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에 뺏길라…민주, 텃밭 사수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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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지방선거, 민주·안철수 사활이 걸려 있다

2014년 정치권의 가장 큰 행사는 6월 지방선거이다. 박근혜정부 출범 뒤 지난 1년 동안 여야가 벌였던 싸움을 평가하는 자리가 6월 지방선거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김한길 대표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민주당 김한길 대표는 지난해 12월 24일 국회에서 열린 '2014년 지방선거 전망과 과제' 토론회에서 "내년 6·4 지방선거는 박근혜 대통령의 불통정치에 대한 중간평가“라고 밝혔다.

이른바 ‘정권심판론’이다. 지난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었던 국가기관에 의한 대선개입과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 후퇴 등에 대한 국민적 평가를 받자는 것이다.

◈ 민주 "중간평가"에 맞서 새누리 "더 힘 실어야"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정권안정론으로 맞설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이 새해부터 강조했던 경제활성화와 민생 안정을 위해서는 집권여당에 힘을 더욱 실어야 한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홍문종 사무총장은 2일 “2012년 대선의 완결판이 올해 지방선거”라며 “집권 2년차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 지방선거가 박 대통령 취임 1년 4개월 만에 치러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간평가는 시기적으로 너무 이르다는 것이 여당의 생각이다. 좀 더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전례를 보면 지금까지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한 것은 1998년 제2회 지방선거가 유일하고 나머지는 모두 야당의 승리였다.

1998년 선거는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한지 불과 3개월 만에 열려 중간평가를 할 여지가 없었던 반면 나머지 선거는 모두 집권 3∼4년차에 치러지면서 정권심판론이 작동했다.

따라서 박 대통령 취임 1년 4개월 만에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의 성격에 대해 유권자들이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선거의 승패를 가르는 첫 번째 관전 지점이 될 수 있다.

야당이 승리하면 대선개입과 공약후퇴 등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 되겠지만 여당이 이기면 견고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에 날개를 달아주는 셈이 될 것이다.

▲서울·인천·경기가 전체 선거판 좌우

이번 선거의 승패에서 변수는 수도권에서 여야의 성패와 호남에서 상종가를 치고 있는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선전 여부 등이다.

서울시장과 경기지사, 인천시장을 뽑는 수도권 표심은 전체 선거판의 승패를 가르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아무리 많은 단체장을 당선시켜도 수도권에서 패하면 패배로 간주된다.

이런 면에서 민주당이 서울에서는 현재까지 우위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김황식 전 총리, 정몽준 의원 등 새누리당 잠재후보 누구와 붙어도 이긴다는 여론조사가 다수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시장 재임 기간 동안 크게 흠잡을 만한 일이 없었고, 지지도가 낮은 민주당 후보가 아니라 시민운동가 출신 박원순이라는 이름 자체가 지지의 원천으로 해석되고 있다.

인천에서는 송영길 시장에 맞서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 이학재· 윤상현 의원, 안상수 전 시장의 이름이 오르 내리고 있다.

서울과 인천에서는 현직인 박원순·송영길 시장이 각종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으나 새누리당이 후보를 확정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면 판이 달라질 수 있다.

경기에서는 김문수 지사의 출마 여부가 최대 변수가 되고 있는 가운데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과 원유철·정병국 의원 등이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김진표· 원혜영 의원이 출마 의사를 밝힌 가운데 안철수 의원이 자기 진영의 후보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 수도권·호남에서 패할 경우 민주당 재편 가능성도

민주당 입장에서는 호남에서의 성적이 최대 관전 포인트이다. 전통적인 텃밭으로 여겼던 호남에서 안철수 의원의 도전이 그 어느 때보다 거세기 때문이다.

아직 창당도 하지 않은 안철수신당은 각종 여론조사의 정당지지도에서 민주당을 큰 격차로 따돌리며 새누리당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고, 호남에서 특히 높은 지지도를 보이고 있다.

오랫 동안 호남에서 사실상 여당의 지위를 누리고 있으나 기득권 세력으로 인식되고 있는 민주당의 대안으로 유권자들이 안철수 의원을 눈여겨 보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안 의원이 호남에서 광역단체장을 하나라도 차지하고, 민주당이 수도권에서 승리하지 못할 경우 민주당은 책임론이 제기되면서 분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대선 패배 뒤 수면 아래로 잠시 가라앉았던 친노와 비노의 계파 갈등이 전면화되면서 야권이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도 공공연히 나오고 있다.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민주당이 패하면 존립이 위태로울 것”이라며 “친노와 전통적인 민주당 세력이 각자 살 길을 찾아 나설 수도 있다”고 봤다.

이를 의식한 듯 김한길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2일 광주를 방문해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호남 없는 민주당은 생각할 수 없다”고 밝히는 등 호남의 지지를 호소했다.

특이한 점은 안희정 충남지사의 높은 경쟁력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왼팔로 불릴 정도로 원조 친노이지만 친노와 다른 길을 걷는 것이 경쟁력의 동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안 지사는 지난해 펴낸 책에서 정치적으로 자신과 반대 지점에 서 있는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과 과를 모두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 지방선거에서 존재감 못 보이면 안철수도 단명할 듯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2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서 열린 '펼쳐라! 새정치, 응답하라! 국민추진위' 거리설명회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윤성호 기자

 

안철수 의원에게 올해 지방선거는 자신의 정치생명과 직결돼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보여주지 못하면 사실상 미래가 없다.

안 의원은 2일 “정치세력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안철수신당의 창당 시점이나 방법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이 지방선거 전에 신당을 창당하거나 또는 지방선거 직후 국회의원 재보선을 겨냥해 신당을 만들 것이라는 등의 관측이 오가고 있다.

분명한 것은 안 의원이 “지방선거에 책임있게 임하겠다”고 말한 것처럼 창당 여부와는 관계없이 지방선거에 자신의 후보를 낸다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 후보단일화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패배한 점과 정치공학에 대한 유권자들의 염증을 고려하면 민주당과 선거연대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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