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는 문 대통령 (워싱턴=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한미정상회담 참석차 미국 워싱턴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찾아 무명용사의 묘에 헌화하고 있다. 2021.5.20 jjaeck9@yna.co.kr(끝) 연합뉴스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오전(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미국의 순국선열이 잠들어 있는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해 헌화했다.
알링턴 국립묘지는 6·25전쟁 참전용사를 비롯해 미군 전사자와 그 가족 약 40만명이 안장돼 있어 '미국의 성지'로도 불린다.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취임 후 가장 먼저 참배하는 곳이며, 문 대통령이 이곳을 찾은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이날 오전 9시 총 21발의 예포 속에 알링턴 국립묘지에 들어선 문 대통령은 의장대 구령에 따라 국기에 대한 경례를 했으며, 애국가와 미국 국가 연주 이후 무명용사의 묘 앞에 놓인 화환에 손을 얹고 묵념했다.
무명용사의 묘에는 미국 해병대·해군·해안경비대 등으로 구성된 의장대 120명이 도열했다.
문 대통령은 헌화에 동행한 미측 인사들에게 "한국전쟁 당시 한국의 자유와 민주주의 수호를 위해 싸운 미군들에 대해 재차 경의를 표한다"며 "이렇게 피로 맺어진 한미동맹을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청와대가 전했다.
헌화를 마친 문 대통령은 국립묘지 기념관 전시실로 이동해 '무명용사와 그들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며'라는 문구가 새겨진 기념패를 기증했다.
기념패는 국군유해발굴단이 발굴한 한국전쟁 참전 미군의 피복류가 활용돼 만들어졌다. 독수리 문양 단추, 별 문양 단추, 'US'라 쓰인 배지 등이 기념패 제작에 쓰였다.
청와대는 "기념패 겉면에는 한국의 전통문양이, 안쪽에는 불탄 흔적의 문양이 새겨졌다"며 "한국전 참전용사와 무명용사의 희생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링턴 국립묘지 방문을 마친 문 대통령은 워싱턴DC 내셔널몰의 루스벨트 기념관을 찾았다. 1933년 취임해 뉴딜정책으로 미국 대공황의 위기를 극복한 프랭클린 D. 루스벨트 대통령을 기리기 위한 곳이다.
문 대통령은 평소 루스벨트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밝혀왔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도 루스벨트 대통령을 롤모델로 삼고 있다. 특히 문 대통령이 '한국판 뉴딜' 정책을 통해 코로나19 팬더믹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루스벨트 기념관 일정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루스벨트 전 대통령 손자의 안내로 이곳을 둘러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에는 낸시 팰로시 하원 의장 등 하원 지도부와의 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