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만배 473억 흔적서 드러난 '대장동·쌍방울' 접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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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수사와 남은 의혹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김성태 쌍방울그룹 전 회장과 '전화 통화를 하는 사이'라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화천대유와 쌍방울 두 회사의 실제 사주로 지목되는 두 사람의 관계가 당사자 입을 통해 처음으로 드러난 겁니다. 검찰은 김씨의 대여금 473억원의 행방을 쫓던 중 일부가 김 전 회장 관계사로 흘러간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김만배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과 통화하는 사이"
대장동 '수상한 돈거래' 끝에서 등장한 쌍방울 흔적
김씨, 박영수 전 특검 인척 100억원 대신 갚기도
꼬리표 지워진 돈 어디로…檢 수사 급물살 탈 듯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쌍방울그룹. 연합뉴스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와 쌍방울그룹. 연합뉴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과 서로 '연락하는 관계'라고 검찰에 진술한 사실이 확인됐다. 쌍방울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의원을 둘러싼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연루된 핵심 기업으로, 김 전 회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이 화천대유로부터 흘러나온 회삿돈 수백억원의 용처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김씨와 김 전 회장의 접점이 드러난 것이다. 화천대유와 쌍방울 사이 자금 흐름을 두고 그동안 여러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두 회사 사주들의 관계가 당사자 입을 통해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만배 "쌍방울 김성태와 통화하는 사이"


2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 특혜·로비 의혹 수사팀은 김만배씨가 천화동인 1호에서 빌린 대여금 473억원의 용처를 쫓던 중 김씨가 과거 쌍방울 임원을 지낸 인물에게 수십억원을 송금한 흔적을 발견했다.

김씨가 2020년 2월 쌍방울에서 부회장을 지낸 최모씨에게 20억원을 보낸 기록이 그것이다. 최씨는 지난해 10월 김씨의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때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구치소에 마중나와 석방된 김씨를 수행한 인물이다. 천화동인 1호는 2020년 6월에도 최씨가 운영하는 '에이펙스 인더스트리'라는 회사에 30억원을 투자했다. 김씨는 최씨와 함께 중소 규모의 회사를 인수해 주식시장에 상장하려는 비즈니스를 구상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만배씨는 이렇듯 각별한 사이인 최씨로부터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소개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최씨를 통해 김 전 회장을 알게 됐고, 전화 통화하는 사이"라며 김 전 회장과의 관계를 설명했다. 화천대유와 쌍방울의 실사주로 지목되는 김씨와 김 전 회장, 두 사람의 관계가 김씨 본인 진술로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김만배와 쌍방울 그리고 박영수 인척


검찰은 '대장동 검은돈'의 흐름을 쫓는 과정에서 김만배씨와 쌍방울의 또다른 연결고리도 발견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인척인 이기성씨가 있었다. 이씨가 운영하는 업체는 화천대유가 대장동에서 직접 시행한 5개 블록 아파트 단지의 분양 대행업을 독점해 특혜 논란에 서기도 했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2019년 4월 이기성씨가 김만배씨 측으로부터 100억원을 빌렸고, 이 돈 일부가 착한이인베스트라는 투자사로 흘러간 정황을 포착해 단독 보도했다. '착한이인베스트'는 김성태 전 회장과 가족들이 회사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곳으로, 사실상 김 전 회장의 페이퍼컴퍼니이자 '비자금 저수지'로 의심받고 있다. (참고기사 ☞ [단독]사라졌던 화천대유 현금 100억, 박영수 인척 회사로 되돌아갔나) 이 회사는 2018년 11월 쌍방울이 발행한 전환사채(CB) 100억원어치를 전량 인수한 뒤 주식으로 전환해 매각하면서 10억원 이상의 차액을 남겼다. 지난해 한 원외정당은 이재명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하면서 그 배후로 쌍방울과 착한이인베스트를 지목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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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성씨가 김만배씨로부터 빌린 100억원을 김씨가 대신 갚아준 부분도 검찰이 주목하고 있다.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김씨는 2020년 6월쯤 천화동인 1호로부터 대여받은 150억여원 중 105억원을 이씨 측에 보냈다. 이씨는 이 돈을 곧장 '대여금 상환' 명목으로 천화동인 1호에 다시 송금했다. 정리하면, 2019년 김씨가 이씨에게 빌려준 100억원이 김 전 회장 측 페이퍼컴퍼니로 다시 흘러간 정황에 더해, 김씨 스스로 이 돈을 되갚은 점은 돈세탁 의혹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씨와 이씨의 '수상한 돈거래'는 더 있다. 검찰은 김씨가 이씨의 회사 여러곳에 운영자금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보낸 사실을 확인했다. 100억원의 거금을 빌려주는 데서 나아가 심지어 그 돈을 대신 갚아주고, 또 수십억원을 사업상 편의로 제공하는 등 김씨와 이씨 두 사람의 관계가 단순한 동업자 이상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검찰도 이씨를 거쳐 김씨의 대여금 중 상당 부분의 꼬리표가 지워진 게 수상하다고 보고, 이 '검은돈'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검은돈이 여야 정치권을 넘나들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과거 제19대 총선 당시 이화영 전 의원의 선거운동을 도우면서 8천만원을 지원했다는 진술에서 보듯 김씨를 비롯한 대장동5인방의 정치권 로비 의혹은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이화영 전 의원은 2017년 3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쌍방울에서 사외이사로 근무한 전력도 있다.

지난 수개월간 대통령 선거 등 정치 일정으로 검찰 수사가 제속도를 내지 못했지만, 이르면 이날 단행될 검찰 인사로 수사팀이 재정비되면 대장동 수사는 △전방위 로비 의혹 △윗선 규명 등 새로운 국면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이재명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을 맡고 있는 수원지검에서도 본격적인 수사가 예상된다. 한편 쌍방울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쫓고 있는 수원지검은 지난 23일 쌍방울그룹을 압수수색했다. CBS노컷뉴스는 김만배씨와 김성태 전 회장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해 쌍방울 측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입장을 듣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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