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하며 전쟁을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경고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전용기에 탑승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수많은 미사일이 키이우로 발사돼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도대체 푸틴이 왜 그런 일을 벌이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새로운 제재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에 따르면 이번 공습은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로, 298기의 드론과 69기의 미사일이 22개 지역에 동시다발적으로 떨어졌다. 이로 인해 최소 13명이 사망했으며, 아동과 청소년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은 "공포의 밤이었다"고 전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에 "러시아의 테러 행위 하나하나가 새로운 제재를 부과할 충분한 이유"라며 "러시아는 전쟁을 질질 끌며 매일 사람들을 죽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과 세계의 침묵은 푸틴을 더욱 부추길 뿐"이라며 "러시아에 대한 강한 압박 없이는 이 잔혹함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제재는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금 중요한 것은 미국과 유럽, 그리고 평화를 원하는 전 세계 모든 이들의 결단력"이라며 "세계는 러시아 경제의 모든 약점을 알고 있다. 이 전쟁은 러시아에 대한 강한 압박을 통해서만 멈출 수 있다. 푸틴이 미사일을 쏘는 것이 아니라 종전을 고민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 군수산업 단지를 겨냥한 것이라며, 자국이 우크라이나 드론 110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까지만 해도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는 종전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지속적인 중재와 국제사회의 압박에도 러시아의 공습이 계속되자, 강경책을 다시 검토하는 분위기다. 미국 정치권 내에서도 러시아 제재 강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간지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미국 연방 상원에서는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을 차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제재 법안이 발의됐으며, 전체 100명의 상원의원 중 81명이 공동 발의자로 참여할 만큼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특히 일부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 법안에 찬성하지 않더라도 자신들은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법안 표결이 이뤄질 경우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 67명 이상의 찬성표 확보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