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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내일 '오미크론 전략' 발표…고위험군 중심 '속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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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주 거리두기 조정안·오미크론 대응방안·설 연휴 방역대책'
중수본 "1~2주 내 우세화될 듯…중증화율 낮다 평가 어려워"
CES 관련 확진자 119명 …20일부터 자차外 방역교통 의무화
PCR검사는 고위험군부터·동네의원 진료·'시민참여형' 역학조사

서울광장에 마련된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시민들의 모습. 황진환 기자서울광장에 마련된 선별검사소에서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인 시민들의 모습. 황진환 기자코로나19 바이러스의 신종 변이 '오미크론'의 위협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오는 14일 관련 대응을 위한 방역체계 개편안(案)을 발표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 자리에서 내주부터 시행될 거리두기 조정안과 설 연휴기간 적용될 방역대책도 내놓을 예정이다.
 
4주째 이어지고 있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급격한 확산세는 꺾였지만, 1~2주 내 오미크론이 우세종화되면 반등세가 불가피하다는 게 방역당국의 판단이다. 4차 유행을 주도한 델타보다 전파력이 우월한 오미크론의 특성을 감안하면 신규 확진자 폭증은 정해진 수순이다.
 
당국은 진단검사에서부터 확진자 치료에 이르기까지 방역체계 전반을 손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해 왔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김기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당국에서는 오미크론의 지역사회 확산을 최대한 지연시키고 기저치를 낮춰 우세종화 이후에 폭발적인 증가를 대비해서 안정적인 대응전략 전환을 마련하고 있다"며 "관련내용에 대해서는 내일 브리핑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2주 내 점유율 50% 넘어설 듯…중증화율 낮다 장담 못해"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거리두기 조치와 3차접종률 상승이 맞물려 매주 큰 폭으로 떨어지던 유행 감소곡선은 다소 정체된 상태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4167명으로 이틀째 4천 명대를 기록했다. 2주 전(지난해 12월 30일·5034명)에 비해서는 867명이 적지만, 지난 주 목요일(6일·4125명)과 비교하면 오히려 42명이 더 많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백브리핑에서 "국내 발생만 놓고 보면 계속 빠르게 감소하고 있던 유행규모의 감소세가 점점 둔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해외유입과 같은 경우는 아무래도 외국에서 오미크론의 유행이 워낙 크기 때문에 해외입국자 중 다수가 코로나19에 감염된 상태로 들어오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발생의) 오미크론 변이 검출률이 지난 주 기준 12% 정도를 넘기고 있는데 아마 1~2주 정도 이내에 우리나라에서도 우세종화로 가지 않을까 예측한다"며 "지금 유행이 감소하고 있는 속도가 좀 더 둔화되면서 오히려 증가하는 쪽으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미크론이 우세화된 해외 각국에서 연일 신규환자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점을 볼 때, 이같은 양상은 국내에서도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7월 초부터 델타가 이끈 4차 유행은 저물고, 오미크론에 의한 대규모 '5차 유행'이 새롭게 촉발될 수 있다는 뜻이다.
 
손 반장은 주간 일평균 3600여명 정도인 현재의 유행규모를 5차 유행 직전의 전조로 볼 수 있느냐는 질의에 대해 "사실 명쾌하게 어느 시점부터라 정의하긴 쉽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1~2주 사이 오미크론이 델타를 대체해 절반 이상 점유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거라 본다"고 답변했다.
 
이어 "거리두기와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통해 감소시켜 나가던 확진자 규모가 다시 증가할 텐데, 반등시점이 일종의 베이스라인이 될 것"이라며 "조금 더 (유행규모를) 감소시켜 거기서부터 시작했으면 좋겠단 생각은 있다. 하지만 점유율 자체가 상당히 빠르게 올라가고 있어서 어느 정도까지 감소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모호하다"고 설명했다.
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왼쪽). 연합뉴스손영래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왼쪽). 연합뉴스정부는 오미크론의 위중증률이 '낮다'는 명제를 사실로 단정하기도 힘들다고 봤다. 대대적 유행을 겪고 있는 다른 나라들의 의료시스템이 거의 '마비' 수준이라는 점도 우려했다.
 
