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합뉴스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15일(현지 시각)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휴전 협상을 시작하기 전부터 서로를 겨냥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튀르키예 수도 앙카라에 도착해 휴전 협상에 참석하는 러시아 대표단을 '장식용'이라고 비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 측 참석자 명단을 공식 통보받진 않았지만 우리가 보는 바에 따르면 장식적인 수준에 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대표단이 어떤 급인지, 어떤 권한을 가졌는지,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 이해해야 한다"며 "우리는 모두 러시아에서 결정을 내리는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대표단은 최고 수준"이라며 "외무부, 대통령실, 군부, 정보기관 등이 참여해 정의로운 평화를 이끌 수 있는 결정을 내리기 위해 파견됐다"고 강조했다.
지난 1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직접 대화를 제안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상 간 회동을 역제안했는데, 러시아는 전날 밤늦게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보좌관을 단장으로 하는 대표단 명단을 공개했다.
이러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에 러시아는 발끈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을 겨냥해 "누가 장식용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나. 광대? 패배자?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기 분야 최고 전문가들을 그렇게 말할 권리가 없다"며 "대표단은 3년 전 이 가장 진정한 가짜(젤렌스키)에게 나라와 국민을 모두 구할 기회를 줬지만 그는 가짜였기에 이 기회를 사용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이날 외교클럽 행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이스탄불에 직접 와야 한다고 요구했다면서 "그는 한심한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푸틴 대통령이 이스탄불 회담에 참석하지 않으며, 조만간 튀르키예를 방문할 계획도 없다고 공식 발표했다.
또 현재로서는 수일 내 푸틴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회담 준비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를 방문한 자리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에 진전이 있다면 16일 이스탄불에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불발되자 이날 우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먼저 만나 다음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 대표단과 중재국인 미국의 일부 관리는 이스탄불에 이미 도착했다.
우크라이나 측이 협상에 응한다면 이날 오후에나 양측이 테이블에 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튀르키예 외무부 소식통은 로이터에 "회담 시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연기 문제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