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 전경. 제주도교육청 제공지난해 5월 악성 민원 등에 시달리다 숨진 제주 중학교 교사 사망사건과 관련해 학교법인이 내부 책임자들에게 사실상 솜방망이 수준의 징계를 의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해당 중학교를 운영하는 A학교법인은 지난 4일 교직원 징계위원회를 열어 학교장에게는 견책을, 교감에게는 징계 없음을 의결했다.
앞서 제주도교육청은 교사 사망사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날인 지난해 12월 5일 A학교법인에 교장과 교감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 해당 학교는 사립학교라 통상적으로 징계 처분은 내부 규정에 따라 이뤄지지만 교육감이 직접 징계를 요구할 수도 있다.
당시 진상조사반은 학생 가족 민원을 대응하는 과정에서 학교 측의 보호가 미흡했고 고인의 평소 업무 강도가 상당했던 점 등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교장은 민원 대응 과정에서 교사를 적극적으로 보호하지 못한 책임 등이, 교감은 병가 요청 대응과 경위서 작성 과정에서의 부적절성 등이 지적됐다.
그러나 정작 도교육청은 두 사람 모두에 대해 경징계를 요구해 교원단체 등 강한 반발을 샀다.
이후 열린 징계위는 교장에게 가장 가벼운 법정 징계인 견책을 의결했고 교감에 대해서는 징계하지 않기로 했다. 사립학교 교직원 징계는 중징계(파면·해임·강등·정직)와 경징계(감봉·견책)로 나뉘는데 이 중 견책은 공식적인 경고 조치에 그치며 급여 감액이나 직위 변동은 없다.
도교육청은 최근 교감 징계 결과에 대해 재심의를 요청했다. 관련 규정에 따라 재심의 절차는 도교육청 주관으로 진행되며 징계위 위원도 도교육청이 구성한다.
A학교법인은 지난 19일 교장과 교감에게 이같은 징계 의결 내용을 통보했으며 한 달간 이의신청을 받는다. 당사자가 불복할 경우 교육부 산하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을 제기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숨진 중학교 교사 추모 문화재. 고상현 기자
한편 지난달 26일 사학연금재단은 순직심사회의를 열고 교사의 사망을 산업재해로 인정했다. 교원단체들은 "학교의 민원 대응 실패로 교사가 숨진 만큼 순직 인정은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유족과 교원단체는 도교육청이 국회에 사실과 다른 경위서를 제출했다는 의혹과 진상조사 과정에서 심리부검 결과를 보고서에 반영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고인은 지난해 5월 22일 새벽 도내 한 중학교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유서에는 '학생 가족과의 갈등으로 힘들었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