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서초구 원명초등학교에 마련된 서초구 제3투표소에서 투표를 하기 위해 줄을 서 있다. 박종민 기자내란 우두머리 혐의 등 재판을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제21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날 투표소를 찾은 가운데, 투표한 장소가 '늘봄교실'이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늘봄학교 정책은 윤 전 대통령이 집권할 당시 가장 강조했던 정책 중 하나로 최근 극우 교육 단체인 '리박스쿨'이 양성한 강사들이 투입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3일 오전 부인 김건희씨와 서울 서초구 서초4동 원명초등학교를 찾아 투표했다. 윤 전 대통령은 탄핵된 이후 대선 국면에서 꾸준하게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를 지지해 왔다.
투표소를 찾은 윤 전 대통령에게 곱지 않은 시선이 쏟아졌다. '12·3 내란 사태' 이후 비상계엄에 대한 사과는커녕, 부정선거를 주제로 다룬 영화를 관람하러 다니는 등의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날도 '사전투표가 부정선거라고 생각하느냐', '탄핵 때문에 이번 대선이 치러졌는데 국민께 사과할 생각이 없느냐' 등의 질문이 나오자, 윤 전 대통령은 웃음만 보였다. 김건희씨도 샤넬 백, 그라프사 목걸이에 대한 의혹을 묻는 질문에 아무 대답 없이 지나쳤다.
투표소인 늘봄교실 앞에서 대기 중인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 박종민 기자이런 가운데, 윤 전 대통령이 원명초 내에 위치한 '늘봄교실'에서 투표해 관심이 쏠렸다. '늘봄학교'는 초등학교 방과후수업 프로그램으로, 이전까지 저학년에 집중됐던 돌봄 기능을 고학년까지 확대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교육 정책이다. 이는 윤 전 대통령 집권 1년 차인 2022년 12월부터 추진됐다.
집권 당시 윤 전 대통령은 늘봄학교 정책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전 대통령은 "국가 재정을 아무리 쏟아부어도 아깝지 않겠다는 생각이 든다", "교육에 있어서 선택 자유 폭을 확대하려는 것",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 "매우 중요한 정책", "무조건 성공" 등을 언급했다.
하지만 최근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독재를 미화하고, 5·18 민주화 운동을 폭동으로 왜곡하는 등 극우 성향 교육 단체 '리박스쿨'과 연관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 됐다.
탐사보도 매체 뉴스타파는 지난달 31일 리박스쿨이 서울교대와 업무협약을 맺고 리박스쿨 강사를 학교에 투입했다고 보도했다. 특정 대선 후보 비방 댓글을 쓴 참여자들에게 창의체험활동지도사 자격증을 발급해 주고, 늘봄학교 강사로 채용시켜 줬다는 의혹 또한 나왔다.
이를 접한 누리꾼들은 "하필이면 늘봄교실", "우연의 일치지만 소름이 돋는다", "수사받을 게 하나 더 늘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