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대 BJ 생방 중 투신..경찰수사
- "조롱 댓글 있었다" 시청자 주장
- 댓글 보고 투신? 자살방조죄 따져봐야
- 인터넷방송, 규제는 사후심의뿐
- 자율성 해치지않는 적절한 규제 필요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준용(부산일보 기자), 최진응(국회입법조사처 과학방송통신팀 입법조사관)
인터넷으로 방송을 하는 개인 방송 진행자를 BJ라고 부르죠. 그런데 부산에서 생방송을 진행하고 있던 30대 중반의 여성 BJ가 방송을 진행하던 도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믿지 못할 일이 벌어졌습니다. 아무리 개인 방송이라고 그래도 방송인데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그리고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이 상황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한 건가. 인터넷 방송 규제에 대한 갑론을박으로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사건 짚어보죠. 우선 이 사건을 처음으로 보도한 분이세요. 부산일보의 김준용 기자부터 연결합니다. 김준용 기자 나와계세요?
◆ 김준용> 안녕하세요.
◇ 김현정> 부산일보로 처음 제보가 들어왔다고요?
◆ 김준용> 예, 맞습니다. 부산일보로 전화 한 통이 왔는데요. 인터넷 방송 진행자, BJ라고 하는 분이 생방송 도중 투신을 했다.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이 제보자가 보던 방송은 아니고 자신은 투신한 사람을 추모하는 인터넷 방송을 통해 사실을 알게 됐다. 그런데 그동안 없었던 사회적 문제고 정말 충격적인 내용이다, 라면서 제보를 해 주셨고요.
취재진이 경찰을 통해 확인해 본 결과 이분은 인터넷 방송 도중 투신을 하신 걸로 일단 추정이 되고 있고 당시 투신한 이후에 인터넷 방송 화면이 켜져 있었고 이 장면이 인터넷 방송으로 생중계가 됐습니다.
◇ 김현정> 3월 5일 오후 2시 10분에 벌어진 일이더라고요.
◆ 김준용> 예, 맞습니다. 3월 5일 2시 10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취재진은 A씨가 왜 생방송 도중 투신했을까. 정황을 확인하기 위해서 빈소를 찾았더니 빈소에서 투신하신 A씨와 친분이 있는 다른 BJ분이 추모 방송을 하고 계셨고 A씨 방송을 즐겨 보던 시청자분들도 만날 수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제일 이해가 안 가고 궁금한 것이 도대체 그날 무슨 일이 벌어졌길래 진행을 하던 인터넷 방송 진행자가 사람들 보는 앞에서 투신을 할 수 있는가. 이게 저는 도무지 상상도 안 가거든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거랍니까?
◆ 김준용> 당시 방송을 봤던 분들이 익명 SNS 채팅창이나 이 상황을 추모하는 BJ 방송을 통해 얘기한 걸 종합해 봤을 때 BJ가 이틀 뒤에 자신이 투신하겠다. 자신이 힘든 상황에 처해 있고 그래서 이틀 뒤에 투신할 정도로 힘들다. 이런 내용이었던 걸로 전해지고 있고요.
◇ 김현정> 아니, 원래는 무슨 주제로 얘기를 하던 인터넷 방송입니까? 평소에도 방송을 했을 텐데.
◆ 김준용>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는 방송이었고요.
◇ 김현정> 일상 공유하면서 채팅도 해 가면서 이런 방송?
◆ 김준용> 그렇죠. 일종의 소통을 하는 방송을 하고 있다가 당시 목격을 한 시청자들의 얘기에 따르면 이 BJ가 자신이 최근에 힘들다는 얘기를 했더니 일부 악성 댓글러라고 해야 될까요? 악성 시청자분들께서 조롱하는 반응을 보였고 반신반의하는 반응을 보이자 돌연 투신을 하게 된 걸로 취재진은 파악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나 너무 사는 게 힘들어, 우울해. 이런 얘기를 하면서 한 이틀 뒤에 나 세상을 뜰까 해. 이런 얘기를 하니까 세상 뜨는 게 그렇게 쉽냐, 할 수 있겠어? 이런 식의 조롱과.
◆ 김준용> 그렇죠. 구체적으로 그런 발언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그런 식의 조롱과 반응을 보이자 A씨가 투신을 한 걸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사람들이 보고 있었다는 얘기잖아요. 20명 가까이가 접속해서 보고 있었다면서요.
◆ 김준용> 중계되는 카메라를 통해서 20명 가까이가 A씨가 움직이는 동선이나 격앙된 반응을 보이는 것들을 바로바로 볼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김현정> 그러면 말리는 사람은 없었답니까? 20명 중에 말리는 사람은?
◆ 김준용> 그 부분은 일단 확인이 정확하게는 안 된 부분이고요.
◇ 김현정> 안 된 거예요. 말리는 사람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적어도 자극하는 사람은 있었다는 얘기예요.
◆ 김준용> (자극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그 주장은 일관되게 나오고 있는 부분입니다.
◇ 김현정> 너무도 충격적입니다. 35세의 여성 BJ인 건데 채팅창도 기록이 남아 있는 게 아니라 그냥 날라가는 거라면서요.
