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 게시물에 "예"답글 머스크…"루비콘 강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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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환송식' 1주일만에 둘 관계 파국으로 끝나
머스크, 지난달 말부터 트럼프 '감세법안'에 비판
트럼프 "전기차 보조금 폐지하자 그는 미쳐버려"
테슬라 주가 14.26% 급락…시총 206조원 증발

연합뉴스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관계가 파국을 맞았다.

트럼프 재집권의 '1등 공신'으로 불리며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5일(현지시간) '트럼프 탄핵' 게시물에 "예"라는 답글을 단 것이다.

불과 1주일 전만 하더라도 이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백악관을 떠나는 머스크 CEO를 위해 약식 기자회견 형태의 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이는 머스크가 미 연방정부 공무원이면서도 이해충돌 규정에서 면제받는 '특별 공무원' 신분이어서 1년에 130일 넘게 근무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연방정부 조직 개편과 공무원 감축을 주도한 머스크에게 그동안의 성과를 치하하며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에서 '황금 열쇠'를 선물하며 "그는 백악관에 자주 오갈 것 같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선물한 열쇠로 언제든 백악관 문을 열고 들어오라는 뜻이었다. 
 
이에 머스크도 "나는 대통령이 원할 때 언제든 조언을 제공하길 희망한다"고 화답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때부터 둘 사이에는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말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공약을 상징화한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The One Big Beautiful Bill·이른바 '감세법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하기 시작했다. 
 
해당 법안은 개인 소득세율 인하,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2017년 감세법에 따라 시행돼 왔으나 곧 종료될 예정인 주요 조항을 연장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법안은 지난달 22일 미 하원을 통과해 현재 상원에 계류 중이지만, 민주당에서는 저소득층 복지 축소를 우려하며 반대의 뜻을 표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3일에는 "이 엄청 터무니없고 낭비로 가득 찬 의회의 지출 법안은 역겹고 혐오스러운 것"이라며 "법안을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은 반드시 낙선시켜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급기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난 자리에서 머스크에게 직격탄을 던졌다. 
 
그는 머스크에 대해 "머스크와 나는 좋은 관계였지만, 더 이상 좋을지는 모르겠다"며 "나는 그에게 놀랐고 매우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의 이같은 행동의 원인으로 전기차 보조금 혜택 폐지와, 머스크가 지지한 인사의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 지명을 철회한 것, 정부효율부(DOGE) 수장 임기를 의도치 않게 끝내게 된 것 등을 꼽았다.
 
그러자 온라인상에서 두사람간 때아닌 설전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머스크는 X에 "내가 없었으면 트럼프는 대선에서 졌고, 민주당은 하원을 장악하고, 공화당은 상원에서 겨우 우위에 있었을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에 "내가 머스크에게 떠나라고 요청했고, 아무도 원하지 않는 전기차를 강요하는 정책을 빼앗았다"며 "그리고 그는 그저 미쳐버렸다"고 쏘아붙였다. 
 
급기야 머스크는 '트럼프 탄핵' 관련 게시글에 "예"라는 답글을 올리며,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14.26% 급락한 284.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개장 초반 테슬라 주가는 3% 남짓 하락하며 출발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CEO가 날 선 공방을 벌이는 사이 낙폭은 확대되며 한때 17%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하루 새 테슬라 시가총액 약 206조원이 날아간 것이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해 7월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을 계기로 '트럼프 지지'를 공식화한 뒤 거액 기부는 물론 경합주 유세를 통해 트럼프 대선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대선 승리 이후에는 정권 인수팀이 꾸려진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 상주하다시피하며 트럼프 최측근으로 부상했고, 트럼프 2기 행정부 정부효율부 수장을 맡아 연방정부 구조 조정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들을 충실히 수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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