손 반장은 "오미크론의 중증화율에 대해선 지금 아직도 세계적으로 여러 논의들이 있어서 불명확한 상태"라며 "특히 미국이나 영국의 경우를 보면, 오미크론이 완전히 우세화돼 유행이 확산된 이후 대략 한 달이 조금 안 되는 시차를 두고 입원환자들이 굉장히 빠르게 증가하며 의료체계가 압박을 받고 있는 모습들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연말부터 오미크론이 빠르게 확산된 일본에서도 20일 정도 지난 시점에 의료체계 압박이 어떻게 전개되는지도 굉장히 참고할 만한 사례"라며 "(국내) 의료대응상황 자체는 굉장히 안정적이지만, 오미크론의 향후 영향을 고려해 기존에 확충하기로 했던 병상을 계속 늘리면서 가동률을 더 안정화시키겠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유입 연일 '최다' 경신…방역교통·사전 음성확인서 강화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이한형 기자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이한형 기자달라진 방역체계의 윤곽을 가장 먼저 엿볼 수 있는 부분은 해외유입 관련 대책이다.
 
오미크론발(發) 팬데믹이 기승을 부리면서 최근 해외에서 입국하는 코로나19 확진자는 매일 세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해외유입 사례는 391명으로 종전 최다기록이었던 380명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이 중 미국에서 들어온 확진자만 265명(67.8%)에 달한다.
 
주간 기준으로 보면, 해외유입 규모는 지난 달 둘째 주 200명에서 같은 달 넷째 주 477명으로 증가했고, 이달 첫 주엔 1326명까지 뛰어올랐다. 현재 해외입국자 '10명 중 8명' 이상(88%)이 오미크론 감염으로 확인되고 있다.
 
지난 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 2022'에 참석한 국내 기업 임직원, 관계자도 줄줄이 확진 판정을 받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CES 관련 확진자는 누적 119명으로 집계됐다. 전날(약 70명)보다 50명 가까이 늘었다.
 
현지에서 확진된 뒤 아직 귀국하지 못한 이들과 추후 역학조사로 확인될 추가 확진자들까지 감안하면 감염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방대본 고재영 위기소통팀장(질병관리청 대변인)은 "검사분석팀에 따르면, 확진자 중 일부는 검사에서 오미크론(감염)이 확인되었다고 한다"며 "다만 추정컨대 미국의 경우, 오미크론 검출률이 98.3%에 이르기 때문에 (CES 관련) 확진자 대부분이 오미크론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전날 제6차 신종변이대응 범부처 TF(태스크포스) 회의를 통해 해외유입 관리를 더 강화하기로 했다.
 
우선 오는 20일부터 해외에서 들어오는 입국자는 자가용으로 이동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전원 '방역교통망' 이용이 의무화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면 동승자에 대한 전파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공항에서 본인 차량으로 이동하지 않는 모든 입국자는 방역버스나 방역열차, 방역택시에 탑승해야 한다. 정부는 수요 증가를 대비해 방역버스 운행횟수를 하루 총 78회에서 89회로 늘리고, 필요 시 KTX의 전용칸도 증차하기로 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입국자에 대한 사전 PCR(유전자 증폭) 검사 음성확인서 제출기준도 더 까다로워진다.
 
정부는 현행 기준인 출국일 이전 72시간 검사에서 '48시간 이내'로 음성확인서 발급기준을 강화한다. 음성확인서 발급과 동시에 항공편에 탑승케 해 '미감염 상태'를 보다 확실하게 확인하겠다는 취지다. 이 조치도 이달 20일부터 시행된다.
 
