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현지시간)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인스타그램에 올렸다가 지운 사진(왼쪽)과 그 후 올린 해명 글(오른쪽). 연합뉴스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자신에 대한 암살을 선동하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사진을 SNS에 올린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더러운 경찰"이라며 강도높게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린 아이도 그 사진이 의미하는 바를 안다"며 "끔찍한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1기 때 FBI 수장직에서 해임된 코미 전 국장은 최근 인스타그램에 조개껍데기들이 '86 47'이라는 모양으로 놓인 사진을 올리면서 "해변 산책로에서 본 멋진 조개 배치"라는 글을 남겼다.
미국에서 숫자 '86'은 속어로 쓰일 때 '내쫓다'라는 의미로 쓰이는데, 일부에서 '죽이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다.
'47'은 47대 미국 대통령인 트럼프를 의미한다. 따라서 코미 전 국장이 올린 사진이 "트럼프를 죽이자"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이다.
코미 전 국장은 해당 사진이 논란이 되자 삭제한 뒤 "나는 그것이 정치적 메시지라고 여겼을 뿐, 폭력과 연관시킨다는 점을 깨닫지 못했다"며 "나는 그런 생각은 해 본 적이 없고, 일체의 폭력에 반대하기 때문에 게시물을 내렸다"고 해명했다.
'트럼프를 내쫓자'는 의미로 사용했을 뿐, 86이라는 숫자가 살인의 의미로 쓰일 수 있다는 점을 몰랐다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그런 일을 한 것에는 이유가 있지만, 나는 이에 대해 어떤 입장도 취하고 싶지 않다"며 법집행 당국의 수사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표했다.
캐시 파텔 현 FBI 국장은 이 문제에 대한 1차 수사권을 가진 비밀경호국과 비밀경호국 국장에게 "모든 필요한 지원을 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코미 전 국장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민간 이메일 계정 스캔들'을 수사하기로 결정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FBI가 트럼프측의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자 사이가 틀어졌고 결국 코미 당시 국장은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해임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유세 기간에 2차례나 암살 위기를 겪었다.
지난해 7월 13일 트럼프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주 유세 도중 총격을 받아 오른쪽 귀 윗부분을 다쳤다. 당시 트럼프 후보가 연단에서 연설하면서 고개를 살짝 돌리지 않았다면 치명상을 당할 수도 있는 아찔한 순간이 연출됐다.
두달 후 트럼프 후보는 플로리다주 자신 소유의 골프장에서 측근들과 골프를 치다가 또다시 화를 당할 뻔 했다. 무장한 용의자가 골프장 인근 풀숲에 12시간 동안 머무르며 기회를 보다 경호원들에게 발각됐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