◆ 김준용> 그렇습니다. 경찰이 지금 수사를 하고 있는 부분이기는 한데 당시 이 A씨가 방송했던 영상은 확인을 한 상태고요. 다만 A씨의 방송에 대해서 반응을 했던 채팅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을 못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조롱글들이 막 올려졌다는 거고.
◆ 김준용> 그 부분을 확인을 해야 이제 자살을 방조한 게 아닌가. 이런 법적 검토 가능한 부분인데 그 부분은 아직 확인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꼭 그 악플들이 달렸기 때문에 그랬을 거다. 이걸 떠나서요. 그랬는지 안 그랬는지를 떠나서 방송 도중에 내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거라는 얘기를 예고했다는 것도 충격적이고 뛰어내렸다는 그 사실 자체도 굉장히, 굉장히 충격적이거든요.
◆ 김준용> 맞습니다.
◇ 김현정> 경찰 수사는 본격적으로 시작이 된 겁니까?
◆ 김준용> 지금 경찰 수사가 시작이 됐습니다. 변사 사건으로 수사가 진행이 되고 있고요. 앞에 말씀드렸다시피 방송 영상 3시간 분량을 확인한 상태고 당시 마지막 방송에서 A씨가 술이 취한 상태로 등장을 해서 음식을 시켜먹고 옷을 수시로 갈아입고. 이렇게 자신의 신세한탄을 한 내용 정도를 확인한 걸로 지금 알려져 있고요. 그래서 이게 결론적으로는 자살방조죄. 그러니까 악플을 단 사람들이 있었을 경우에 이 행위가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는 그런 원인을 제공하게 됐는지 등을 따져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 김현정>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라고 한 배경에는 우울증 같은 게 있었다. 이렇게 지금 얘기가 되네요?
◆ 김준용> 경찰에서 밝히고 있는 사인으로 추정되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성 BJ가 생방송 도중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엄청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 상황은 어땠는지 일단 당시 상황에 대해서 기자를 통해서 알아봤습니다. 김준용 기자 고맙습니다.
◆ 김준용>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부산일보의 김준용 기자를 먼저 만나봤고요.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다시 인터넷 방송에 대한 적절한 규제 수준은 어디까지인가 논의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에요. 민관정책협의회 클린인터넷방송협의회라는 게 출범이 됐는데 토론회에 참석하셨던 분이세요. 국회입법조사처 과학방송통신팀 최진응 입법조사관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최 조사관님, 안녕하세요.
◆ 최진응> 안녕하세요.
◇ 김현정> 지금 청취자들이 그 문제의 인터넷 방송이 어디인지 정확하게 알려달라. 또 다른 데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런 문자를 꽤 많이 보내주세요. 팝콘TV라고 그러죠, 팝콘TV.
◆ 최진응> 네. 팝콘TV라고 있습니다.
◇ 김현정> 이미 알려졌으니까 제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일단 인터넷 방송에 대해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이번 사고 어떻게 보셨어요?
◆ 최진응> 저도 기사를 보고 알았는데 아마 좀 진행자 분이 심적으로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고 자신의 고민을 공유하고 좀 위로받고 싶은 게 있었던 것 같은데 아마 댓글 중에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것을 보면서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 같아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 인터넷 방송이라는 게 도대체 어떤 건지, 실체도 정확히 모르는 분들도 저희 청취자분들 중에 꽤 많으세요. 일단 현황이 좀 궁금한데 아무나 할 수 있는 겁니까?
◆ 최진응> 누구든지 할 수 있습니다. 누구든지 할 수 있고요. 사업자들도 신고만 하면 인터넷 방송사를 운영할 수 있고요.
◇ 김현정> 사업자로도 그렇고 개인으로도 그렇고 누구나 컴퓨터랑 마이크만 있으면 할 수 있는 거예요.
◆ 최진응> 예전에 미성년자 얘기도 나왔었는데 이게 미성년자라고 못 하는 건 아니고요. 또 사업자들이 14세 미만의 아동들은 가입을 받지 않는 걸로 보통은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럼 어떤 심의나 감독도 받지 않습니까?
◆ 최진응> 사후 심의를 받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방송이 끝난 이후에 거기서 불법적인 콘텐츠가 있으면 삭제나 이런 조치를 하고 있는데 문제는 뭐냐 하면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방송 같은 경우는 사실 삭제나 차단이 별 의미가 없는 거죠.
◇ 김현정> 지금 같은 경우도 보면 채팅을 했는데 그게 다 날아갔다는 거예요.
◆ 최진응> 사업자들은 영상을 저장해야 될 의무는 없으니까요.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사후 심사라는 건 별 의미가 없다는 이런 말씀이세요. 실시간으로 방송된 건 다 날아가고.
◆ 최진응> 일이 벌어진 이후에 뭐 할 수 있는 거니까요.
◇ 김현정> 그런데 이게 인터넷 방송의 특성이라는 게 자율성이다 보니까 이걸 공중파처럼 규제하자. 이게 능사는 아닐 테고 다만 영향력이 커지면서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는 게 문제인 거죠. 어떤 부작용들이 지금 지적되고 있나요?
