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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ICBM 날고, 신권력은 구권력을 적대적으로 바라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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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연합뉴스'절묘한 시점'이 아니고, '불행한 시점'이라고 말하는게 적확한 표현일까. 문재인 대통령이 "두 사람이 만나 인사하고 덕담 나누는데 무슨 협상이 필요합니까"라며 윤석렬 당선인에게 회동을 거듭 촉구했다. 윤 당선자는 "회동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문을 닫지 않았지만, 공감하기 어려운 '부동산 매수인과 매도인'에 비유해 조만간 만날 뜻이 없음을 확실히 했다.
 
두 권력 충돌은 막후에서 더 점입가경식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윤 당선자 측은 "다른 이들의 말을 듣지 말고 둘이 만나서 해결하자"는 문 대통령 발언에 맹폭을 퍼부었다. 김은혜 대변인은 마치 윤 당선자가 판단에 문제가 있고, 참모들에 휘둘리는 것처럼 표현한 것은 대단히 유감이라고 받아쳤다. 또다른 측근들의 청와대 공격은 더 날카롭기만 하다. 물러나는 대통령이 임기를 시작해야 할 당선자에게 만나자고 두 번씩이나 공식 제안하는 일에 주변 참모들이 집단으로 나서 뾰족하게 대응해야 하는지 난감하기만 하다. 헌법상 절차에 따라 정권이양은 하늘이 두쪽 나도 이뤄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렇게까지 '적의'와 '적대적 시선' 속에서 살풍경한 광경을 만들고 국민들에게 그대로 노출시키는 것이 새 정권 출범에 무슨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언론은 퇴임하는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 문제가 두 사람의 갈등요인 것으로 분석한다. 인사권 행사에 관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자의 주장은 각기 옳다. 현 정권 입장에서 보면 퇴임하는 마지막 날까지 대통령 권한은 헌법에 보장돼 있다. 반면 당선자 입장에서는 새 정부와 함께 할 철학을 가진 사람들을 취임에 앞서 임명하는 것이 정권교체 원리에 부응한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만나면 된다. 윤 당선자는 문 대통령에게 자신의 입장과 철학, 주장 이유 등을 충분히 설득하고 설명하면 된다. 사실 정권 말 대통령 권한 행사 문제는 두 사람만이 봉착하는 유일한 사례가 아닐뿐더러 신구권력이 교체될 때마다 반복되는 논란거리이다. 때로는 담박할 필요가 있다. 
 
발언하는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발언하는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문제는 갈등의 본질이다. 걱정인 것은 인사권 행사라는 외피 속에 감춰져 국민들이 알지 못하는 어떤 갈등이 더 있느냐는 것이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자의 관계는 감정이입에서 더 큰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윤 당선자가 대통령에 당선된 가장 큰 이유는 '반문정서'의 상징이었기 때문이다. 당선자는 선거 기간 문 대통령을 신랄하게 공격하고 적폐수사를 운위하기까지 했다. 그때는 선거 전략 일환으로 이해했다. 하지만 당선 후 언론에 보도되는 당선자의 발언은 그 범주를 넘어서고 있다. '청와대에 살면 제왕적 대통령이 될 수 밖에 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가하면,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준다면서 사실상, '폐가.흉가'처럼 규정했다. 그러면 현재 살고 있는 대통령은 어떤 감정을 갖게 될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감정의 반발이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유추된다.
 
북한이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연합뉴스북한이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지도 아래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를 단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연합뉴스두 권력의 칼날이 '쨍쨍…'하고 날카롭게 부딪치는 날, 북한은 ICBM을 발사해 4년 만에 모라토리엄을 깼다. 남북관계는 완전히 원점 회귀하게 됐다. 올 들어 11차례 미사일.방사포 실험 끝에 ICBM까지 발사함으로써 한.미가 상정한 레드라인을 위협했다. 북한의 의도는 분명하다. 첫 번째는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고, 두 번째는 '버르장 머리를 고쳐놓겠다'는 윤 당선자를 향해 '할테면 한 번 해보자'라는 도전이다. 앞으로 핵실험이 재개된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새 정부가 출범하면 집무실 이전하랴, 북한의 도발에 대처하랴, 어수선한 상황의 연속일 것임을 짐작케 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국회사진취재단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국회사진취재단윤 당선자는 "겸손하게 국민의 뜻을 받들겠습니다"라고 인수위 사무실 백드롭을 장식했다. 정말로 국민을 편안하게 하고 국민의 삶을 보듬는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당선자라고 감정이 없을 수 없다. 그러나 '석열체'라고 명명할 만큼 국민을 겸손하게 받들겠다는 마음을 담아 꾹꾹 눌러 썼을 것이다. 날카로운 것보다는 모든 것을 주권자인 국민을 중심을 두고 생각한다면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다. 문 대통령과 직접 만나 순조롭게 정권이양이 되도록 대화의 물꼬를 열어야 한다. 북한문제도 그 토대 위에서 국민들의 힘을 결집시킬 수 있을 것이다. 당선자가 승리하는 궁극적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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