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戰' 부인하는 국힘 원내대표 주자들…누가 승기 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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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선거 송언석·이헌승·김성원 '3파전'

TK 친윤계 vs 수도권 친한계 구도에 PK 4선 합류
'계파' 딱지엔 거부감 드러내며 '통합' 강조했지만
'혁신안'엔 미묘한 온도 차…영남票 분산 가능성도

국민의힘 김성원, 송언석, 이헌승 의원. 연합뉴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김성원, 송언석, 이헌승 의원. 연합뉴스, 윤창원 기자
6·3 대선 패배 이후 내홍이 심화 중인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3선의 송언석(경북 김천)·김성원 의원(경기 동두천시양주시연천군을), 4선 이헌승 의원(부산 진구을) 간 '3파전'으로 확정됐다.
 
당초 TK 기반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송 의원과 수도권 친한(친한동훈)계 김 의원이 계파 대리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가운데, 비교적 중립지대로 평가받는 PK 이 의원의 참전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된다.
 

TK도, PK도, 수도권도…'친○계' 딱지엔 거부감

1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은 16일 오후 2시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공고를 게시했고, 전날 후보 등록을 진행한 결과 김·송·이 의원이 등록을 신청했다.
 
처음부터 유력한 후보군으로 거론된 송 의원과 김 의원은 지난 12일 나란히 출사표를 던졌다.
 
송 의원은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실장과 2차관을 역임한 '경제통'으로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다. 앞서 21대 국회에서 당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냈고, 20대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 정책조정본부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탄핵 국면에선 공수처의 윤 전 대통령 체포를 막기 위해 한남동 관저를 찾았고, 지역구에선 직접 탄핵반대 집회를 주최했다. 그런데 막상 '친윤'으로 비춰지는 것은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 의원은 13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난 총선 때 용산 대통령실에서 대통령을 직접 모셨던 차관 출신 인사(김오진 전 국토부 제1차관)와 경선까지 치렀다. 그런 저를 보고 '친윤계', '범친윤' 등의 용어를 사용하니 어떻게 해석해야 되나 싶더라"고 언급했다.
 
이번 선거가 '계파전'으로 번질 것 같다는 지적에는 "우리 당 의원들과 당을 지지해주는 많은 분들에 대한 모욕적 발언이 될 수도 있다. 계파나 지역을 벗어나야만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국회의장 정무비서관 출신으로 당의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장 등을 지냈다. 대선 경선에서는 한동훈 전 대표 캠프에 참여했는데, 실제로 한 전 대표와 같은 '찬탄(탄핵 찬성)파'다. 작년 12월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다만 친한계를 대표한다는 시선에 대해선 "지금 원내대표에 나오는 분들이 계파를 대리해 나온 것은 아니다. 모든 국민의힘 의원들을 대표해 나온 것이고, 저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후보 등록일에야 출마를 알린 이 의원은 계파 갈등이 '분당(分黨)'까지 야기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토로했다. 그는 최다선의 무게감과 함께, 특정 계파에 연연하지 않고 "중립적 자세로 당이 필요할 때면 어떤 자리든 마다하지 않았다"는 점을 최대 무기로 내세웠다. '통합'을 당이 나아가야 할 제1의 방향성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원내대표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태 혁신안'엔 온도 차…영남권 표 분산 여부도 관건

이구동성 '통합'을 말하지만, 김 비대위원장 혁신안 등과 관련해선 미묘한 온도 차가 엿보인다.
 
송 의원은 김 위원장의 5대 당 쇄신안을 두고 "의총을 통해 의견을 최대한 수렴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찾아보겠다"면서도 "여러 내용이 혼재돼 있기 때문에 일괄 O·X를 치는 것은 대단히 힘든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이어 "부친이 돌아가시면 자산뿐만 아니라 부채도 상속받게 된다. 굴욕적 역사가 있다면 빛나는 역사도 있는데, 한쪽만 취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윤 전 대통령 파면과 별개로 '반탄 당론'을 번복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인데, 이는 '원조 친윤'으로 불리는 권성동 전 원내대표가 퇴임 회견에서 쓴 '가업 승계' 비유와 거의 일치한다.
 
김 위원장에 대해서도 이번 대선 직후 자진 사퇴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 비대위 연장에 회의적이라는 뜻이다.

반면 김 의원은 '당내 민주주의 안착'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쇄신안을 전 당원 투표에 부치자며 '당론의 제도화'를 강조한 김 위원장의 개혁 기조를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정당 민주주의 오작동이 '민심과 당심의 괴리'를 야기했다고 본다. 대선 때 지도부가 주도한 '단일화 파동'을 겨냥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친한계는 '쿠데타적 후보 강제교체에 대한 당무감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내대표가 되면 김 위원장과 더 호흡을 맞추는 시나리오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4선의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부산 진구을)이 지난 14일 차기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연합뉴스4선의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부산 진구을)이 지난 14일 차기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연합뉴스
후발주자인 이 의원은 '당내 민주주의 재확립'을 공언한 점에선 김 의원과 상통하나, '당내 계파 청산'에 더 방점을 찍었다.

 "처절하게 반성하겠다"면서도 "인민재판식의 반성은 갈등만 유발할 뿐"이라고 지적했는데, 대선 패배 관련 구 주류의 책임론이나 당무감사 등에 관해 우회적으로 부정적 뉘앙스를 내비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판세는 당내 다수파인 영남권 의원들의 표심이 누구를 향하느냐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색깔이 더 분명한 송 의원이 유리할 거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오히려 TK·PK 표가 이 의원 쪽으로 분산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총선에 이은 대선의 수도권 참패가 '도로 영남당'에 대한 위기의식을 키운다면, 친한계에 더해 비윤(非윤석열)계가 전략적으로 김 의원을 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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