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김한길·안철수 직접 만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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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 신뢰 엇박자 안타까워
- 정권심판은 수도권과 영남에서
- 박원순의 단일화 발언, 적절하다
- 야권은 경쟁 아닌 연대 해야
- 지방선거 출마? 전혀 생각없다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

이번에는 정동영 상임고문을 만납니다. 두 가지가 궁금한데요, 하나는 북한얘기입니다. 지난주부터 북한이 상호비방 중단하자고 공개요청을 해 왔는데 무슨 의도인지 궁금하고요. 전 통일부장관의 해석 들어보고요. 정치권 이슈도 놓칠 수 없죠. 민주당 김한길 대표가 분파주의 없애자, 신 햇볕정책 이런 것들을 지금 들고 나오고 있습니다. 정동영 상임고문의 생각 궁금합니다. 정 상임고문님, 안녕하세요?

◆ 정동영> 안녕하세요.

◇ 김현정> 북한의 노동신문이 어제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자면서 다시 한 번 상호비방 중지를 제안했습니다. 일단 우리 정부는 진정성이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는데 어떻게 분석을 하세요?

◆ 정동영> 엇박자가 좀 안타깝네요. 새해 초에 남과 북이 서로 상호비방 중지하자, 또 대남도발에 대비하라 이렇게 엇박자가 나고 있는데. 정부의 대응이 좀 적절해 보이지는 않네요. 왜냐하면 연초에 대통령 기자회견에서 ‘통일이 대박이다’. 또 그를 위해서 ‘민족동질성의 회복’ 이런 얘기를 했는데. 그 전제는 역시 남북의 평화, 남북의 교류를 전제로 한 거거든요. 그리고 상호비방 중단, 군사적 적대행위의 중지는 사실 남(한)이 먼저 제기할 사안이죠. 신뢰회복의 첫걸음이 될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생각해보면 이건 지금 20년도 넘게, 22년 전. 남북화해협력에 관한 기본합의서, 거기 맨 앞머리에 나오는 얘기거든요. 남과 북은 서로의 상대방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자. 상호 비방, 중상을 하지 말자... 이런 합의를 했던 게 22년 전인데. 그때 수준만도 못하게 된 거죠. 그런 점에서 안타깝습니다.

◇ 김현정> 그렇지만 상호비방 중지라는 말이 진정성이 없다고 보는 이유가 우리 한미군사훈련, 그러니까 키리졸브 훈련을 앞두고 있기때문에 그거 방해하려고 지금 북한이 이러는 거 아니냐, 이렇게 정부는 파악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 정동영> 좀 크게 볼 필요가 있죠. 그러니까 북을 볼 때 객관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나라 아니겠습니까? 그러면 상대방은 지금 어떤 처지에 있는 것인가, 물론 내부 안정이 필요할 것이고 경제적 환경 개선이 절실하겠죠. 그리고 새로 등장한 김정은 비서의 체제 정통성 보완을 위해서도 경제에 매진할 수밖에 없는 그런 환경인데. 오히려 이것을 역지사지해서 활용할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선제적으로 남한이 평화 만들기에 나설 수 있는 조건이다 이렇게 보는데 이것을 대남 도발하지 말라, 도발에 대비해야 된다 이런 식으로 군사적인 접근을 하는 것이 적절한가 하는 의문을 갖는 거죠.

일부 전문가들은 이것이 국내정치의 필요 때문이 아닌가, 지방선거가 다가오는 데 대한 그런 포석이라든지 또 남북이 화해협력 분위기로 돌면 종북몰이가 중단될 수밖에 없거든요. 이런 분석을 하는데, 안타까운 것은 남북문제가 국내정치, 국내선거의 변수로 활용된다면 이것은 참 안타까운 일이죠.

◇ 김현정> 선거 얘기가 나왔으니 말입니다만, 최근에 김한길 대표가 새로운 햇볕정책 들고 나오면서 당 내부에서도 이게 우클릭 논쟁이 있는데요. 결국 지방선거 앞두고 그 만큼 민주당의 상황이 절박한 게 아니냐 하는데... 당이 절박하긴 절박한가요?

◆ 정동영> 절박하죠. 왜냐하면 정당이라는 것은 선거 때문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 김현정> 권력을 잡기 위한 것이 정당의 목표인 거니까요.

◆ 정동영> 그렇죠. 선거에서 하나하나 이겨가야 하는데. 사실 지난 1년 동안 우리 국민 중에 울화증 걸린 사람도 많거든요.

◇ 김현정> 울화증? 정동영 고문도 걸리셨어요?

◆ 정동영> (웃음) 국민들이 실망하고 그리고 뭔가 독선, 독주, 불통하는 정부, 정권에 대해서 심판하고자 하는데 이것을 지금 민주당이 뾰족하게 갈아내고 있지 못하거든요. 그런 데 대한 고민, 예를 들면 지금 정권차원에서 하는 종북몰이에 대응해야 하는 민주당으로서 예를 들면 민주당은 종북과는 거리가 멀다, 이런 걸 확인시키려는 인식. 그런 데서 나온 고육지책으로 보이긴 합니다만, 그러나 이것은 우선 순위가 맞지 않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은 국민들에게 첫 번째는 먹고 사는 문제지만 그러기 위해서 불안을 없애는 것, 한반도의 안정화가 우선이고 남북관계 정상화가 우선순위거든요. 그렇다고 한다면 민주당이 앞장서야 할 것은 5·24조치의 해제, 5·24라는 건 남북교류협력을 전면적으로 중단시켰는데 지금 4년째 접어들고 있고 실효성이 사실 없어진 거거든요. 또 이산가족 상봉과 금강산관광의 재개, 이런 것에 대해서 남북관계를 뚫기 위한 야당의 역할 이런 게 우선돼야 하는 것이고. 또 햇볕정책은 사실 힘과 조건의 우위 속에서 펼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북정책입니다. 그리고 이 정책의 후계 정당으로서 당당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지금 그만큼 당 상황이 지방 선거 앞두고 절박하다는 반증이기도 해요. 안철수 신당이 등장하면서 호남에서도 밀리고 있다, 이런 평가가 나오고 있고 말입니다. 어떻게 보세요. 민주당, 이대로라면 희망이 있습니까?

