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양동근은 "강애심 선배님의 애정과 황동혁 감독님의 디렉팅 한 스푼이 박용식과 장금자의 모습이 나온 거 같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넷플릭스 제공확실히 스웨그(swag)가 넘친다.
일어서서 양팔을 벌려 기자에게 인사를 건네는가 하면 인터뷰 도중 황동혁 감독을 '미켈란젤로 팡 HDH'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분위기를 유쾌하게 이끌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 게임' 시즌2에서 박용식 역을 맡은 배우 양동근이다. 그는 작품이 공개된 이후 편하게 말할 수 있게 됐다며 "속 시원하다"고 웃었다.
극 중 박용식은 상습적인 도박으로 큰 빚을 지고 오징어 게임에 참여하는 어리숙한 인물이다. 그는 게임에 참여한 뒤, 자신의 빚을 갚기 위해 엄마 장금자(강애심)도 이 잔혹한 게임에 들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엄마와 아들이 함께 목숨을 걸고 게임에 참여하는 설정은 공개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애초 박용식의 이미지는 날 선 인물이었다고 한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양동근은 "감독님이 생각했던 인물의 질감은 좀 더 건조하고 날카로웠다"고 떠올렸다.
그는 "그런데 감독님이 하라는 대로 안경과 머리를 하고 귀여운 엄마를 봤을 때 감독님이 생각한 결과 달라 보이더라"고 웃었다.
이어 "강애심 선배님이 감정을 주시면 제가 리액션하는 방식으로 연기했고 감독님 디렉팅과 함께 현장에서 만들어지는 흥미로운 인물이 됐다"고 덧붙였다.
"우는 연기에 대한 트라우마…몸살도 났죠"
배우 양동근은 "엄마와 아들 듀오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섭외 제안을 주셨던 거 같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사실 양동근은 오징어 게임 대본을 받았을 때 마냥 기쁘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어렸을 때부터 우는 연기에 대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었어요. 현장에 가면 많은 사람들이 나만 바라보고 있는데 슬프지 않은 상태에서 (억지로) 장면을 찍다보니 그때의 기억들이 좋지 않게 남아 있어요. 그래서 대본에 우는 신이 있는지부터 살펴봐요."
이번 시즌2에도 우는 연기가 있었다. '둥글게 둥글게'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박용식과 장금자가 갈라졌다가 눈물 속에 재회하는 장면이다.
양동근은 "(다둥이) 아빠니까 일을 해야 했고 오징어 게임이라는 좋은 기회이기에 출연할 결심을 하게 됐지만, 그 장면을 찍기 전날까지 계속 괴로웠다"며 "몸살이 날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강애심 선배님 덕분에 다행히 만족스럽게 나왔다"며 "강애심 선배님에게 자주 얘기하고 동료들에게도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양동근은 한때 화제가 된 '시즌3 레오나르노 디카프리오가 출연설'에 대해서도 본인의 생각을 말했다.
그는 "웅장한 촬영 세트장을 보고 있으면 천지창조 작품이 자연스레 떠오르더라"며 "천지창조가 미켈란젤로 작품이었는데 제가 순간 착각해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떠올렸다"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그래서 감독님께 영어 이름 있냐고 물었는데 없다고 하셔서 제가 '레오나르도 팡' 어떠시냐고 물었어요. 감독님이 디카프리오요? 라고 되물어 아니요 다빈치라고 말한 기억이 있어요."
이어 "진짜 이건 감독님과 나 둘만 아는 얘기"라며 "우리가 얘기해서 밖으로 나갔나 진짜 그렇게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시즌3의 박용식·장금자 스릴 보고 올려야 했었는데…"
배우 양동근은 시즌2 엔딩을 보고 감탄했다고 밝혔다. 그는 시즌3 내용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넷플릭스 제공양동근은 촬영 현장에서 황 감독 주변에 이정재, 이병헌이 있는 모습을 떠올리며 위대한 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시즌2를 통해 황동혁 감독과 함께 하면서 "상상 이상의 충격을 주는 걸 확인했고 저도 (작품에 대한) 자부심이 생기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시즌2가 미국 골든글로브 작품상 후보로 이례적으로 선정된 것도 언급했다. 그는 "박용식과 장금자의 시즌3 스릴을 보고 올렸어야 했는데 성급했다"고 웃었다.
양동근은 평소 스스로를 믿지 않는다. 그는 "저는 언제나 부족하다고 생각해 이 부족한 부분을 누군가를 통해 채우고 합해졌을 때 비로소 완벽해진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 양동근이 지난 12월 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넷플릭스 '오징어게임2'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또 이번 6개월 간의 촬영이 이어지면서 아내에게 가장 마음이 쓰였다고 털어놨다. 양동근은 2남 1녀를 두고 2마리의 반려견과 함께 살고 있다.
그는 "제가 오랜 장시간 집을 비우다 보니까 와이프가 너무 힘들어하더라"며 "하루에도 설거지와 빨래가 산더미처럼 쌓이게 된다. 어찌보면 와이프가 직격탄을 맞은 거였는데 잘 견뎌줬기 때문에 오늘의 이런 좋은 날을 맞이한 것"이라고 고마워했다.
한편, 지난달 26일 공개된 시즌2는 연신 흥행 기록을 쓰며 △오징어 게임 시즌1 △웬즈데이에 이어 넷플릭스 역대 세 번째로 가장 많이 시청된 작품에 올랐다. 여기에 시즌1까지 역주행을 불러일으키며 큰 관심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