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A씨가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벌어진 20대 남성 연쇄 사망 사건의 피의자가 모텔에 들어갈 때부터 약물이 든 음료와 일반 음료를 모두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던 정황이다.
또 경찰은 20대 여성 피의자가 범행에 사용한 빈 병을 자택으로 챙겨갔다고 밝혔는데, 현장에는 또 다른 빈 병도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약물 음료가 들었던 빈 병만 피의자가 챙기고 일반 음료의 빈 병은 현장에 남겨두는 방식으로 범행 은폐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모텔에서 약물이 섞인 음료를 먹여 남성 2명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여성 김모(22)씨가 지난 12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1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른바 '강북 연쇄 사망' 사건 피의자 김모(22)씨는 지난 9일 오후 8시 40분쯤 20대 남성 A씨와 수유동의 한 모텔에 입실하면서
두 종류의 음료를 챙겨갔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세 번째 피해자로, 이튿날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한 병에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처방받은 약물이 다량으로 담겨 있었지만, 다른 병에는 아무런 약물이 섞이지 않은 보통의 음료만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파악됐다. 음료들은 모두 같은 상표의 숙취해소제였다. 김씨가 사전에 범행을 치밀하게 준비한 정황으로, 경찰은 김씨가 약물이 든 음료만을 건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김씨는 향정신성의약품인 벤조다이아제핀계 약물을 탄 숙취해소제를 미리 집에서 준비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또 김씨는 A씨가 침대에 쓰러지자 태연히 객실을 빠져나오면서 범행에 사용했던 음료의 빈 병을 수거했는데, 범행 현장에서는 또 다른 빈 병이 발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가 범행에 사용한 음료의 빈 병은 수거하고, 약물이 들어 있지 않았던 음료의 빈 병은 현장에 의도적으로 남겨두는 방식으로 범행에 대한 은폐를 시도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김씨는 배달 음식과 함께 쓰레기들을 챙겨 나오는 과정에서 범행에 사용한 빈 병도 챙긴 것이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범행에 사용된 다수의 빈 병을 그의 자택에서 압수했다. 범행 현장에서 발견된 빈 병 또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약물 검출 여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체포 직전까지 인스타그램…'#맞팔디엠'
김모(22)씨 인스타그램 계정(왼쪽), 김씨가 경찰에 체포되기 약 30분 전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가운데), '#맞팔디엠' 등 김씨가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면서 함께 적은 해시태그들(오른쪽). 김씨 인스타그램 캡처김씨는 평소 SNS 인스타그램을 종종 애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다수의 이른바 '셀프카메라'(셀카) 사진과 짧은 영상 등이 올라와 있으며, 10대 시절이 담긴 사진이나 좋아하는 음악, 의류 등에 대한 게시물도 다수 있었다.
특히 대다수의 게시물에는 자신의 셀카 사진·영상과 함께 여러 '해시태그'가 적혀 있었다. 해시태그는 '#팔로워환영', '#선팔맞팔', '#맞팔디엠' 등 모르는 사람들과 쉽게 소통하고자 하는 의사를 드러내는 키워드가 대부분이었다. 이는 서로 '팔로우'를 주고받아 친구 상태를 맺거나, 친구를 맺은 뒤 '다이렉트 메시지'(DM)로 소통하자는 뜻이다.
김씨는 체포되기 약 30분 전까지도 인스타그램을 사용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김씨의 인스타그램 사진 게시 시간을 분석한 결과,김씨의 인스타그램 사진 게시 시간을 분석한 결과, 김씨가 마지막으로 사진을 올린 시각은 지난 10일 오후 8시 28분쯤. 경찰은 김씨를 같은 날 오후 9시쯤 강북구 미아동 주거지 앞에서 상해치사와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또 두 번째 피해자인 20대 초반 남성이 지난달 29일 숨진 채 발견된 이후 경찰에 체포되기 전까지 열흘여 동안 김씨가 올린 인스타그램 게시물 '스토리' 포함 총 41개로 파악됐다. 스토리는 24시간 동안만 공개된 후 사라지는 게시물이다.
김씨에게 약물이 든 음료를 받아먹고 기절하거나 숨진 남성은 현재까지 3명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8일과 이달 9일 만난 2명의 20대 남성은 사망했고, 지난해 12월 만난 1명은 의식을 잃었다가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구했다.
경찰은 이번 주 안에 김씨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상해치사·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 등으로 김씨를 수사하고 있으나, 아직 살인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