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미적분, 남겨두되 심화과정은 없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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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학 성취기준의 숫자 20% 줄이겠다고 발표
- 그러나 실제 감소량은 10%도 안되는 수준
- 미적분을 없애야 20% 수준 감소 가능할 것
- 어차피 대학에서 배우게 되니 선행할 필요 없어
- 수업시수에 비해 수학 교육과정량 너무 많다
- 수학은 곧 국가경쟁력, 학습량 줄이자는 주장 아냐
- 주입식 교육 벗어나 깊이 있게 가르치자

위 사진은 해당기사와 직접적 관련없음 (자료사진)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8월 18일 (화)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최수일 대표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수학포럼)

◇ 정관용> 교육부가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2018년부터 적용하게 되는 교육과정 개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수학교과 부담을 한 20%가량 줄이겠다’ 이런 내용이 포함되어 있어요. 이른바 ‘수포자’라고 그러죠? 수학이 어려워서 아예 공부를 포기한 학생, 이런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어서 이걸 줄여보겠다는 취지인데. 그런데 이것 지금 교육부 개편안 사실상 20%가 아니다, 수학 부담을 그다지 줄이지 못한다, 특히 미적분 학습량을 더 줄여야 한다, 이런 비판이 나옵니다.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수학포럼 대표를 맡고 있는 최수일 대표를 연결해 봅니다. 나와 계시죠?

◆ 최수일>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교육부는 어떤 계산으로 한 20% 줄어든다고 하는 겁니까?

◆ 최수일> 교육부는 현재 가르쳐지는 교육과정을 기준으로 성취기준 개수를 20% 줄이겠다, 이렇게 내놓은 것이 지난 7월 말 공청회 안이었습니다.

◇ 정관용> 성취기준의 개수를 줄인다?

◆ 최수일> 네, 성취기준이 곧 수학교육 내용이기 때문에 성취기준 개수를 정확하게 20% 줄이면 학습부담도 그 정도 감소한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지금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측에서는 20% 아니다? 20% 줄어드는 게 아니라고 보십니까? 왜 그렇습니까?

◆ 최수일> 저희가 20% 줄인 것을 구체적으로 살펴봤는데 개수는 20%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그 방법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것을 문제 삼았는데요. 예를 들면 두 개였던 것을 하나로 묶어서 하나라고 주장을 한다든가 상위내용은 놔두고 하위내용을 없애면 또 하위내용은 가르칠 수밖에 없거든요. 사실상 내용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문제 그리고 고등학교 선택과목에서 미적분 관련 과목이 너무 많이, 절반 정도 차지하고 있는데 그것이 문제라고 지적을 한 겁니다.

◇ 정관용> 그래서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이 계산해 보니까 몇 %나 줄던가요, 학습량이?

◆ 최수일> 실제로 저희가 계산한 바로는 10%도 안 되는 그 정도 줄었던 것으로 저희가 계산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아예 20% 줄이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더 줄여야 한다, 이 말씀이신 거고.

◆ 최수일> 그렇죠.

◇ 정관용> 더 줄이는 것의 핵심은 미적분이라는 건가요?

◆ 최수일> 더 줄이지 못하는 원인을 미적분이 가지고 있는데요. 지금 현재 교육과정은 미적분을 배우는 데 필요한 요소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미적분이 사라지지 않으면, 미적분 전체를 없애는 것이 아니고 미적분 중에 심화과목인 가장 마지막 과목이 있습니다. 그 과목은 대학하고도 중복이 되고 그래서 대학 가서 배우게 하도록 하면 많은 여유가 생겨서 초·중·고등학교 전체의 학습부담을 줄이는 것에 결정적인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 정관용> 옛날에는 이과, 문과 구분 있고 이과만 이걸 배웠잖아요.

◆ 최수일> 한때 7차 교육과정, 그러니까 2000년대 교육과정에서는 문과에서는 무조건 배우지 않았고요. 그런데 그 뒤로 다시 문과에 미적분이 복귀됐어요.

◇ 정관용> 지금은 문과, 이과 할 것 없이 미분, 적분을 다 배우고 있습니까?

