 간절히 바랐다고 한다.
박씨는 "이제 국민들을 위해 야생마의 긍정적 기질을 잘 발휘해 우리나라가 다시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하는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추씨는 "오랜 기간에 걸친 악의에 찬 공격과는 달리 인간적인 매력과 포용력을 갖췄기 때문에 반대 진영까지 보듬는 통합의 대통령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이 대통령을 응원했다.
중앙대 법대 82학번 학우회장인 이광호(62)씨는 이 대통령에게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사할 기간은 5년으로 짧지만, 그에 대한 평가는 영원할 것이므로 역사에 부끄러움이 없는 대통령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1982년 5월 중앙대학교 교내 체육대회에서 이 대통령이 친구들과 함께 응원하고 있다. 왼쪽에서 세 번째 인물이 이 대통령. 이 대통령의 중앙대 법대 동창 정훈 씨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