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조선업계에서만 2016년부터 최근까지 88명의 노동자들이 현장에서 일하다 목숨을 잃었고, 이 가운데 약 77%는 하청노동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노동부 안경덕 장관은 10일 8개 조선업체 등과 함께 조선업 산업안전보건 리더회의를 가진 자리에서 이처럼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한진중공업‧대선조선‧케이조선 CEO와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부회장,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조선업은 복잡한 재하도급 구조 아래 각종 중장비와 많은 노동자들이 여러 공정에 동시다발적으로 투입되는 대표적인 고위험 업종이다.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조선업의 산업재해 사고사망 노동자는 2016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총 88명이 발생해 2018년 한 해를 제외하면 매년 1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숨을 거뒀다.
실제로 사고 발생일을 기준으로 2016년 23명, 2017년 20명, 2018년 5명, 2019년 16명, 2020년 13명의 노동자가 산재사고로 숨졌고, 올해도 지난 10월까지 11명이 목숨을 잃었다.
숨진 88명의 노동자 가운데 협력업체 소속 노동자가 68명으로, 전체 사망산재의 77.3%가 협력업체 노동자 중에서 발생했다.
노동부는 협력업체 사망산재는 작업 방법 미준수, 작업 관리‧감독 부족 등 사고 유발 요인이 원청에 비해 많고 복합적이라고 지적하고, 원청에 비해 협력업체의 안전관리 역량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숨진 88명의 노동자들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 노동자가 27명 숨져 가장 많았고, 50대 25명, 60대 이상 17명, 30대 이상 15명, 20대 이하 4명 순이었다.
근속기간으로는 1년 미만 일하다 숨진 노동자가 42명으로 절반에 가까웠고(47.7%), 1~2년 일한 노동자도 14명이어서 2년 미만 일한 신입 노동자의 비중이 63.6%에 달했다.
다만 2~3년(7명), 3~4년(3명) 일한 경우보다 4년 이상 일하다 숨진 노동자가 22명으로 더 많아서, 경력이 많다는 이유로 안전을 장담할 수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재사망사고 발생 유형을 보면 떨어짐이 가장 많지만(23명, 26.1%) 부딪힘(12명, 13.6%), 끼임(12명, 13.6%), 깔림‧뒤집힘(10명, 11.4%), 물체에 맞음(10명, 11.4%), 폭발(7명, 8.0%), 질식(5명, 5.7%) 등 다양한 사고가 발생하고 있었다.
작업공정 중에는 취부용접(사전 용접 작업, 14명)과 도장(12명), 배재(자재 운반 등, 11명), 장비 이동(11명), 정비보수(10명) 등에서 주로 사망사고가 잦았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조선업 업황이 회복되면서 내년에는 선박 건조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산재사고도 함께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중대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선업계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 박종민 기자안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기업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에 전폭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며 "안전을 경영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안전에 대해서 현장 작업자와 지속적으로 소통‧공감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특히 "협력업체의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을 지원해줄 것"을 당부하면서 "정부도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 컨설팅, 유해‧위험시설 개선 지원 등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