◆ 최수일> 네, 배우는 내용은 차이가 있는데 문과가 한 절반 정도 배우고요. 이과는 2배 정도 배운다고 보시면 됩니다.

◇ 정관용> 이게 그런데 외국에서는 미분, 적분을 어느 정도 가르칩니까? 또 우리나라의 수학 학습량하고 비교해보면요?

◆ 최수일> 예를 들면 미국이나 영국, 싱가포르 이런 나라들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미적분이 아예 없습니다. 미국의 경우는 대학에 이공계로 가는 아이들에게만 대학의 학점을 선이수하는 AP과정이라는 것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미적분이 대학과정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거고요. 영국과 싱가포르는 역시 고등학교 교육과정에는 없고 식스폼칼리지라고 해서 고등학교 졸업하고 대학 갈 아이들이 별도 학교에서 A레벨이라는 시험공부를 하고 있거든요. 그때 미적분을 다루게 됩니다.

◇ 정관용> 지금 미국, 영국, 싱가포르 예를 들어주셨는데 대체로 이런 거예요? 아니면 이 나라들이 특징적으로 미적분을 안 가르칩니까?

◆ 최수일> 이 나라들이 안 가르치는 나라들이고요. 다른 나라들은 우리나라처럼 미적분을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찬성하는 나라들도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나라마다 우리나라만 유별나게 수학을 더 많이 시킨다, 이건 아닌 거네요?

◆ 최수일> 우리나라가 유별난 것은 지난 번 저희가 5월에 국제비교평가를 통해서 우리나라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다른 나라보다 2, 30% 정도 더 많이 가르치는 것을 파악한 적이 있고요. 그래서 전반적으로 우리나라가 수업시수는 적은데.

◇ 정관용> 수학에 대해서.

◆ 최수일> 네, 교육과정은 좀 많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건 초등학교, 중학교 두 가지만? 고등학교까지 포함해도 역시 마찬가지입니까? 다른 나라보다 많이 가르쳐요, 수학을?

◆ 최수일> 그럼요. 그래서 우리나라 수업이 좀 특이한 것은 수업시간에 비해서 가르칠 내용이 많기 때문에 교사들이 일방적으로 주입하는 수업이 아직까지 유행을 하고 있는 거죠.

◇ 정관용> 지금 이 방송 들으시는 청취자 분들 가운데에서도 미분 적분 그러면 일단 머리부터 싸매시는 분들 많으실 것 같고요. 우리 최수일 대표께서도 수학 교사로 근무하시지 않으셨습니까?

◆ 최수일> 네.

◇ 정관용> 미분, 적분은 왜 배워야 하는 겁니까?

◆ 최수일> 미적분은 사실은 수학에서는 가장 중요한 파트로 여기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적분으로 인해서 많은 것들이 해결이 되는 응용범위가 굉장히 넓거든요. 그래서 수학에서는 꼭 그것을 가르치려고 주장을 하는 것인데. 그렇다고 해서 모든 분야에 미적분이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공계는 분명히 필요하고요.

◇ 정관용> 이공계는 필요하고.

◆ 최수일> 네. 문과의 경우에도 상경계열은 미적분이 필요하죠.

◇ 정관용> 경제학과 같은 데.

◆ 최수일> 네. 그런 데는 필요한데 그런 걸 저희는 다 동의합니다. 가르치지 말자는 것이 아니고 너무 많이 가르치기 때문에 그 과목 일부를 좀 줄여달라고 한 것이지, 미적분을 완전히 가르치지 말자, 그렇게 주장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 정관용> 간단히 말하면 미분, 적분 가운데도 심화과목, 그 부분은 좀 없애도 된다는 얘기인가요?

◆ 최수일> 네. 그 심화과목이 대학 1학년 때 똑같이 반복해서. 저는 대학에서도 지금 강의를 좀 하고 있는데요. 대학에서 그걸 가르치고 있어요, 똑같이. 고등학교 교육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 정관용> 정말 똑같은 내용입니까?

◆ 최수일> 네. 그래서 그것을 고등학교 때 굳이 미리 선행해서 대학 과정을 가르칠 그런 필요가 없다고 보기 때문에 그로 인해서 다른 내용이 줄어들지 않기 때문에 그 부분을 쳐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대학 교수들 가운데서는 고등학교 때 이걸 조금이라도 안 배우고 오면 따라가기 힘들다. 내지는 고등학교 때 제대로 가르치지 못해서 또 똑같은 걸 또 가르쳐야 된다, 이런 얘기도 나오지 않습니까?

