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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게임? 제목이 뭐 이거냐고…" 이서환의 '오징어 게임2'[EN: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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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서환은 '오징어 게임' 시즌2가 기대했던 것보다 2배나 더 만족스럽게 나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배우 이서환은 '오징어 게임' 시즌2가 기대했던 것보다 2배나 더 만족스럽게 나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
사람 일은 정말 한 치 앞을 모른다. 배우 이서환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상황 속에서 영화와 공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했다.

공연을 선택했으면 경제적으로도 좀 풀리고 아내에게 면목도 섰다. 하지만 당시 영화 한 편 한 줄 이력서가 중요한 상황이었기에 그는 결국 영화를 택했다. 그게 영화 말모이(2019)였다.

그의 선택은 경제적인 어려움을 불렀다. 개인회생 절차까지도 밟아야 했다. 후회하지 말자던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기도 했다. 그때,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1 섭외 제안이었다.

"제목이 보니까 오징어 게임이더라고요. 제목이 뭐 이거냐고 했던 거 같아요(웃음)"

이서환은 당시 본인의 모습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며 성기훈 단짝인 박정배 역할을 꿰찼다. 이번 시즌2에서는 오징어 게임에 직접 참여하며 그의 분량이 대폭 늘어났다.

이서환은 시즌2 촬영을 마친 후, 제작진에게 과거 자신에게 연락을 준 배경에 대해 3년 만에 물어봤다고 한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그는 "그때 오징어 게임 조연출 2명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그때 말모이 했던 친구들이었더라"고 밝혔다.

이어 "당시 시즌1 오디션을 봤는데 성기훈의 친구를 아직 뽑지 않아 내게 연락을 준 것"이라며 "일찍 알았으면 맛있는 거 많이 사줬을 건데 마지막에서야 알았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이번 일로 큰 교훈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내가 가장 후회했던 순간이 지금의 나를 만나게 했어요. 인생의 가장 후회스러운 순간조차도 내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될지 모른다고 생각하게 됐죠."

"강하늘의 '악! 악! 악!' 그거 애드리브였어요" 웃음

배우 이서환은 이정재와의 호흡에 대해선 "이렇게 저렇게 하자라는 대화는 없었다"며 "희한한 건 내가 이렇게 하면 바로 따라와 주시고 그냥 서로 티키타카가 됐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배우 이서환은 이정재와의 호흡에 대해선 "이렇게 저렇게 하자라는 대화는 없었다"며 "희한한 건 내가 이렇게 하면 바로 따라와 주시고 그냥 서로 티키타카가 됐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이서환은 시즌1과 시즌2에서 박정배를 최대한 변화 없이 같은 성향의 인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는 "세상 때에 묻어 외로워진 건 있겠지만, 박정배의 성격 자체가 달라지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떠올렸다.

이어 "모르는 공간에서 3년 만에 친구를 만났으니 반가움이 크지 않겠느냐"며 "너무 오랜만에 만난 친구도 1~2분 지나고 나면 어제 만난 것처럼 돌아가니 정배도 그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극 중 박정배는 해병대 출신으로 작품 후반부에 핑크가드와 총격전을 벌인다.

이서환은 "사실 제가 방위병 출신"이라며 "용산에가서 극 중 소품과 비슷한 비비탄 총을 샀다"고 운을 뗐다.

그는 "유튜브 영상을 참고하며 인적이 드문 곳에서 자세를 잡아봤다"며 "총 견착은 물론 포복도 직접 하며 연습을 오래 했다. 연습한 대로 하니 오히려 너무 빨라 황동혁 감독님이 조금만 느리게 해달라고 하더라"고 웃었다.

극 중 해병대 출신은 또 있다. 참가자 388번 강대호(강하늘)다. 박정배가 강대호의 몸을 건드리면 강대호는 '악!' 기합을 넣는다. 이 장면은 애드리브다.

이서환은 "극본에는 '알겠습니다' 이런 내용이 있었다"며 "해병대는 길게 말하지 않는 걸 알고 있었는데 강대호를 탁 치니까 '악!' 하길래 탁탁 더 치니 '악악!' 나와서 티키타카가 딱 맞았다"고 웃었다.

"하시던 데로 하라고 해서 제가 귀여움 흘렸나…"

배우 이서환은 박정배 역할 말고 다른 관심 있는 배역이 있는지 물어보자 의외로(?) 성소수자이자 특전사 출신인 조현주 역을 꼽았다. 그는 "현주 캐릭터가 너무 좋더라. 저거 내가 했으면 어땠을까 라고 생각은 해봤다"고 떠올렸다. 넷플릭스 제공배우 이서환은 박정배 역할 말고 다른 관심 있는 배역이 있는지 물어보자 의외로(?) 성소수자이자 특전사 출신인 조현주 역을 꼽았다. 그는 "현주 캐릭터가 너무 좋더라. 저거 내가 했으면 어땠을까 라고 생각은 해봤다"고 떠올렸다. 넷플릭스 제공
그는 '둥글게 둥글게' 게임을 하는 장면에서 이병헌의 살기를 느꼈다고도 전했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 한 명을 오영일(이병헌)이 직접 처리한다.