항공편 관련 '서킷 브레이커'도 유지된다. 외국인 확진자 3명 이상을 태우고 국내로 입국한 항공편의 운항을 1주일간 제한하는 제도다. 지난 달 15일부터 이달 11일까지 미국과 베트남 등 11개국, 16개 노선을 대상으로 총 24회 발동된 바 있다.
 
당국은 전날 기준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해 발령요건에 해당하는 경우가 5개국·5개 노선 대상 총 7건이 있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해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서킷 브레이커가 적용될 예정이다.


의원급 진료 확대되고 신속항원검사 병행…이제는 '속도전'

지역사회의 방역체계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K-방역의 상징과도 같았던 이른바 '3T'(Test·Trace·Treatment) 전략으로는 오미크론의 파고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교실의 수리모델링에 따르면, 오미크론이 우세화된 2월 중순~3월 초 신규 확진자는 2만 명, 중증환자는 2천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예측이 현실화된다면 모든 접촉자를 샅샅이 찾아내고, '격리치료'를 원칙으로 하는 지금의 방식은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정부의 자문기구인 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오명돈 위원장은 전날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미크론은 델타보다 폐렴을 덜 유발하지만 확산속도는 너무 빠르다"며 앞으로의 방역은 '피해 최소화'와 '사회기능 유지'를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거동조차 쉽지 않은 '레벨D' 방호복이나 음압병실을 두고 "너무 과도한 대응"이라고 평가했다. 또 공공의료의 모든 역량이 '코로나19 대응'에 쏠려있는 점을 들어 동네 병·의원(1차 의료기관)도 코로나 진료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체 의료기관이 (코로나19) 환자 진료에 동참해야 한다"며 "방역의 벽을 낮추고 일상 진료를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김부겸 국무총리가 지난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코로나19 일상회복 지원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정부도 향후 코로나19 대응이 '속도전'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날 일상회복 지원위원회 회의에서 "우리는 이제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상대와 맞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속도'와 효율'을 기준으로 현재의 방역체계 전반을 혁신해야 하는 이유"라며 대대적 개편을 예고했다.
 
키워드는 '선택'과 '집중'이다. 정확도는 가장 높지만 확진 판정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는 PCR 검사는 일일 최대 75만 건에서 85만 건으로 늘어난다. 다만,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취약시설 또는 60세 이상 고령층, 밀접접촉자, 백신 미접종자 등 고위험군 환자를 선제적으로 찾아내는 데 집중될 전망이다.
 
무증상이거나 경증인 경우, 자가검사키트로 본인이 양성 여부를 확인하고, 확진 판정이 나오면 PCR 검사를 한 번 더 진행하는 방식으로 가게 된다. 학교 등 집단감염이 발생하기 쉬운 시설에 대해서는 신속항원검사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역학조사는 중증 진행 위험이 높은 환자를 조기 발견하는 데 초점을 두고, '시민참여형' 방식도 병행된다.
 
민간이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코로나 동선 안심이'와 같이 보건소에서 기초역학조사 후 공개가능한 위치정보를 제공하면, 사용자가 본인의 동선을 직접 입력해 겹치는지 여부를 대조하는 방식이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방역당국의 과부하를 막겠다는 것이다.
 
확진자 치료도 지금처럼 '재택치료'를 기반으로 하되 동네의원이 환자를 직접 진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시에서 서울시의사회와 시범적으로 진행 중인 '서울형' 모델이 대표적 예다.

서울시의사회 박명하 회장은 지난 7일 정부가 주최한 오미크론 대응방안 관련 토론회에서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병원은 중환자실과 입원병상, 응급실, 단기외래진료를 맡고 동네의원은 재택치료를 담당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적모임 최대 4명', '식당·카페 밤 9시 이후 영업제한'을 골자로 하는 현행 거리두기는 다음 주에도 큰 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심야극장 등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 이용하는 시설에 한해 '미세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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