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왼쪽),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 무역 기조에 따른 관세 폭탄이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대선 첫 TV 토론회에서 미국 통상 문제를 두고 대선 후보 간 입장차가 드러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서둘러 협상을 타결할 필요는 없다"는 신중론을 펼친 반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한미정상회담을 바로 개최하겠다"며 속도전을 강조했다.
원자력 발전을 포함한 에너지 정책을 두고도 이 후보는 재생에너지로 전환을 강조했고, 김 후보는 원전의 안전성을 주장했다.
미국 관세 협상…"서두를 필요 없다" vs "7월 8일 전에 끝낸다"
18일 오후 서울 상암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첫 TV 토론회에서 '트럼프 시대 통상 전략'을 두고 대권주자들이 각기 다른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후보는 '국익 중심'을 원칙으로 한 신중한 접근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미국도 요구하는 게 많겠지만 이걸 100% 관철하겠단 건 아닐 것"이라며 "또 우리가 맨 먼저 나서서, 서둘러서 협상을 조기 타결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도 미리 (협상을) 하겠다는 입장이었다가 지금 선회하고 있다. 중국도 마찬가지로 강렬하게 부딪치다가 상당 정도 타협했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대책으로는 이 통상 협상을 잘하되 향후 수출 시장이나 수출 품목을 좀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경제 영토를 넓히기 위한 외교적 노력이 특별히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고 내수 비중을 서서히 높여가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김문수 후보는 미국과 신뢰관계에 기반한 속도감 있는 협상을 주장했다.
김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에서는 가장 중요한 점은 신뢰"라며 "서로 믿을 수 있을 때만이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김 후보는 "트럼프 대통령과 제가 가장 우호적인 관계, 여러 가지 신뢰적인 관계가 형성돼 있다"며 "제가 당선되면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한미 정상 회담을 바로 개최해 통상 문제만이 아니라 주한미군, 북한의 핵무기 대응, 중국과의 관계, 러시아 문제, 인프라의 문제 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이 상호관세 유예기간으로 정한 7월 8일 이른바 '줄라이 패키지'를 언급하며,
김 후보는 "한미 신뢰를 바탕으로 관세 문제나 이런 문제를 7월 8일 관세 유예 종료 전에 성공적으로 끝내도록 하겠다"고 속도감 있는 협상력을 강조했다. 원자력 발전 두고 "재생에너지 전환 필요" vs "원전 안전하다"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가 18일 서울 마포구 SBS프리즘타워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왼쪽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회사진취재단에너지 정책 중에서도 원자력 발전 문제를 놓고 이 후보와 김 후보의 공방이 이어졌다.
김 후보는 "인공지능(AI) 3대 강국을 하자고 하는 데 원전을 짓지 않고 어떻게 하냐"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탈원전 정책은 잘못됐다고 생각하냐"고 이 후보를 향해 질문했다.
이 후보는 "에너지 정책과 관련해서 원전이 필요한지, 아닌지는 일도양단으로 판단할 수 없다며 "에너지믹스가 필요하다. 원전도 필요하고 재생에너지도 필요하고 복합적으로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이 후보는 "가능하면 원전을 활용은 하되 너무 과하지 않게 (활용하고) 재생에너지 사회로 전환해 가자"며 재생에너지로의 단계적 전환을 주장했다. 김 후보는 "두산중공업 등 원자력 발전소 같은 데 가봤나. 가서 점검 현장을 봤는데 일본 나가사키나 히로시마에 떨어졌던 정도의 소형 원자 폭탄이 떨어져도 원자로 반응이 없이 안전하다. 자체 고장이 없다"며 "잘 관리되는 곳은 더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라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그렇게 안전하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체르노빌 사고는 왜 났나"라며 "지금 당장 눈으로 보기엔 안전할 수 있을지 몰라도 사고 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이준석 후보는 "AI 산업 발전시키기 위해서 전력 확보가 제일 중요하다. 어느 것이 더 효율적인지는 이미 드러나 있다"며 "이재명 후보는 집권한다고 해도 환경 카르텔에 대한 입장을 계속 받아들여서 산업을 저해시킬 것 같다"고 지적했다.
주요 대권 후보들은 AI 정책을 강조하면서도, 에너지 공급 방식을 두고 다른 시각을 보이고 있어 향후 AI 정책의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