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부화한 명둘기의 모습.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실 김경혜 비서관 제공"'퍼스트 피존'이네" 더불어민주당에 찾아온 예기치 못한 손님인 비둘기알이 부화에 성공한 소식이 전해지며 누리꾼 사이에서 '퍼스트 피존'(퍼스트 비둘기)의 탄생이라며 화제가 되고 있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4일 SNS에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과 동시에 태어난 더불어민주당의 아기 비둘기 '명둘기'의 부화 영상을 소개한다"며 부화한 비둘기에게 스포이트로 먹이를 급여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유했다.
김 의원은 "이 모든 일이 우연이라고 하기엔 참으로 신비롭다"며 "더불어민주당 당직자분들의 정성 어린 손길로 새 생명이 탄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 엑스(X·구 트위터) 캡처명둘기 탄생 소식에 한 누리꾼은 "아, 딱새 부화한 거 언젠가 했는데 이 집도 당선 날이었네"라며 과거 문재인 대통령 당선일에 딱새가 부화한 일화와 문 전 대통령의 SNS 글을 공유했다.
해당 SNS 글에서 문 전 대통령은 "찡찡이가 입주했는데, 걱정이 생겼네요. 관저 구석의 유리 창문과 미닫이 한지 창문 사이의 좁은 틈에 딱새가 새끼 5마리를 키우고 있는데, 제가 당선된 날 부화했다고 합니다"라며 "찡찡이는 양산집에서 때때로 새를 잡아 와서 기겁하게 했었거든요"라고 했다.
누리꾼들은 "퍼스트 비둘기" "퍼스트 딱새부터 퍼스트 둘기", "평화의 상징! 새 대한민국", "민주당은 조속히 명둘기 계정을 만들어 한 시간마다 공유하길 바란다", "무럭무럭 잘 커라", "대통령실과 국회를 오갈 전서구로 키우시는 건가요", "이재명 대통령 임기 첫날 부화한 명둘기. 이 서사 뭐야", "새 정치의 시작", "명둘기 부럽다. 임명장도 받았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재휘 민주당 직능본부 총괄선임팀장 제공 이재명 캠프에서 태어난 '명둘기', 선대위원에도 임명
민주당 이재휘 직능국장은 CBS노컷뉴스에 "전날 알에 금이 가기 시작하더니, 대통령 출범식 날 깨어났다"며 "지금은 명둘기가 (알에서) 완전히 다 나왔고, 건강 상태도 좋다. 아직은 목을 못 가누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의 선거캠프 회의실에 비둘기 한 마리가 들어와 알을 낳았다. 그러나 알을 품던 비둘기가 떠나게 되면서 민주당은 당직자를 중심으로 출산지원팀을 꾸리고, 인공부화기를 마련해 비둘기알 부화에 나섰다.
이재휘 국장은 "캠프 회의실에 비둘기가 몇 마리씩 들어왔다 나갔다 해서 우리가 쫓아낸 적이 몇 번 있었다. 그런데 하루는 알을 낳고 갔다"며 "여비서들이 그걸 보고 유정란이라고 판단하고, 총무국의 지원을 받아 부화기를 얻어 부화시켰다"고 설명했다.
알에서 부화한 명둘기의 모습. 이재휘 민주당 직능본부 총괄선임팀장 제공그는 "이재명 캠프 사무실에 들어와서 알을 낳고, 대통령 출범식과 (함께 알을 깨고) 나오니 우리로서는 영광이다. 이재명 대통령 축하하러 온 것 같다"며 "이후에 (이 대통령이) 청와대로 입성한다고 하면, 뒷산으로 날려 보내는 방법도 있고 여러 방법이 있을 텐데 지금은 잘 키워내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부화 전 비둘기에 '명둘기'란 이름을 붙이고, 제21대 대통령선거 더불어민주당 진짜 대한민국 선거대책위원회에 임명했다. 임명장 번호도 '제2025대선-비둘기-9999999호'다.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실 제공 명둘기 엄마 김경혜 비서관 "안전하게 잘 키우는 게 목표"
공식 '명둘기 엄마'는 김윤 의원실의 김경혜 비서관이다. 그는 명둘기가 알에 있을 때부터 보살피고 있다.
김 비서관은 "아직은 목도 못 가누고 있다. 알 깨는 것도 도와줘서 겨우 나왔는데, 다행히 지금은 밥도 잘 먹고 잘 싸고 있다"며 "총무본부에서 사다 준 앵무새들이 먹는 이유식을 2~시간마다 한 번씩 먹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김 비서관은 자신의 집에서 명둘기를 보살피고 있다.
본래 두 개의 알이 있었으나 한 개는 이미 깨져 있었다. 회의실 한쪽에 방치돼 있었던 알을 따뜻한 곳에 놔둬야 할 것 같아 자신의 컴퓨터 본체 뒤쪽에 뒀다. 당시 김 비서관은 명둘기가 죽지 않았을까 걱정했다. 다행히 명둘기는 알 속에서 잘 자라고 있었다.
새로운 집으로 입주한 명둘기의 모습.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실 김경혜 비서관 제공김 비서관은 "직능본부에 생물학 전공자가 있어서 주변 생물학 박사님께 여쭤봤더니 6월 4~5일쯤 부화한다고 해서 대박이라고 생각했다"고 웃으며 "3일에 출근했더니 알에 금이 가 있었고, 4일에 부화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태어나도 하루이틀은 부화기 안에 있어야 한다고 해서 아직 부화기 안에 있다"며 "지금 명둘기 집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했다.
김 비서관은 "일단은 안전하게 잘 키우는 게 목표다. 새끼라 혼자 둘 수 없기에 조금 더 크고 안정화되면 의원실에 함께 출퇴근할 계획"이라며 "의원님께도 말씀드려놨다. 의미 있는 아이니까 다들 관심을 많이 갖고 계셔 주신다"고 말했다.
명둘기 공식 계정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에 대해 김 비서관은 "아직은 생각 안 해 봤는데, 요구가 있다면 당연히 따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