◆ 정동영> 정치는 생물이니까, 또 지지율이라는 건 오르락내리락 하겠죠. 그런데 민주당이 지금 이런 경각심을 갖는 것은 자극제가 된다는 측면에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잘하면 저는 우리 국민들이 6월 초 선거에서 꼭 이 정부, 이 정권의 손을 들어줄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안철수 신당과의 야권연대도 필요하다고 보세요?

◆ 정동영> 저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6월 선거의 큰 의미가 뭐냐는 거죠. 결국 어떤 선거든 선거의 본질은 심판이고 평가거든요. 그렇다면 전선을 옮겨야 합니다. 어디로 옮겨야 되느냐. 수도권과 부산, 경남에서 이 정권을 심판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호남에서 안철수 신당, 또 민주당이 경쟁하는 것은 정권심판과는 거리가 있는 거죠.

◇ 김현정> 김한길 대표가 안 신당에 2, 3등 싸움하지 말자, 야권연대 하자, 이런 제안을 했더니 안철수 신당 쪽에서는 어떤 답변이 나왔냐 하면 "우리 목표는 1등인데 왜 2, 3등 얘기를 하는 것이냐" 이 얘기는 결국 야권연대 제안에 대한 거절의 의미인데요. 어떻게 보세요?

◆ 정동영> 정치의 전략, 전술로서는 가능한 얘기지만 다시 말씀드리면 크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윈윈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의원이 저는 만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나서 민주개혁진영의 지도자로서 6월 선거를 어떻게 협력하고 경쟁할 것인지에 대해서 큰 틀에서 논의를 할 필요가 있죠.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 (前 통일부 장관)

 

◇ 김현정> 야권연대는 윈윈이다. 그 얘기는 야권연대 안 하면 윈윈 어렵다, 둘 다 죽는 싸움이 될 거라고 보세요?

◆ 정동영> 상식이 여당 후보는 하나로 똘똘 뭉치고 야권은 둘, 셋, 넷으로 갈라지면 상식 아니겠습니까, 누가 이기는 것인지는.

◇ 김현정> 그런데 지금 서울시장 출마 놓고는 연대냐 아니냐 어떻게 보면 상징적인 논쟁이미 시작이 됐는데. 안철수 의원 측에서 어떤 얘기가 나왔냐 하면 이번에는 박 시장이 양보하셔야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얘기 나왔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동영> 박 시장께서 적절하게 말씀하셨더군요. 그러니까 좋은 분으로 단일화할 수 있으면 얼마든지 본인은 양보하겠다. 그러면 안철수 의원 신당 쪽에서도 같은 입장을 가지면 해결되는 거죠.

◇ 김현정> 같은 입장을 가지면 해결된다. 그 얘기는 결국 야권연대 해야 된다, 그게 박 시장이 됐든 안철수 의원이 됐든?

◆ 정동영> 그래서 당내외에서 이번 선거에서 연대는 없다, 또 협력은 없다. 누가 즐거워 하겠습니까? 박근혜 대통령이 제일 즐거워하겠죠. 새누리당은 밤낮으로 생각하는 게 어떻게 하면 야권이 연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좀 더 지혜롭게 생각하고 지혜롭게 발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 말씀은 박 시장이 양보를 일방적으로 하는 그런 구도가 아니라 그렇다고 해서 양쪽이 다 출마하는 그런 구도도 아니고 두 진영에서 후보를 똑같이 내고 마치 경선하듯이 뭔가 하나로 후보를 단일화하는, 이런 구도를 우리 정 고문은 생각하시는 건가 봐요?

◆ 정동영> 방법이나 절차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것이고요. 분명한 것은 국민 의사가 어디에 있느냐 하는 거죠. 국민들께서 따로따로 나와서 야권이 죽든 살든 결과와 상관없이 경쟁하는 게 맞다 라고 보는 것이냐.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새누리당 지지율이 지금 상당히 공고합니다. 거기에다가 안철수 신당 바람 분명히 불고 있고요. 민주당으로서는 어느 한 곳도 맘 놓을 곳이 없는데. 그래서 차출론이 나옵니다, 중진차출론. 전북도지사로 정동영 고문 나서야 된다는 당내 의견 들으셨죠?

◆ 정동영> 그런 얘기를 언론에서 하는 것을 듣습니다만, 그건 저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미 저는 그런 계획이 없다고 여러 차례 인터뷰할 때마다 거듭거듭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더 할 말이 없네요.

◇ 김현정> 여러 차례 말씀을 하시는데도 계속해서 당에서는 그 이야기가 나올 만큼 상황이 절박하다 이런 의미인데?

◆ 정동영> 당내에 충분히 경쟁력 있는 후보가 아마 만들어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정동영 고문께서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세요?

◆ 정동영> 저는 내일은 강원도 고성에 가서 제가 작년에 ‘10년 후 통일’이라는 책을 냈는데요. 강원도 고성은 남북교류가 중단되면서 제일 황폐해진 곳입니다. ‘금강산 관광재개가 통일 대박이다’ 하는 주제로 초청강연을 합니다만, 통일 운동을 지금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면서 해볼까 싶습니다.

◇ 김현정> 지방선거는 완전 마음 접으신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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