이서환은 "저는 가까이서 봤는데 정말 눈이 확 돌아가더라"며 "눈을 갈아 끼운 거 같더라. 이 말밖에 표현이 안된다. 눈 주변이 시뻘게지더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이어 "나라면 저걸 할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던 거 같다"며 "내가 못하는 것들에 대한 경이로움이 있다. 그 연기가 기가 막혔다"고 강조했다.

자연스레 황동혁 감독과의 호흡도 전했다. 이서환은 "저를 많이 믿어주셨다"며 "갑자기 돌발행동하는 걸 썩 좋아하시는 분이 아닌데 희한하게 정배는 많이 봐주셨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2 촬영 현장. 넷플릭스 제공'오징어 게임' 시즌2 촬영 현장. 넷플릭스 제공
그는 "정배에 대한 황 감독님의 유일한 디렉팅은 귀여움이었다"며 "이게 처음에 들었을 땐 몰래카메라인가 싶었는데 감독님 말로 제 얼굴에 귀염 상이 있다고 했다. 그래서 하시던 대로 하면 된다고 해서 내가 그동안 귀여움을 흘리고 다녔는지 생각했다"고 웃었다.

이서환은 또 작품 후반부 핑크가드와의 총격전과 관련해 다들 합이 좋아 의외로 특별한 뒷얘기가 없었다고 떠올렸다. 그는 "극 역할 상 강대호를 제외하고는 실제로 다들 군필이어서 총을 딱 쥐여주자마자 다 알아서 하시더라. 우리나라 군필의 위엄을 봤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둥글게 둥글게' 게임 세트장을 처음 봤을 때 압도됐다고 떠올렸다. 이서환은 "화면에 다 못 담는다. 독일에 있었을 때 조그만 교회만 다니다가 쾰른 대성당을 갔을 때 공기가 훅 누르는 느낌을 받았다. 그런 세트장이었다"고 말했다.


"오징어 게임 이후로 제 풍경, 계속 달라지고 있죠"

이서환의 아내는 '오징어 게임' 시리즈 섭외 제안을 받았을 때 되레 만류했다고 한다. 이서환은 "와이프는 요리사가 칼만 들어도 안 본다"며 "딱 봐도 험하니 안 하면 안 되겠냐고 하더라"고 웃었다. 넷플릭스 제공이서환의 아내는 '오징어 게임' 시리즈 섭외 제안을 받았을 때 되레 만류했다고 한다. 이서환은 "와이프는 요리사가 칼만 들어도 안 본다"며 "딱 봐도 험하니 안 하면 안 되겠냐고 하더라"고 웃었다. 넷플릭스 제공
익히 알려졌듯이 이서환은 뒤늦게 배우 길에 올랐다. 교사가 되고 싶어 교직 이수를 했으나 적성에 맞지 않아 다른 길을 찾았다.

30살에 CCM가수가 되고 싶어 뒤늦게 음악신학대에 입학해 졸업하고 32살에 되어서야 대학로까지 오게 됐다.

"무대에서 박수를 받으니 적성을 찾은 거 같았어요. 처음에는 그냥 덤벼봤죠. 그런데 작품이 안 걸리더라고요. 1년을 거의 놀았어요. 와이프가 벌어온 돈까지 까먹으면서 연기 학원을 다녔고, 그리고 1년 만에 오디션 합격한 게 뮤지컬 지킬앤하이드(2005)였어요."

이 때문에 아내에게 고마움을 거듭 전했다. 그는 "지금 와이프가 없었으면 저는 배우 생활을 안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며 "제가 연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줬다. 지금의 저를 있게 한 건 와이프의 역할이 90%"라고 강조했다.

배우 이서환이 지난 12월 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배우 이서환이 지난 12월 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오징어 게임' 시리즈는 이서환에게 여러모로 많은 의미로 다가올 작품이다. 이에 그는 JTBC 드라마 송곳(2015)에 나온 대사를 떠올렸다.

"서 있는 자리가 달라지면 풍경이 달라진다는 말이 있어요. 오징어 게임 이후로 계속 풍경이 달라지고 있어요. 저한테는 그런 작품입니다."

한편, 지난달 26일 공개된 시즌2는 연신 흥행 기록을 쓰며 △오징어 게임 시즌1 △웬즈데이에 이어 넷플릭스 역대 세 번째로 가장 많이 시청된 작품에 올랐다. 여기에 시즌1까지 역주행을 불러일으키며 큰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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