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뉴스] 농림부는 왜 예측에 실패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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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속사정이 궁금하다. 뉴스의 행간을 속시원히 짚어 준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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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값 폭등 사태로 인해 소비자들의 주름이 깊어지고 있다. 배추 값 폭등사태는 이상기후가 주요 원인었지만, 대비만 잘했더라도 상당부분 고통을 덜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배추값이 한 포기당 1만 5천원까지 치솟자 뒤늦게 대책을 내놓은 농림부의 예측 실패가 왜 발생했는 지 그 속사정을 알아봤다.

▶농림부가 어떤 예측 시스템을 갖고 있는가?

=농림부는 농촌경제연구원에 농업관측센터를 갖고 있고 매달 관측 월보를 발표한다. 관측센터가 하는 일은 예를들면, 배추의 경우 1명이 관측을 담당하고 있는데 생산지와 지역농협 등을 통해 재배의향 면적과 작황조사, 그리고 출하량을 추정해 발표한다. 관측 결과는 매달 말에 농림부 채소특작과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전문가들의 평가를 받고 4만부 정도의 관측월보를 발간해 생산자와 농업관련기관에 배포를 한다.

▶ 농림부가 그런 예측 시스템을 갖고 있는데 배추값 폭등사태를 왜 예측 하지 못한 건가?

=관측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번 배추값은 추석을 앞두고 9월 중순부터 오르기 시작해 1만 6천원까지 치솟았다. 그런데 9월 배추값 관측동향 회의는 8월 말에 열렸는데 이 당시 관측센터는 ''''9월에는 배추값이 내릴 것이다''''라고 관측을 했다. 농림부 채소특작과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는 9월에는 태풍도 없고 기상상황도 낙관적이라고 보고돼 정반대의 예측결과가 발표됐다''''고 설명을 했다.

▶당시에는 기상상황에 대한 오판으로 정확한 예측에 실패했더라도 중간에 수정할 수 있었던 것 아닌가?

=그 점이 미스터리다. 태풍 곤파스가 9월 2일부터 3일까지 서울.경기와 강원도 지역의 중부지방을 관통했고 그 다음에도 비가 자주내렸다. 그때부터 산지인 고랭지 채소 생육상태가 매우 좋지 못했다. 뿌리가 썩고 제대로 자라지 못하니까 생산량도 급격히 감소를 했고 9월 중순에 가격이 폭등을 하게 된 것이다. 참고로 9월과 10월에 출하되는 배추되는 90%이상이 강원도과 전북 무주 일부 지역의 고랭지 채소다.(채소 생육기간 90일) 따라서 농업관측센터가 주의를 갖고 면밀히 살폈봤다면 ''''가격이 내릴 것''''이라고 예측한 관측동향을 9월 중에도 급히 수정할 수가 있었다. 그런데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다.

▶배추 주산지가 강원도 고랭지 지역이면 그리 넓은 면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농림부가 왜 관측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은 건가?

=농림부 관계자는 ''''관측이 달라지면 속보를 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농산물 수급구조에서 폭락이 늘 문제가 됐지 ''''가격 폭등''''이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해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것 같다''''라고 해명을 했다. 한마디로 정리하면 ''''너무 사태를 안이하게 봤다'''' 이렇게밖에 말씀드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러다보니까 손놓고 있다가 추석 이후에도 배추값 폭등세가 지속되고 비판이 쏟아지자 이달 1일날 중국배추를 수입하겠다는 때늦은 뒷북대책을 내놓게된 것이다. 농림부가 제대로 관측을 해서 미리미리 신선채소를 좀 확보했다면 가격은 어느정도 올라겠지만, 소비자들의 고통은 상대적으로 지금보다는 완화됐을 것이다.

▶4대강 사업으로 경작면적이 준 것도 배추값 폭등에 일조를 했다라고 하지만 정부는 부인하고 있는데?

=배추값 폭등은 여름에 폭염과 잦은비가 주요원인으로 볼 수 있지만, 4대강 사업으로 경작면적이 준 것도 영향을 줬다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왜냐하면 농산물은 공산품과 달리 공급이 비탄력적이다. 공산품이라면 밤새 공장을 돌려서라도 생산량을 늘릴 수 있지만, 농산물은 공급량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 없기 때문에 가격결정이 굉장히 특수하다. 그래서 약간의 공급량 변화만 있더라도 가격 변동이 굉장히 심할 수 밖에 없다. ''''정부는 4대강 사업으로 1.4%의 경작지가 줄었다고 하지만, 단순히 1-2%가 변화하더라도 가격이 요동칠 수 있다''''고 한 연구원의 관계자가 밝혔다. 경제학에는 이같은 현상을 ''''거미줄 이론''''을 통해 설명한다.

▶좌우지간 소비자들은 배추값이 언제쯤이나 안정될 것이냐 하는 부분에 관심이 큰데 어떤가?

=우리나라 배추생산 싸이클은 이렇다. 배추는 생육기간이 90일정도 되는데 6월,7월까지 강원도 고원지대에서 배추를 심으면 8월부터 10월까지 생산을 도맡게 된다. 그리고 7월부터 8월까지 전국적으로 배추가 재배된다. 그러면 10월 말부터 11월까지 배추를 공급하게 된다. 이것이 김장김치다. 그런데 지금 고랭지뿐 아니라 전국 생산지에서 길러지고 있는 배추의 작황상태도 그렇게 양호하지 못하다. 그래서 김장철 전까지도 가격이 예년수준으로 안정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농림부와 관측센터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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