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 tvN 제공토요일과 일요일 저녁마다 매회 새로운 음식을 주제로 '12첩 반상'을 차려 시청자에게 큰 사랑을 받은 tvN 토일드라마 '폭군의 셰프'(연출 장태유, 극본 fGRD, 기획 스튜디오드래곤, 제작 필름그리다·정유니버스). 타임슬립 한 3성급 프렌치 셰프 연지영(임윤아)이 최악의 폭군이자 최고의 미식가인 왕 이헌(이채민)을 만나게 되면서 벌어지는 500년을 뛰어넘는 판타지 서바이벌 로맨스였다.
종영 2주 후에 각종 음악 사이트에서 발매된 '폭군의 셰프' 오리지널 텔레비전 사운드트랙(Original Television Soundtrack) 앨범에는 오프닝 타이틀인 '보나베띠, 유어 마제스티'(Bon Appétit, Your Majesty)와 엔딩 타이틀 '푸드 스토리'(Food Story)를 비롯해 총 60곡이 실려 그 규모가 어마어마했다.
'셰프 오브 캐논'(Chef of Cannon)(Feat. 정혜심) '타일런트스 아리아'(Tyrant's Aria)(Feat. 양은선) '디그니티 오브 어 모나치'(Dignity of a Monarch) '신 오브 메모리'(Scent of Memory) '위스퍼스 오브 더 키친'(Whispers from the Kitchen) '판타스틱 레시피'(Fantastic Recipe) '세이브 마이 라이프 플리즈'(Save My Life Please) '더 파이널 플레이트'(The Final Plate) '팰리스 스토리'(Palace Story) '팔로우 미'(Follow Me) '푸드 파이트'(Food Fight) '셰프 코믹'(Chef Comic) '위어드 키친'(Weird Kitchen) '더 매지컬 키친'(The Magical Kitchen) '슬라이 코믹'(Sly Comic) '서스피셔스 오브 수라간'(Suspicious Soo Rack Gan) '마이 백'(My Bag) '모멘트 오브 크라이시스'(Moment of Crisis) '제산대군'(Jae San Dae Gun) '퀸'(Queen) '론리 킹'(Lonely King) '히 이즈 킹'(He Is King) '앵그리 타일런트'(Angry Tyrant) '매키네이션'(Machinations) '강목주 트랩'(Kang Mok Joo Trap) '사일런트 스트러글'(Silent Struggle) '블랙 앤드 화이트'(Black and White)
'오미너스 사인'(Ominous Sign) '섀도우 컨플릭트'(Shadow Conflict) '컨프런테이션'(Confrontation) '타일런트 텐션'(Tyrant Tension) '태권도 코믹'(Taekwondo Comic) '슬로우리 스니키'(Slowly Sneaky) '콩소메 오브 드라이드 폴록'(Consommé of Dried Pollock) '웁스 웁스'(Whoops Whoops) '슈가 파티'(Sugar Party) '숙수 미션'(Sook Soo Mission) '더 라스트 타이니 엑시트'(The Last Tiny Exit) '타임슬립'(Time Slip) '인 더 키친'(In the Kitchen) '풀리시 맨'(Foolish Man) '펀 테이스트'(Fun Taste) '인 더 조선'(Is This Josun) '로키스 키친'(Raucous Kitchen) '테이스팅 스워드 댄스'(Tasting Sword Dance) '러블리 유'(Lovely You) '오트 퀴진'(Haute Cuisine) '뷰티풀 테이블'(Beautiful Table) '더 그레이티스트 테이스트'(The Greatest Taste) '아이리스'(Iris) '언더 더 스카이 오브 블러썸스'(Under the Sky of Blossoms) '미씽 유'(Missing You) '테이스트 오브 더 하트'(Taste of the Heart) '큐리어스 텐션'(Curious tension) '체이스'(Chase) '더 라스트 듀'(The Last Due)까지 60곡이 드라마의 '맛'을 살리는 음악으로 등장했다.
'폭군의 셰프' 전창엽 음악감독. 뮤직레시피 제공설렘, 긴장감, 위기, 아련함, 코믹함 등 다양한 감정을 풀어내는 '폭군의 셰프' 속 음악을 총괄한 인물은 바로 전창엽 음악감독이다. 2006년 '101번째 프러포즈'를 통해 음악감독으로 정식 데뷔한 전 감독은 이번 '폭군의 셰프' 외에도 '바람의 화원' '밤에 피는 꽃' 등 장태유 감독 음악을 자주 담당해 왔다.