◆ 최수일> 네, 맞습니다. 제대로 가르치지 않으면 대학에서 다시 배워야 되고요. 또 고등학교 때 배워놓으면 대학에서는 가르치기가 좀 편하겠죠. 그런데 그렇게 생각을 한다면 대학 교육이 다 고등학교로 내려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렇지만 고등학생들이 해야 될 게 사실 수학만 있는 게 아니고 과목이 수십 개 되는데 그런 걸 다 애들한테 부담시키면 힘들죠.

◇ 정관용> 또 일각에서는 수학 학습량이 줄어들면 국가경쟁력이 떨어진다, 이런 주장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세요.

◆ 최수일> 당연한 주장이죠. 저희는 수학 학습량이 줄어들기를 원하는 것은 아닙니다. 또 쉬운 수학이다, 이런 주장을 교육부가 많이 하고 있는데 거기도 저희는 전적으로 동의하는 게 아니고요. 깊이 있게 가르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깊이 있게 가르치는 것은 현재와 같은 주입식 교육으로는 저는 곤란하다고 보고요. 철저히 아이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이해 가능하도록 가르쳐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 양적으로 늘리기보다는 저는 질적인 깊이를 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에 양을 좀 줄여달라고 요구하는 겁니다.

◇ 정관용> 또 하나 일각에서 교사 1인당 학생 수만 줄어드는 이런 식의 교육체계만 변화해도 지금 정도 수학 충분히 할 수 있다. 오히려 문제는 거기에 있다, 이렇게 주장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보세요?

◆ 최수일> 그거는 전 과목 입장에서는 그런 말씀이 맞는데요. 수학과 입장에서는 지금 학생 수가 줄어들어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고 학생들이 조금씩 줄어든 학교도 많이 있거든요? 그리고 혁신학교나 이런 데는 수업을 많이 변화했는데 그런 제대로 된 수업을 하기 위해서 보니까 너무 양이 부담이 계속 오는 겁니다. 그러니까 내용을 좀 줄여주면 정말 의미 있는 수업을 할 수 있고 학생들이 그런 의미를 이해해야 수학을 좋아하고 잘 할 수 있거든요. 그래야 국가경쟁력도 생기고 수학에 대한 능력도 더 생기는데 우리나라는 양만 많았지, 가르치는 방식이나 이런 데 대해서는 전혀 지금 고민하고 있지 않아서 오히려 그 부분에 대한 고민이 더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하긴 그러네요. 양은 많지만 포기하는 학생이 많아진다면 그건 국가경쟁력 오히려 떨어지는 거죠. 그렇죠?

◆ 최수일> 그렇죠.

◇ 정관용> 이와 같은 반론에 대해서 교육부는 답이 뭐예요?

◆ 최수일> 교육부도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고민 중이에요?

◆ 최수일> 네. 교육부도 보면 총론이라는 게 있고 각론이라는 게 있는데 수학을 고민하는 것은 각론이고요, 수학과에서. 총론에서는 다 이런 주장이 있습니다. 얼마나 가르치는 게 중요하냐. 교수학습방법이나 평가, 이런 것들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런 부분의 개혁을 많이 얘기하지만 수학과가 이걸 잘 받아들이지 않고 있고요.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하지 않겠다는 게 아니고 할 수 있는 고민을 하지 않고 양만 가지고 지금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 큰 문제라고 보거든요. 수학과에서는 양과 더불어서 그것을 제대로 가르쳐낼 수 있는 교수학습방법, 그리고 평가방법 이것이 정말 중요한데 이 부분에 대한 연구가 사실 많이 부족합니다, 수학과가.

◇ 정관용> 네. 이거 정말 전문가들이 더 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일반인들이 쉽게 거들기 어려운 문제이기도 하네요.

◆ 최수일> 네.

◇ 정관용> 말씀 잘 들었습니다.

◆ 최수일>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사교육 걱정없는 세상 수학포럼의 최수일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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