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술핵 도입 66% 찬성한다더니…"우리 지역엔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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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정책연구원 여론조사 보니…

자기 거주지 배치하는 조건에선 찬성 26.6%p 뚝…압도적 반대로 급반전
자체 핵무장도 핵시설 건설 등 잠재비용 제시하자 찬성 19%p 감소
핵무장 추진도 님비현상 작용…독일 등에선 전술핵 철수 응답이 더 많아

연합뉴스연합뉴스
자체 핵무장이나 전술핵 재배치에 대한 지지 여론이 높아졌지만 자기 지역 배치 등의 반대급부를 제시할 경우 지지율이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산정책연구원이 지난 16일 공개한 '조건부 문항을 통해 본 핵무장 여론'(3월 조사)을 보면 자체 핵개발에 대한 지지는 76.2%, 반대는 23.8%였다. 이 연구원이 2010년 관련 조사를 실시한 이후 가장 높은 지지율이었다.
 
그러나 자체 핵무장 추진에 따른 잠재 비용 조건으로 경제제재를 제시했을 경우에는 지지율이 68.1%로 8.1% 포인트 떨어졌다.
 
주한미군 철수를 조건으로 들 경우에는 지지율이 59.2%(-17.0% 포인트), 핵시설 건설 및 핵실험에 따른 위험을 조건으로 제시하면 57.2%(-19.0% 포인트)로 감소했다.
 
미국 전술핵무기 재배치에 대해서는 지지가 66.3%, 반대는 33.7%였다. 하지만 이 역시 방위비 추가 분담 조건에선 지지율이 51.4%(-14.9% 포인트), 전술핵을 자기 거주지에 배치하는 조건에선 26.6% 포인트나 급감한 39.7%까지 내려갔다.
 
전술핵의 거주지 배치 조건에선 반대 여론(60.3%)이 지지 여론을 오히려 압도하는 것이다. 특히 과거 미국 전술핵이 배치됐던 전북 군산 지역의 지지율은 26.2%로 전국 평균의 절반에 불과했다.
 
연구원은 "단순히 핵무기 재배치에 대한 긍정 반응을 넘어, 구체적 부담 비용을 제시했을 때 여론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은 유럽 사례와 유사했다"며 "실제 독일, 이탈리아 등 미국 전술핵무기를 자국 내 배치한 국가에선 다수 응답자가 전술핵무기 철수를 더 원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사 결과는 자체 핵무장이나 전술핵 재배치에서도 전형적인 '님비 현상'(Not In My Backyard)이 발생하고 이게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경제제재나 주한미군 철수, 방위비 추가 부담 같은 공공적 가치보다 전술핵의 자기 거주지 배치 같은 직접적 이해관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선 '공유지의 비극' 딜레마도 엿보인다.
 
이와 관련, 21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전술핵 재배치를 공약으로 들면서도 "(국내) 미군기지 배치는 너무 큰 반발과 우려가 있기 때문에 (미국령) 괌에 배치하되 이것은 북한을 향한 것이라는 것을 한미 양국이 천명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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