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이 28일 오전 대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특수통' 검사 출신들이 특검과 피의자 신분으로 마주했다. 조은석 특검이 이끄는 내란특검팀과 윤석열 전 대통령 간의 첫 대면이 성사된 것이다. 양측은 출석 방식부터 힘 겨루기를 했지만, 비공개 출석을 고집하던 윤 전 대통령이 현관으로 출석하면서 특검이 기선제압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사가 시작된 가운데, 양측 간 본격적인 수싸움이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은 29일 오전 9시 55분쯤 차를 타고 내란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고검 현관 앞에 도착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탄 차량이 28일 오전 내란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건물에 도착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윤 전 대통령은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가지 않은 이유, 진술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냐는 질문에 침묵하고 곧장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조사에 입회할 송진호·채명성 변호사도 윤 전 대통령과 동행했다.
앞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사실로 들어가는 모습을 공개할 수 없다며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는 방식을 요구했다.
하지만 특검은 "현관 출입을 안하면 출석 불응으로 간주한다"고 강조했고, 결국 윤 전 대통령은 특검이 제시한 대로 현관으로 공개 출석했다.
특검은 오전 10시 14분부터 윤 전 대통령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28일 오전 대면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 마련된 내란특검 사무실로 출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조 특검과 윤 전 대통령 모두 검찰 시절 '특수통'으로 이름을 날렸다.
조 특검은 정교하고 끈질긴 수사 방식을 보였다면, 윤 전 대통령은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방식에서 차이는 있었다.
조 특검은 김대중 정부 시절 신동아그룹 수사 주임검사로 두각을 나타냈다. 최순영 회장 횡령·외화밀반출 혐의를 수사해 구속기소했다. 아울러 김대중 정부 '옷 로비' 사건, 나라종금 로비 의혹,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등 대형 사건들을 두루 수사했다.
특히 나라종금 로비 의혹 수사 당시 정부 여권을 향해선 거침없이 수사해 눈길을 끌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일 전 의원, 한광옥 전 대통령비서실장,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 등 거물급 정치인들을 구속기소 했다.
연합뉴스
윤 전 대통령 역시 대표적인 특수통 검사 출신이다. 안대희 대검 중앙수사부장 시절 부산지검에서 근무하던 윤 전 대통령은 중수부 내 동료 검사들의 추천으로 중수부에 합류했으며, 대검 중수 2과장에 이어 1과장,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등을 거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농단 특검에서 수사팀장을 맡아 핵심 수사를 이끌었고, 문재인 정부 들어 고검 검사(부장검사급)에서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파격 영전한 뒤 다시 검찰총장으로 직행했다.
이날 조사는 조 특검이 직접 윤 전 대통령을 조사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모든 수사를 지휘하는 만큼 조사 방식과 범위, 신문 내용 등을 면밀하게 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 비화폰 기록 삭제 관여 혐의,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관련 의혹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윤 전 대통령은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혐의를 다툴 것이라고 변호인단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