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6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면담을 통해 지난 5.1일 개최된 기술협의 경과를 점검하고 이에 대한 양국 입장을 교환하는 한편, 다음 주 기술협의를 개최하여 6개 분야에 대해 본격 협의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산업부 제공한국과 미국이 다음주부터 관세 협상을 본격화한다.
산업통상자원부 안덕근 장관은 16일 제주에서 열린 APEC 통상장관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미국 무역대표부(USTR)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와 만나 미국의 관세조치와 관련한 양자 협의를 진행하고 다음 주에 제2차 기술협의를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지난달 워싱턴 '2+2' 협의 이후 약 3주 만에 이뤄지는 한미 통상 수장 간 회담이다. 양국은 협의 경과를 중간 점검하는 성격으로 다음주 기술협의를 시작으로 향후 7월 8일까지를 시한으로 설정한 이른바 '줄라이 패키지' 마련을 위한 본격적 논의에 착수하게 된다.
양측은 지난 5월 1일 워싱턴 DC에서 국장급 당국자들이 참여한 1차 기술 협의를 개최했다. 하지만 미국이 18개국과 동시에 관세 협상을 진행해 협상에 임하는 USTR 측에 여력이 없는 관계로 그간 한국과 협의는 세부 의제를 좁히는 구체적인 단계로까지 넘어가지는 못한 상태였다.
그런만큼 다음주 예정된 2차 기술 협의에서는 미국이 한국에 대한 요구가 구체화하는 등 양국 간 논의가 본격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주 미국에서 열릴 제2차 기술협의에서는 △균형무역 △비관세조치 △경제안보 △디지털교역 △원산지 △상업적 고려 등 6개 분야에 대해 논의가 진행된다.
이번 협상에서 논의될 6개 분야는 미국이 여러 국가들과 동일한 틀로 협상을 진행하기 위해 만든 템플릿에 해당한다. 한국이 특정해서 문제가 있었던 분야라기보다는 다자간 협의 전반에서 구조화된 협상 프레임이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6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디지털 교역의 경우 구글맵 문제 등 데이터 이동 및 플랫폼 접근과 관련한 이슈들이 포함된다.
원산지 문제는 현재 한국에 구체적 분쟁은 없으나 다자 협상 틀 안에서 포함된 사안이다.
상업적 고려 분야와 관련해서는 다음 주 기술협의를 통해 실제 협상 의제로 어떤 사안이 올라올 지가 정리될 전망이다.
안 장관은 미국 측에 "우리는 다른 국가들과 달리 한미 FTA를 보유하고 있고 제2차 협상을 통해 교역 및 투자가 심화된 국가이기에, 이러한 기반 위에서 산업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과정에서 현재 관세 문제가 불거졌다는 점을 충분히 설명했다"면서 "자동차, 철강 같은 품목 관세 철폐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도 강하게 설명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협의에서 특히 주목되는 것은 조선업 협력이다.
이날 그리어 대표가 HD현대와 한화오션 등 한국 조선업계를 직접 만나 논의를 가진 데 대해 안 장관은 "조선업 협력 문제는 현재 USTR이 이 사안을 관세 협상과 연계해서 협의하고 있는 건 아니지만, 워낙 중요한 사안이다보니 상무부 등 미국 정부의 모든 부처가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향후 USTR이 우리와 협의하는 과정에서 조선산업 분야에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도와주겠다고 했고, 미측도 필요 시 협조 요청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한국의 정치적 공백 상황과 관련 협상이 지연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미측도 현재 한국의 정치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으며, 우리가 이를 빌미로 협상을 지연시키려는 의도가 없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답했다.
오는 7월 8일까지가 협상의 공식 시한인 만큼 산업부는 기술협의 이후 6월 중순 경 각료급 회의를 다시 개최해 협상 상황을 점검하고, 불가피한 경우 일정 조정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안 장관은 "협상 일정 맞추고 최대한 원만하게 이행하기 위해 양당 원내대표에도 수시로 협상 내용을 보고하고 있으며, 국회와도 긴밀히 소통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환율 문제가 관세협상에 포함되는지 여부에 대해서 안 장관은 "재무당국에서 하는 거라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