CBS노컷뉴스는 '폭군의 셰프'의 오리지널 텔레비전 사운드트랙 앨범 제작기를 전창엽 음악감독으로부터 들어봤다. 인터뷰는 지난달 31일 서면으로 이루어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1. '폭군의 셰프' 음악감독을 맡게 된 계기와 배경이 궁금합니다. OST 음악감독이라는 개념이 아직 낯설 독자를 위해 '어떤 일을 하는 위치'인지도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음악감독 전창엽입니다. 먼저 '폭군의 셰프'를 사랑해 주신 모든 시청자분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장태유 감독님과 오랫동안 많은 작품을 함께했습니다. 이러한 인연으로 이번에도 장태유 감독님에게 '폭군의 셰프' 음악감독 제안을 받고 작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드라마에서 음악감독의 역할을 간단히 말씀드리면 드라마에 나오는 모든 음악을 담당하는 일을 합니다. 드라마에 삽입되는 가창 곡을 포함한 드라마에 사용되는 모든 BGM을 책임지는, 드라마의 음악 총책임자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카페 신에서 나오는 작게 들리는 카페 음악까지도 음악감독의 책임하에 드라마에 쓰이게 됩니다)
2. 2006년 '101번째 프러포즈'를 통해 음악감독으로 정식 데뷔하셨죠. '바람의 화원' '별에서 온 그대' '하이에나' '밤에 피는 꽃' '폭군의 셰프'까지, 장 감독과 계속 함께 일하게 되었는데 비결이 무엇일까요?벌써 음악감독 데뷔 후 20년 정도 지났네요. 저는 장태유 감독님 작품을 포함해 많은 연출 감독님과 작업을 했는데요. 특히 장태유 감독님은 조금 더 저와는 특별한 인연이며 늘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그런 관계인 것 같아요. 제 개인적으로 장태유 감독님을 리스펙하는 부분이 많아요.
늘 작품에 임할 때 적당히는 없는 연출가라 저 또한 그런 영향을 많이 받게 되는 것 같아요. 요즘 하는 말로 갈아 넣는다는 표현이 정말 딱 맞는 분이시고 그렇기에 저 또한 음악 작업을 할 때 늘 긴장하고 새로운 색채의 음악을 만들어 내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극 중 수라간 숙수들과 명나라 숙수들 간 요리 경합 대결 당시 모습. tvN 제공3. 몇 화 어느 부분에 삽입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자주 쓰이는 음악이나 일찍부터 등장하는 것들도 있다는 걸 고려하면, 첫 방송 전에 어느 정도 곡이 만들어져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번 '폭군의 셰프' OST 앨범 제작 기간은 얼마나 걸렸나요? 드라마 종영 후 2주 후에 발매된 연유도 들려주세요.드라마 음악을 맡게 되면 기본적으로 프리프로덕션, 즉 제작 초기 단계부터 작업이 시작됩니다. 작품마다 조금씩 다를 수는 있지만, 최소 방영일 6개월 전부터는 작업을 시작하게 되고요 가창곡 또한 이때 같이 가수 섭외와 곡 작업도 함께 진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드라마 종영 2주 후에 오리지널 스코어 음원을 발매한 이유는… '폭군의 셰프'는 12부 마지막 회까지 새로운 곡을 만들어서 방송하다 보니 후반에 만든 곡들의 믹싱과 마스터링 작업하는 시간이 필요해, 종영 2주 후에 발매되었습니다. 스코어 곡들의 발매 음원이 60곡이라 곡 수가 많고 음원 후반 작업 시간이 필요해서 조금 늦게 스코어 음원을 론칭(발매)했습니다.
4. '폭군의 셰프'를 음악을 만들면서 세운 방향성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이 부분이 늘 새로운 드라마 작업을 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인데요. 새롭지만 낯설지 않아야 하고 세련되지만 어렵지 않은 음악을 늘 고민하고 만들어내야 하는 과정이 제일 힘든 부분인 것 같아요. 폭군의 셰프는 판타지, 코믹, 로맨스, 요리 그리고 타임슬립 사극이라는 정말 많은 감정과 배경 그리고 독특한 음식의 이야기까지 대본을 본 이후와 촬영된 영상을 본 후 음악적인 방향을 많이 수정했던 작품입니다.
특히 요리하는 신의 음악이 너무 현대적이거나 너무 오리엔탈적이지 않게 완급 조절이 필요했습니다. 이번 폭군의 셰프 스코어 곡 중에 '셰프 오브 캐논'이란 곡을 들어보시면 한국적인 가락과 클래시컬한 선율이 잘 조합된 곡이에요. 꼭 한번 들어보시면, '폭군의 셰프' 음악적인 색깔을 이해하시기 좋을 것 같아요. '폭군의 셰프' 모든 스코어 음악을 한번 모두 감상해 보시면 드라마 장면들이 많이 떠오르실 거예요.
