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지도자 출신 빙상 코치의 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에 이어 강원 체육계 전반에서 지도자들의 음주운전 사례가 줄줄이 드러나고 있다.
이들은 현재까지 지도자 생활을 지속해오고 있는 것은 물론 학교 측에서도 단순 '경고성' 처분에 그친 것으로 확인돼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 소속 펜싱 지도자 A씨는 지난 3월 말 강원 춘천의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신 뒤 차를 몰다 적발됐다.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으로 알려졌다.
역도 지도자인 B씨도 지난해 7월 음주운전 혐의로 적발된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고교 시절 전국체전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등 유망 기대주로 활약했다. 두 사람은 강원도교육청 소속으로 현재 강원도내 모 고교에 파견돼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어느 때 보다 높은 가운데 학부모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구기 종목 청소년 선수 자녀를 둔 한 아버지는 "체육 지도자의 범죄 행위는 단순한 지도자의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체육계에 몸담아야 할 미래 아이들의 꿈을 짓밟는 일"이라며 "자녀의 실력 향상도 중요하겠지만 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지도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음주운전 행위에 대한 두 사람의 자질 논란을 떠나 학교 측이 두 사람에 대해 '학교장 경고' 처분이라는 솜방망이식 처분을 내린 사실이 확인되면서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학교 측은 경고 처분 사실을 소속 기관에 통보하지 않기도 했다.
학교 측 관계자는 "학교 내에서 위원회를 열고 판단해 받은 결과"라며 "본인들이 이런 처분을 받았다고 먼저 알려준 부분이 감안이 된 부분이 있고, 학교 체육 발전을 위해서 해왔던 공헌도도 있지 않겠냐"라고 해명했다.
이들은 공무직 신분으로 음주운전 등 개인 비위 행위를 저지를 시 기관 통보 대상에 해당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앞서 음주운전과 음주측정거부 등 두 차례나 벌금형을 선고받고도 또 술을 마신뒤 운전대를 잡은 춘천시체육회 소속 빙상 코치 C씨
([단독]'상습 음주운전' 빙상 지도자, 소속 체육회는 '뒷짐')에 대해 검찰은 최근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스피드스케이팅 국가대표 지도자 출신인 C씨는 지난 1월 12일 오전 춘천 퇴계동에서 술을 마신 뒤 차를 몰다 적발됐다. 혈중알코올농도 수치는 0.058%로 나타났다.
체육계 지도자들의 연이은 음주운전 행위에 대해 체육계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원특별자치도의회 교육위원회 전찬성 강원도의원(더불어민주당·원주)은 "아이들을 가르치고 모범을 보여야 할 체육 지도자들이 잇따른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고 있음에도 솜방망이 처벌 관리 부실이 반복되고 있다"며 "체육계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