◆ 최진응> 인터넷 방송에서 제일 큰 문제는 불법 유해 콘텐츠가 유통되고 있다는 건데요. 주로 음란물이나 선전성 그다음에 권리침해라고 해서 명예훼손이든 모욕이든 이런 것이 있고 기타 다른 법령 위반 사항에 관련된 콘텐츠가 유통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불법 콘텐츠 유통. 그리고 굉장히 선정적으로 방송하는 것도 꽤 많이 문제가 됐던 것 같은데.
◆ 최진응> 네. 이게 청소년이 볼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보통 그런 걸 ‘벗방’이라는 얘기를 많이 쓰는데.
◇ 김현정> 벗방이 뭐예요?
◆ 최진응> 벗는 방송 해서 벗방.
◇ 김현정> 먹방은 먹는 방송처럼?
◆ 최진응> 그렇습니다. 인터넷 콘텐츠 특성에 따라서 그렇게 간략하게 얘기하는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런 것도 규제를 안 받습니까?
◆ 최진응> 그런 것도 사후심의입니다. 그런 콘텐츠가 있을 때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보통 VOD 형태로 올라와 있으면 사후에 차단하고 삭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 것들이 지금까지 논의의 초점이었는데 이번 사건은 또 조금 달라요. 뭐냐 하면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라고 BJ가 말을 하니까 거기 채팅창에다가 이용자들이 자극적이고 조롱하는 댓글들을 쓰자 그냥 거기서 투신을 했다는 거거든요. 이거는 어떻게 보세요?
◆ 최진응> 이게 인터넷 방송 진행하는 게 일종의 감정 노동이거든요. 그러니까 자신이 좀 슬프다 해도 시청자 입장에서는 좀 웃고 즐겁게 해야 많이 시청하게 되니까요. 그런데 그런 감정 노동자들이 상처를 많이 받게 돼요. 실시간으로 조롱이든 악플을 달 수 있으니까. 그런데 그런 것에 대해서 만약에 준비가 안 되어 있으면 사실 심정적으로 우울증이나 이런 게 좀 더 심해질 수가 있는 거죠.
◇ 김현정> 지금 이 BJ 같은 경우는 우울증을 앓고 있는 경우였거든요. 이런 식으로 방송 중에 채팅글이 문제가 됐던 사례가 전에도 있습니까?
◆ 최진응> 전에는 항상 이런 문제는 있고요.
◇ 김현정> 항상.
◆ 최진응> 인터넷 댓글 다는 게 익명성에 기대서 자유롭게 쓰는 거기 때문에 그래서 일반 방송이랑은 달라서 예전에도 연예인들이 요즘 인터넷 방송에 많이 출연하고 있는데요. 그런 실시간 댓글 보면서 깜짝깜짝 놀라서 방송이 진행이 안 되는 그런 사례가 있고 또 전문적으로 인터넷 방송 진행하시는 분들도 그런 악성댓글 이런 데 심리적인 어떤 영향을 받아서 잠시 방송을 쉬는 경우도 있고.
◇ 김현정> 쉬는 경우도 있어요. 알겠습니다.
◆ 최진응>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말씀드렸듯이 사전 모니터링도 안 되고 중간 방송 중에 모니터링도 안 되고 사후에도 이게 다 날아가버리고 나면 사실 사후심의라는 것도 무리가 있기 때문에 지금으로서는 거의 방치된 느낌이다. 저는 이런 생각을 받는데 인터넷 1인 방송, 앞으로도 더 커질 겁니다. 그리고 순기능도 있기 때문에 무조건 막을 수는 없습니다. 개성을 존중하면서도 부작용을 막을 적절한 선은 어디인가에 대한 고민은 있어야겠네요.
◆ 최진응> 계속 그 논의가 계속되고 있어요. 이게 저희가 인터넷 방송이라고는 얘기하지만 이게 법률적인 의미에서 방송은 아니거든요. 방송이라고 하면 프로그램 편성 계획에 따라서 만드는 건데 인터넷 방송은 편성 계획이 없어요.
◇ 김현정> 그러면 어떻게 하면 좋겠습니까?
◆ 최진응> 방송처럼 법적 규제를 강화해버리면 사실 인터넷 방송의 자율성을 잃잖아요. 자유롭게 얘기할 수 있어야 되는데 이런 것을 할 수가 없게 돼요. 그러면 인터넷 방송을 찾지도 않고. 그래서 자율 규제 얘기 쪽이 많이 나오는데 사업자들이 만약에 욕설이나 폭언이나 이런 심하게 방송하시는 분들을 자제시키면서 건전한 쪽으로 나가는 방향으로 가면 좋은데 지금은 사업자들도 자율 규제가 잘 안 되고 있어서요.
◇ 김현정> 그러니까요. 계속 논의 중인 거군요. 지금 뾰족한 방법은 없고?
◆ 최진응> 정부도 일단 추이를 보면서 하는 중입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진응> 감사합니다.
◇ 김현정> 국회입법조사처 과학방송통신팀의 최진응 입법조사관이었습니다. (속기: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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