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들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자유한국당의 해산을 요구했다. 이들은 한국당이 세월호 참사를 왜곡하고 은폐한 주범이자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4.16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11일 오후 4시 30분부터 서울 광화문 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기억 공간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이 자리에서 '시민 헌법 재판소' 행사를 진행했다. 일종의 모의 법정 형태로 원고에는 대한민국 국민을, 피고에는 한국당을 세워 진행됐다.
세월호 유가족 홍영미(故 이재욱 학생 어머니) 씨는 '황교안, 나경원 처벌하라'는 피켓을 들고 연단에 나와 "세월호 참사는 국가 폭력의 대표적인 사건"이라며 "동반책임자인 한국당은 책임을 지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홍 씨는 "특수수사단을 만들어 제대로 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하지만 한국당이 권력으로 방해 활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청년연대 정종성 대표도 "한국당은 세월호 유가족들도, 용산참사로 가족을 잃은 용산참사 철거민도 빨갱이로 몰았다"며 "이런 정당은 사라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의 5.18 망언을 지적하는 규탄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지봉규 씨는 "5.18 민주항쟁은 수많은 민중이 전두환 군부 독재에 맞서 민주주의를 위해 피 흘린 가슴 아프고 자랑스러운 역사지만 한국당은 이를 훼손하고 있다"며 "5.18 대국민 공청회에서도 여러 망언 나왔고 그들은 광주 시민과 대한민국 국민을 모독하고 기만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진행하고 있는 노동법 개악과 역사 왜곡, 민주주의 훼손 등은 노동자의 삶을 나락으로 떨어트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부터 대한애국당은 광화문광장에 천막을 설치하고 기습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숨진 보수단체 회원들을 추모하고 광장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공간임을 알리고자 왔다"며 설치 이유를 밝혔다.
광화문광장에서 두 단체가 함께 집회를 진행하며 곳곳에서 언쟁이 오갔지만 다행히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행사 중간 중간 보수단체 회원들의 고성이 들려오자 4.16연대 등은 "행사를 방해하려는 목적으로 소란스럽게 떠드는 사람들은 지금 당장 중지해달라"고 했다.
대한애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단체 회원 5,000명(경찰 추산)은 서울역과 대한문, 광화문 일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청와대까지 행진했다.
세월호 유가족과 4.16연대 등은 오후 6시부터 국민촛불문화제를 연 뒤 오후 7시30분부터는 종각 방향으로 행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