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부터),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9일(현지시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연쇄 통화하기로 하면서 답보 상태에 놓여있는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지난 16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우크라이나·러시아 간 평화협상이 열렸지만 별다른 성과없이 끝나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회담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11일 우크라이나와 직접 협상 재개를 제안한 데 따른 것이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제안에 아예 양국 정상끼리 만나자는 역제안을 했지만 푸틴 대통령이 응하지 않으면서 역사적인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당시 중동을 순방중이던 트럼프 대통령도 "푸틴은 내가 평화협상에 참석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 같다"며 "전쟁을 끝내고 생명을 구하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참석할 수 있다"고 푸틴의 튀르키예행을 압박하기도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후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2차례 통화를 가진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월 12일 푸틴, 젤렌스키 대통령과 잇달아 통화한 뒤 종전을 위한 중재 외교에 발벗고 나서겠다는 뜻을 공식화했다.
이후 3월 18일에는 푸틴 대통령과 다시 통화하며 '한달간 에너지 인프라 공격 중단'에 뜻을 모았다. 다만 이같은 조건없는 임시 휴전은 흐지부지 되고 말았다.
이에 따라 "취임하면 하루만에라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이 적잖이 구겨진 상태다.
특히 지난 트럼프·푸틴 간 2번의 통화 때와 지금은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만 하더라도 친(親)러시아 행보를 보이며 휴전을 위해 우크라이나의 양보를 압박하는 듯 했다.
미국은 지난 2월 24일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을 맞아 러시아의 침공 책임을 담은 유엔 총회 결의안에 러시아와 함께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2월 28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국·우크라이나 정상회담 때는 전후 안전보장 문제 등을 놓고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던 젤렌스키 대통령을 거의 쫓아내다시피하면서 보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하지만 미국은 러시아가 종전 조건으로 영토에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자 달라지기 시작했다.
여기다 미국이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와 이른바 '광물협정'을 체결하면서 '친러시아' 색채는 크게 희석되기 시작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와의 광물협정을 맺으면서 우크라이나전에 대해 러시아의 대우크라이나 전면 침공으로 전쟁이 시작했음을 명시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연쇄 통화를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정상 간 직접 대화, 조건 없는 휴전 등과 관련한 푸틴 대통령의 입장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또한 트럼프 재집권 후 미·러 정상 간 첫 대면회담 성사와 관련된 논의가 진전되는 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와 관련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도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과 정상회담을 원한다"며 "미·러 정상이 직접 만나는 것만이 종전 논의를 진전시킬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