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NEW 제공)
"배우라는 직업이 제일 좋은 게 죽을 때까지 일할 수 있는? 정년퇴직이 없는? 큰 탈이 없으면 우리가 원하는 만큼 일할 수 있고, 자신이 좋아하고 원한다면 언제까지 일할 수 있는 직업인 거 같아요. 제가 일을 시작한 지가 21년 됐나? 그때 깨달았어요. 그러면 이제 일한 날이 일 안 한 날보다 점점 많아지는구나 한 거죠. 나도 이제 어른이 되어 가고 있구나."(웃음)우산 사이로 해사하게 얼굴을 내민 잘생긴 배우로 많은 이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던 강동원이다. 지난 2003년 MBC 드라마 '위풍당당 그녀'를 통해 배우로 데뷔한 후 2004년 영화 '그녀를 믿지 마세요'로 스크린에 진출, 같은 해 영화 '늑대의 유혹'으로 각종 신인상을 휩쓴다.
이후 행보는 제법 안정적인 길보다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작품에 꾸준히 출연하며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다. 어느덧 배우로서 활동한 시간이 배우가 아니었을 때보다 많아지고 있다. 그만큼 강동원도 배우로서 깊어진다.
지난 14일 영화 '반도' 인터뷰를 위해 만난 강동원은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인상을 받을 때 수상소감으로 그거 딱 한마디하고 내려왔어요. 말 주변도 없었고, 무슨 말 할 줄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봐야죠. 또 써줘야 할 수 있는 거니까요. 열심히 계속해서 더 발전하면 계속하는 거고, 침체하고 도태되면 아무도 찾지 않겠죠. 그래서 계속 발전할 거고, 진짜 죽을 때까지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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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사, 북한 간첩, 초능력자, 악덕 관리, 가톨릭 사제, 사기꾼, 인간병기 등 다양한 작품에서 다양한 역할을 연기했다. 하나하나 강동원에게는 도전과도 같은 시간이었다. 동시에 모두 배우로서 그가 내는 '목소리'이기도 했다.
"저는 영화로 제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생각해요. 자기가 가는 길로 보여주는 것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저는 그런 거 같아요. 직접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보다 영화로 이야기하자는 거죠."배우로서의 시간이 쌓일수록 작품에 다가가는 방식도 변화했다. 초기에는 극의 기승전결만 봤다면, 지금은 보다 깊게 들여다보게 되면서, 많은 생각을 거치며 작품을 고르게 된다. 어쩌면 신중하게 목소리 내고자 하는 마음일 수도 있다.
작든 크든 약속한 바를 지키며 연기하고 싶다는 그가 죽을 때까지 연기하고 싶다는 말은 단순하게 수사나 특정할 수 없는 어느 시점이 아니었다.
"제가 만약에 병이 걸려서든 혹은 나이가 들어서든, 어떤 죽음을 맞이하고 있을 때는 그런 역할을 하고 싶어요. 죽음을 맞이하고 있는 역할 말이에요. 그냥 그렇게 남은 삶도 배우로서 살 수 있다면 좋은 삶이 아닐까요."<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