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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전국 항만 뻥뻥 뚫려도 특별 보안심사는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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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확인된 항만 밀수·밀입국 사건만 301건

 

최근 인천항에서만 외국인 선원 3명이 밀입국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전국 항만에서 수년간 100건이 넘는 밀입국자가 나왔고 총탄과 마약 등도 다량으로 밀수된 사실이 확인됐다.

그럼에도 당국은 항만 보안 긴급 점검에 손을 놓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부실한 출입국 관리에 대한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 5년간 확인된 항만 밀수·밀입국 사건만 301건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3년 6월까지 전국 항만에서 발생한 보안사고(밀수·밀입국)는 모두 301건.

여수지방해양수산청이 관리하는 항만에서 보안사고 55건이 발생해 가장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어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소관 항만 보안사고가 49건, 동해지방해양수산청 소관 항만의 경우 45건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대산지방해양수산청 소관 항만에서 40건, 마산지방해양수산청 소관 항만에서는 26건의 보안사고가 발생했다.

부산 감천항은 세 차례나 마약밀수의 통로로 악용됐고, 전남 광양항에서는 총포·납탄 두 차례, 여수항에서는 도검이 네 차례 밀수됐다.

마약·총탄·도검 외에도 밀수품은 금괴나 의약품 등으로 다양했다.

밀입국자도 이 기간에 144명이나 됐으며, 주로 중국인과 동남아시아인, 러시아인 등으로 밝혀졌다.

확인되지 않은 보안사고는 더 있을 것으로 추정돼, 경찰 관계자는 "항만을 통해 들어온 마약이나 밀입국자를 추적해 압수하거나 붙잡은 사례가 많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로 지난 1월 인천항만을 뚫고 밀입국한 외국 선원 2명의 행방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 '뻥' 뚫린 보안체계…특별보안심사 '제로'

이처럼 항만에서 보안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음에도 지방해양수산청들은 지금껏 단 한 차례의 '특별항만시설보안심사(특별보안심사)'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별보안심사는, 국제선박항만보안법에 따라 보안사건 등이 발생했을 때 그 항만시설의 보안계획서 이행 여부를 확인하는 절차.

하지만 CBS노컷뉴스가 전국 지방해양수산청을 상대로 취재한 결과, 해수부가 각 항만의 보안사고를 조사했던 기간에 특별보안심사를 진행한 곳은 단 한곳도 없었다.

심지어 지난해 마약 밀수사건으로 홍역을 치렀던 부산해양청도 특별보안심사를 하지 않았다.

부산해양청 관계자는 "항만보안대책협의회의를 통해 충분한 보안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다른 지방해양청들도 특별보안심사가 반드시 이행해야 하는 절차가 아니라는 이유로, 이를 외면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백 차례의 보안사고에 대해 단 한 건의 특별보안심사도 진행하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위기관리학회 이동규 위원장은 "항만에서 보안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이에 대해 무감각해진 것"이라며 "항만 보안사고 역시 '국가핵심기반시설이 뚫린 것'이란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해양대학 이은방 해양경찰학과 교수는 "항만 보안사고는 위협을 사전에 인지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보안공사와 해양경찰, 해군 등이 모인 컨트롤타워를 설립하는 것도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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