'폭군의 셰프' 첫 화에는 고추장 버터 비빔밥이 등장했다. tvN 제공5. 수록곡 수가 총 60곡입니다. 전작 '밤에 피는 꽃'은 가창 곡 7곡에 경음악 59곡을 합쳐 66곡이고, '재벌집 막내아들' 때도 43곡이나 되더라고요. 요즘 드라마의 최종 회차는 12부나 10부 이하 등 짧아지는 경향이 있는데, OST는 예전에 비해 곡 수가 많이 늘어나는 추세인가요?
좋은 질문이신 것 같아요. 요즘 드라마는 예전 24부작 또는 16부작 등 지금보다는 회차가 길었지만, 세계적인 추세도 16부작 이하가 많아지다 보니 요즘 한국 드라마도 8~12부작이 많아진 것 같아요. 하지만 음악은 사실 예전이나 지금이나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곡 수나 퀄리티가 변하진 않아요.
다만 장르마다 작업 곡의 수가 많아지기도 하고 조금 적어지기도 합니다. 대략 드라마 작품당 100곡 이상은 만들어지고요. 거기서 주로 많이 사용된 음원들을 추려서 오리지널 스코어 음원을 발매하고 있습니다. 또한 예전 드라마 작품보다는 요즘 만들어지는 드라마 작품에서 음악적인 비중이 커진 이유도 이유 중 하나인 것 같아요.
6. 작업 과정에서 가장 수월하게 나온 곡과 가장 어렵게 나온 곡이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모든 곡이 다 어려웠고요. 정말 단 한 곡도 수월하게 나온 곡은 없던 것 같아요. 저와 팀을 이루어 작업하는 저희 뮤직레시피 크루들(조남욱·안수완·김현준·조병현·김광희·김동수·정혜지·마마고릴라·구자완·이용윤·양광호)에게 이번 인터뷰를 통해 너무 고생 많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7. 크레딧을 보면 피아노, 기타, 스트링, 가야금, 윈드우드가 쓰였다고 나타나 있습니다, 곡에 어떤 악기를 쓸지는 어떻게 정하나요? 처음부터 '이 악기를 써야겠다'라고 정해두는지, 곡부터 만들고 적절한 악기를 찾는지 궁금합니다.대부분의 드라마 음악을 만들 때 곡을 쓰면서 악기를 정하는 경우가 많아요. 가끔 곡을 완성하고 추후에 연출 감독의 코멘트가 있는 경우에 가야금을 거문고로 바꾸거나 원래 멜로디는 피아노지만 소금이나 대금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곡을 작·편곡할 때 악기를 함께 구성하면서 작업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폭군의 셰프' 스틸. tvN 제공8. '폭군의 셰프' OST도 그렇고 그간 작업물을 보면 경음악 제목이 영어입니다. 영어 제목을 짓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제가 오래전에 작업한 드라마 음악들은 대부분 한글이 많았습니다. 그 이후 한글 제목과 영어 제목인 곡도 있었고요. 최근에 작업한 작품은 대부분의 제목을 영어로 통일했습니다. 이유는 너무 잘 아시겠지만… K팝과 함께 K-드라마 또한 세계적으로 많이 사랑받고 있다 보니 영어 제목으로 통일했고요. 그래도 대한민국 많은 시청자분들은 어느 정도의 영어 능력자이시니까 글로벌적인 제목으로 통일하고 있습니다. ^^
이 부분도 영어 제목을 쓰는 이유라면 이유인데요. 드라마 작업 곡을 해외 음원 사이트에 등록할 때, 한글 제목은 등록 오류가 가끔 발생합니다. 그리고 곡의 저작권 등록을 영어 따로 한글 따로 해야 하는 부분에서 오류가 일어날 때가 있다 보니, 저는 영어 제목으로 통일시켜 음원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다른 작품의 많은 음악감독님들도 이러한 이유로 영어 제목으로 발매하는 걸 선호하는 것 같아요.
9. 드라마에는 나왔으나 앨범에는 실리지 않은 곡도 있겠죠? 아쉬움은 없었는지요?'폭군의 셰프'를 위해 만든 곡 중에 솔직히 말하자면 60곡 이상은 음원 발매까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총 120곡 정도 작업했지만, 드라마에 사용되지 않았거나 짧게 사용한 곡들은 제외하다 보니 발매 못 한 곡도 절반이 넘는 것 같아요. 물론 아쉽고 아깝지만, 이 과정 또 한 드라마를 빛나게 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